'부안 누에타운'을 아시나요…"교통편 열악한데 누가 가겠냐" [세금 먹는 하마]
[세금 먹는 하마]는 전국 팔도 혈세가 낭비되고 있는 곳을 찾습니다. 직접 현장에서 보고 취재한 내용을 기록합니다. <편집자 주>
누에타운. 전북 부안에 있다. 부안군은 2003년 대한민국 청정지역 지정마을이 된 후 2005년부터 '신활력사업'으로 변산면 유유마을과 하서면 농원마을 일대를 중심으로 누에 산업 활성화에 나섰다. 그러면서 2010년 문을 연 누에타운은 부안군의 역점 관광사업으로도 꼽혔다.
'부안 누에타운'을 아시나요…"교통편 열악한데 누가 가겠냐" [세금 먹는 하마]

부안서 누에타운 가는 시외버스는 하루 3번밖에

<한경닷컴> 취재진은 지난 4일 누에타운을 찾았다. 대중교통으로 가는 길이 만만찮았다. 서울 고속버스터미널에서 버스에 몸을 싣고 3시간 뒤 부안시외버스터미널에 도착했다. 여기서 다시 시외버스를 타야 한다. 누에타운은 격포터미널 인근에 있다.

부안시외버스터미널에서 격포터미널로 가는 버스 자체가 많지 않았다. 지난 4일 기준으로는 오전 10시20분, 10시45분, 오후 2시35분 총 세 차례 운행했다. 일단 버스를 타면 40분 정도 소요된다. 격포터미널에서 누에타운까지는 다시 택시로 10분가량 걸린다.

서울 고속버스터미널 출발을 기준으로 대중교통을 타는 시간만 따지면 약 4시간이 걸리지만, 시외버스 배차 간격을 맞추지 못하면 시간이 크게 늘어난다. 기자의 경우 7시간 가까이 소요됐다. 부안시외버스터미널에서 곧바로 택시를 타면 약 30분 만에 누에타운에 도착할 수 있다.
지난 4일 <한경닷컴> 취재진이 찾은 전북 부안 누에타운 내 화장실의 모습 /영상=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지난 4일 <한경닷컴> 취재진이 찾은 전북 부안 누에타운 내 화장실의 모습 /영상=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이어지는 데다 평일이란 점을 감안해도 누에타운 방문객은 찾아볼 수 없었다. 택시기사 윤모(61) 씨는 "가는 교통편 자체가 열악한데 누가 가려 하겠느냐"고 했다.

누에타운 현황을 알리는 안내판은 색이 바랬다. 안내판을 기준으로 현장 직원에게 어떤 시설이 어디에 있는지 물었지만 직원마저도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누에타운 입구 근처의 테마공원은 조금 큰 아파트 놀이터 수준으로 보였다.
'부안 누에타운'을 아시나요…"교통편 열악한데 누가 가겠냐" [세금 먹는 하마]

매년 적자 기록 누에타운…"홍보 측면 봐달라"

누에타운은 2만3000평(76,186㎡) 규모다. 뽕나무전망대 등과 각종 탐험관·체험관이 있는, 실질적으로 누에타운을 체험하고 관람하기 위한 실내시설은 지상 2층 규모로 △1관 누에곤충과학관 △2관 탐험관 △3관 체험관 △뽕나무전망대 등으로 구성됐다. 인근에는 청소년수련원 등이 있다.

누에타운에는 총 314억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최근 5년간은 계속 적자를 냈다. 도 차원 예산이 27여억원이 투입됐지만 수입은 약 11억원 수준. 연간 방문객은 10만명 정도로 한 달에 1만명도 누에타운을 찾지 않았다.
지난 4일 <한경닷컴> 취재진이 부안 누에타운을 찾은 가운데 안내판의 색이 바래져 있다. /사진=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지난 4일 <한경닷컴> 취재진이 부안 누에타운을 찾은 가운데 안내판의 색이 바래져 있다. /사진=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누에타운을 운영하기 위해 매년 세금이 투입되고 있지만 부안군은 수익 측면보다 홍보 차원을 봐달라고 답변했다. '사양 사업'이기도 한 누에 사업 활성화를 위해 누에타운 운영을 하고 있다는 취지다.
부안군 관계자 : 누에타운을 조성할 때는 이익 부분도 있겠지만, 누에에 대한 홍보 차원도 있었다. 당시 누에 사업이 사양 사업이었던 만큼 누에 사업 활성화를 위해 홍보 차원에서 만든 것이다. 어느 정도 수익적 측면도 중요하지만 홍보 차원으로 바라봐야 한다. 입지의 경우 누에타운이 위치한 곳이 누에 사업을 상징하는 장소다. 조금 멀지만 상징적 차원으로 봐줬으면 한다.
'부안 누에타운'을 아시나요…"교통편 열악한데 누가 가겠냐" [세금 먹는 하마]
부안=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