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14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 미 식품의약국(FDA)이 지난 11일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의 긴급사용을 승인한 지 사흘 만이다. 앞서 영국이 이달 초 세계 최초로 화이자 백신의 긴급사용을 허가했고, 바레인과 캐나다, 사우디아라비아 등이 뒤를 이었다. 화이자는 미국에서 연내에 2500만 회 투여분의 백신을 공급할 계획이다. 곧 긴급사용 승인을 받을 전망인 모더나 백신도 연말까지 2000만 회 배포될 예정이다.

지난주 코로나19 재확산에 대한 우려는 글로벌 주식 시장을 짓눌렀다. 독일의 경우 내년 1월10일까지 사실상 전면 봉쇄에 들어갈 예정이다. 글로벌 경기가 다시 얼어붙을 수 있다는 우려도 커졌다. 하지만 이날 미국에서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서 S&P500지수 선물이 전 거래일 대비 0.6% 올랐다.

경제와 사회 활동이 정상 궤도에 오르기 위한 수준의 백신 보급은 내년 2분기께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 지난 11월 이후 글로벌 주식 시장이 14% 상승세를 보였음에도 우리는 추가적인 상승세를 전망하고 있다. 그 이유는 아래와 같다.
자료=UBS
자료=UBS
1. 코로나19 백신 접종과 봉쇄조치 완화가 내년 상반기 주식 시장의 상승세를 뒷받침할 것이다. 백신 접종이 본격적으로 이뤄지면서 여행, 외식 등 서비스 시장의 소비가 살아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기업 실적 회복의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이다.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일부 가격에 반영된 것은 사실이지만, 실제 밸류에이션은 생각보다 높지 않은 상황이다.

2. 경기순환주의 상승 잠재력은 여전히 크다. 최근 수 주간 소형주와 가치주, 경기순환주가 강세를 보였다. 우리는 여전히 소형주의 잠재력이 풍부하다고 본다. 글로벌 소형주는 11월 초 이후 19% 반등했지만, 전년 동기 대비 상승률을 보면 여전히 대형주보다 1%포인트 뒤처지고 있다. 글로벌 가치주도 11월 초 이후 17% 상승했지만, 여전히 작년 동기 대비해서는 5% 낮은 상황이다.

3. 영국 주식시장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영국 증시는 11월 초 이후 17% 상승했지만, 작년과 비교하면 13% 하락한 상황이다. 작년 대비 11% 상승한 글로벌 증시와 비교해 보면 영국 주식 시장은 성장 잠재력이 여전히 크다는 얘기가 된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영국 지수의 경우 내년에 40%에 가까운 수익 증대가 기대된다.

정리=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