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검찰의 내부 비리와 잘못에도 엄정하게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라며 "이제까지는 그런 장치가 전혀 없었다. 공수처는 권력기관 개혁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15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검찰은 그동안 무소불위의 권한을 가지면서도 잘못에 책임지지 않고 책임을 물을 길 없는 성역이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어떤 기관도 국민 위에 존재할 수 없다. 검찰이 견제와 균형의 원리에 의해 민주적 통제를 받으면 국민의 검찰로 거듭날 계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공수처는 검찰권을 약화하는 괴물 같은 조직이 아니다. (규모 면에서) 검찰과 비교가 되지 않고 공수처가 생겨도 검찰 권한은 여전히 막강할 것"이라며 "검찰의 권한은 정의를 지키는 힘이 될 수 있지만 국민들은 견제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 점을 검찰도 받아들이길 바란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공수처 출범이 '독재 수단'이라는 야권의 비난에도 "정권의 권력형 비리에 사정의 칼을 하나 더 만드는 것인데 이것을 어떻게 독재와 연결시킬 수 있나"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공수처는 이념이나 정파의 문제가 아니다"며 "부패없는 권력, 성역 없는 수사로 사회가 청렴해지기를 바란다면 오히려 공수처가 제 역할을 하도록 여야를 넘어 힘을 모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 공수처 출범 노력을 소개하고 "법은 공정하지 않을 때가 많았다. 성역, 특권, 선택적 정의가 있었고 전두환 정부 이래 역대 정부는 대통령이나 친인척 등의 권력형 비리로 얼룩졌다"며 "공수처는 정의로운 나라를 위해 20년 넘게 논의된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저도 지난 대선뿐 아니라 2012년 대선에서도 공수처를 공약했다. 그때라도 공수처가 설치됐더라면 박근혜 정부의 국정 농단은 없었을지 모른다"며 "역사에는 가정이 없지만 (이는) 안타까운 역사"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숙원이었던 권력기관 개혁의 제도화가 드디어 완성됐다. 참으로 역사적인 날"이라며 "공수처는 무엇보다 정치적 중립이 생명이다. 모두가 감시하고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