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전문변호사와 살펴보는 유류분 분쟁 속 대습원인 발생 시기 중요한 이유
상속인이 될 피상속인의 직계비속 또는 형제자매가 상속개시 전에 사망한 경우, 사망자의 직계비속이나 배우자가 사망자의 순위에 갈음해 상속인이 되는 것을 말하는 ‘대습상속’은 통상적인 상속 과정에서 원래의 상속인과 같은 지위를 인정받으며 상속권 역시 행사할 수 있다.

그런데 상황에 따라 대습원인 발생 시기가 유류분 분쟁 속에서 아주 중요한 기준으로 작용한다는 점을 알고 있는 이들은 드물다. 도대체 무슨 일일까. 상속전문변호사와 함께 살펴보자.

사실 하나, 할머니가 손자에게 임야를 증여했다. 사실 둘, 할머니 사망 전 손자의 아버지(할머니의 아들)가 사망했다. 사실 셋, 할머니 사망 후 할머니의 다른 자녀들과 함께 임야를 증여 받았던 손자(대습상속)가 함께 공동상속인이 되어 상속재산을 분할했다. 사실 넷, 할머니의 다른 자녀들이 손자의 경우 이미 임야를 증여 받은 사실이 있으므로 특별수익을 제한 후 상속이 이뤄져야 한다며 유류분반환청구소송을 제기했다.

법무법인 한중의 홍순기 상속전문변호사는 “대법원은 판례를 통해 피대습인이 사망하기 전에 피상속인이 먼저 사망하여 상속이 이루어진 경우에는 특별수익에 해당하지 않았던 것이 피대습인이 피상속인보다 먼저 사망하였다는 우연한 사정으로 인하여 특별수익으로 되는 불합리한 결과가 발생하기에 이를 상속분의 선급으로 보지 않는다고 판시한바 있다”며 “위 사안의 사실관계를 살펴보면 손자가 임야를 증여 받은 시점에서는 대습원인 발생 전이라 상속인 지위에 있었던 것이 아님을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시 말해 유류분 산정을 위한 기초재산은 상속인들을 대상으로 발생한 특별수익만 포함시킨다는 뜻이다. 만약 위 사례에서 대습원인 발생 이후 할머니가 다른 자녀의 유류분을 침해하는 수준으로 손자에게 임야를 증여했다면 이는 상속분의 선급으로 인정됐을 가능성이 높다.

또 다른 상황으로 할머니가 다른 자녀들에게 상속되지 않도록 생전에 재산 전액을 손자에게 증여한 것이고, 다른 사정들에 의해 다른 상속인의 상속분을 침해할 것을 알았다면, 이 또한 다른 자녀들의 유류분반환청구는 인정될 여지가 다분하다.

홍순기 상속전문변호사는 “이처럼 대습상속인은 일반 상속인과 동일한 상속권 및 유류분반환청구권 행사가 가능한 지위인 만큼 상속 분쟁에 휘말릴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관련 문제로 법률적 판단이 필요한 순간 지체하지 말고 상담을 요청하길 권한다”며 “즉, 망인이 사망하기 전에 유류분권자인 상속인이 먼저 사망하였다면, 이 상속인의 대습상속인은 상속인을 대신하여 유류분을 주장할 수 있다는 점, 대습원인 발생 시기에 따라 특별수익 해당 여부가 달라진다는 점 등을 기억해둘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참고로 유류분산정의 기초재산은 상속개시 시 망인이 가진 재산의 가액에 살아생전 증여했던 재산의 가액을 가산하고 채무 전액을 공제한 재산이다. 여기서 유류분산정의 기초가 되는 재산의 가액은 상속개시 당시를 기준으로 산정함이 원칙으로 적용된다. 이때 증여재산은 상속개시 시(사망 시)를 기준으로 1년 내 행해진 증여만 산입하나 공동상속인이 미리 증여받은 경우는 기간의 제한 없이 모두 산입시킬 수 있다.

유류분은 사람이 생전에 자기의 재산을 자유로이 처분할 수 있는 것과 같이 유언으로 재산을 처분(유증)하는 것도 자유지만, 사망자 근친자(상속인)의 생계도 고려함이 없이 사망 직전에 모두 타인에게 유증하는 처분 행위는 바람직하지 못하므로 일정비율의 재산을 근친자를 위하여 남기도록 하는 것이 이 제도의 취지이다. 이를 통해 아무리 유언이나 유증으로 법정 상속인이 아닌 다른 사람에게 다 줘도 처자식은 원래 자기가 받을 몫의 50%는 다시 돌려받을 수 있다.

홍 변호사는 “근래 들어 유류분이나 기여분, 상속재산분할에 대해 공동상속인 사이 갈등이 더욱 치열해지는 양상을 보이는 편”이라며 “가족끼리의 분쟁은 어떻게 해결해나가느냐에 따라 관계 회복 여부가 달라지므로 애초에 이러한 분쟁을 예방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불필요한 다툼을 줄일 수 있음을 기억해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홍순기 변호사는 상속법률센터 운영을 통해 상속재산분할, 유류분, 기여분 등 상속 관련 분쟁을 오랫동안 연구해오면서 쌓은 노하우로 의뢰인이 최악의 상황을 겪지 않도록 예방하는 독자적인 조력 시스템을 구축해 상담부터 소송은 물론 집행, 사건 종결 이후의 발생 가능한 문제까지 포괄적으로 해결 중이다.

ⓒ 한국경제TV,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