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직원 모두 포함한 인건비 1위는 삼성전자가 차지했다. [사진=연합뉴스]
임직원 모두 포함한 인건비 1위는 삼성전자가 차지했다. [사진=연합뉴스]
국내 주요 300대 기업이 올 3분기까지 미등기 임원(임원) 한 명에게 지급한 평균 보수는 2억5800만원 수준으로, 부장급 이하의 5400만원보다 4.7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임원 연봉이 높은 회사는 재계 1위 삼성전자가 아니라 메리츠증권과 엔씨가 1, 2위에 랭크됐다.

글로벌 헤드헌팅 전문업체 유니코써치는 국내 주요 300대 기업의 최근 2년간 3분기 인건비 및 평균 보수 변동 현황을 파악한 결과 이같이 집계됐다고 15일 밝혔다.

이번 조사는 금융감독원에 보고된 각 기업의 정기보고서를 기준으로 이뤄졌다. 임원은 사내·외 등기이사를 제외하고 정기보고서에 기재된 미등기 임원을 기준으로 했다.

조사 결과 임원이 받은 올해 3분기 누적 평균 보수는 작년 동기 1인당 2억4189만원에서 올해 2억5894만원으로 7% 증가했다. 반면 직원은 지난해 5460만원에서 올해 5496만원으로 0.6% 증가에 그쳤다. 임원과 직원 간 보수 격차는 지난해 4.43배에서 올해 4.71배로 더 벌어졌다.

임원 평균 보수가 가장 높은 곳은 메리츠증권이었다. 메리츠증권은 올 3분기 보고서 기준 미등기 임원 수는 38명으로 이들에게 지급한 인건비 규모는 319억원이었다. 임원 1인당 평균 보수가 8억4210만원으로 조사 대상 300곳 중 가장 많았다.

엔씨소프트(6억5020만 원)와 삼성전자(5억6990만원)가 뒤를 이었고 △SK하이닉스 4억8270만원 △포스코케미칼 4억7790만원 △LG생활건강 4억7200만원 △SK텔레콤 4억5560만원 △포스코 4억5100만원 △GS건설 4억3670만원 △LG전자 4억3060만원 순으로 톱10을 형성했다.
[자료=유니코써치 제공]
[자료=유니코써치 제공]
부장급 이하 일반 직원 평균 보수가 가장 높은 곳 역시 메리츠증권이 차지했다. 이 회사의 직원 평균 보수는 1억1970만원으로 1억원을 넘겼다. 삼성증권(9490만원) NH투자증권(9430만원) SK텔레콤(9060만원) 미래에셋대우(8930만원) 코리안리(8540만원) 유안타증권(8340만원) 카카오(8200만원) 롯데정밀화학(7940만원) S-Oil(7890만원) 순으로 파악됐다.

300대 기업이 올해 3분기까지 임직원에게 지출한 인건비는 총 55조7831억원으로, 작년 동기 55조8676억원보다 844억원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인건비가 줄어든 것은 고용 인원이 전반적으로 감소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조사 대상 300대 기업의 작년 3분기 직원 수는 98만4409명이었지만 올해는 97만4450명으로 1년 만에 9959명이 줄었다. 같은 기간 임원 숫자도 지난해 8775명에서 올해 8627명으로 148명 감소했다.

총 직원 인건비는 53조5493억원으로 작년 대비 1957억원 감소했지만, 임원 보수(2조2338억원)는 작년 대비 1112억원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3분기까지 임직원에게 지급한 인건비 금액이 가장 많은 곳은 삼성전자였다. 이 회사는 올해 3분기까지 7조4332억원을 임직원 인건비로 지출해 작년보다 인건비가 9.5% 는 것으로 조사됐다. 현대자동차(4조5000억원), LG전자(2조5000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김혜양 유니코써치 대표는 "통상적으로 기업은 경영 상황이 악화되면 고용 인원을 줄이고 인건비를 절감해 위기를 극복 하려는 경향이 짙다"며 "올해와 같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상황에서 전자를 필두로 한 IT와 증권 업종 등은 오히려 인건비를 늘렸지만 유통, 운수, 석유화학 업종 등은 고용 인원과 인건비를 줄여 위기를 극복하려는 흐름이 강했다"고 분석했다.
3분기 임직원 인건비 상위 10개 기업 [자료=유니코써치 제공]
3분기 임직원 인건비 상위 10개 기업 [자료=유니코써치 제공]
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