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맛의 계절이 왔다…딸기 덕후들, 소리 질러~
딸기는 ‘겨울 과일의 여왕’으로 불린다. 새콤달콤한 맛 때문에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모두 좋아한다. 노지 딸기가 나오는 봄이 제철이지만 하우스 재배가 보편화되면서 겨울철로 시즌이 앞당겨졌다.

딸기는 지난달까지 비싼 과일이었다. 도매 시장에서 전년 동기 대비 25% 이상 비싸게 거래됐다. 지난여름 집중 호우로 딸기 농가의 하우스 시설이 크게 망가져 딸기 출하 면적은 전년 동월 대비 11.1% 줄었다. 출하량도 8.5% 감소했다. 하지만 이달 들어 산지 생산 시설이 복구되고 하우스 생산량이 늘면서 예년 시세를 되찾았다. 지난 15일 서울 가락시장에서 상품 딸기 2㎏ 한 상자 도매가격은 2만5524원. 전년 같은 달(2만6833원)보다 저렴하다.

유통가와 호텔업계에선 제철을 맞은 딸기를 활용한 다양한 마케팅 행사가 벌어지고 있다. 보기 좋고 맛도 좋은 딸기 제품에 소비자의 지갑이 열리고 있다.

편의점에서는 딸기 샌드위치 전쟁

GS25
GS25
요즘 제일 핫한 딸기는 설향, 장희, 킹스베리 등 프리미엄 품종이다. 딸기 입맛이 고급화되면서 대형마트에서 많이 팔리고 있고, 베이커리 전문점이나 특급호텔, 편의점에서도 케이크나 디저트용으로 이런 고급 딸기를 많이 쓴다.

유통업계도 예외는 아니다. 편의점업계 투톱인 GS25와 CU는 지난달 딸기 샌드위치를 출시했다. 적당히 딸기잼만 바른 제품이 아니라 고당도 설향 딸기를 그대로 썰어 넣은 제품이다. 두 편의점의 딸기 샌드위치 가격은 개당 2500원. 모두 겨울 시즌 샌드위치 판매 1위를 기록한 제품이다.

CU·서울우유
CU·서울우유
GS25의 딸기 샌드위치는 2015년 처음 출시해 현재까지 누적 1500만 개가 팔렸다. 올해 첫 출시된 지난달 11일 이후 한 달여간 전년 같은 기간보다 22.6% 더 팔렸다. GS25는 하루 10t씩 딸기를 사들이고 있다.

CU는 서울우유협동조합과 협업해 ‘서울우유 딸기 샌드위치’를 선보였다. 같은 국내산 설향 딸기와 서울우유 원유로 생산한 크림이 들어 있다. 생딸기 케이크를 먹는 것과 같은 식감과 맛을 구현했다. 이 제품은 지난 7일부터 13일까지 매출이 전주 대비 25.8% 증가했다.

“킹스베리·비타베리 딸기를 아시나요”

파리바게뜨
파리바게뜨
대형마트에서도 딸기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 10일부터 딸기를 행사 카드로 결제 시 20%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산청 장희 딸기, 진주 금실 딸기, 논산 킹스베리 딸기 등 다양한 품종을 판매한다. 킹스베리 딸기는 일반 딸기보다 크기가 2~3배 더 크고 과육이 부드럽다. 장희 품종 딸기는 신맛이 적고 부드러운 맛이 강하다. 딸기는 이마트에서 처음으로 지난해 12월 감귤을 넘어 월간 과일 매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롯데마트는 ‘황금당도 딸기’를 앞세웠다. 황금당도 딸기는 일반 딸기 대비 당도가 약 20% 높다. 올해 선보이는 ‘황금당도 담양 딸기’는 열매솎기 재배농법을 통해 품질을 높였다. 신품종 딸기인 비타베리를 비롯해 죽향, 메리퀸 등 다양한 품종을 맛볼 수 있다. 비타베리는 냉장 보관 시 오랜 시간 보관해도 물러지지 않을 정도로 경도가 높고 식감이 뛰어나다.

딸기 뷔페 나선 호텔업계

SPC삼립
SPC삼립
특급호텔에선 딸기 뷔페가 겨울 연례행사가 됐다. 예쁜 사진을 찍어 인스타그램에 올리는 것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 이런 추세를 부추겼다. 호텔 딸기 뷔페 가격은 5만원 선. 특급호텔 점심 뷔페(10만원 선)보다 가격대가 낮다. 가격도 싸고 딸기가 주는 붉은 색감과 호텔의 화려한 인테리어 때문에 젊은 인스타그래머들에게 인기가 높다.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딸기 뷔페 행사를 하는 호텔 수가 크게 줄었다. 서울 특급호텔 가운데 세 곳만 운영한다. 지난 4일부터 ‘JW 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 서울’과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에서 운영하고 있다. 롯데호텔 서울은 이달 26일부터 진행한다.

JW 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 서울은 딸기와 딸기 디저트, 음료, 티를 즐길 수 있는 ‘살롱 드 딸기 위드 바비’를 운영하고 있다. 파일럿 바비인형과 핑크색 비행기로 뷔페 매장을 꾸몄다. 해외여행에 대한 갈증을 달콤하게 해소해 보자는 취지다.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 서울은 ‘베리 베리 베리 프로모션’을 선보인다. 코로나19 여파를 감안해 자리로 메뉴를 가져다주는 테이블 서비스를 제공한다.

특급호텔 딸기 뷔페의 원조로 꼽히는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와 워커힐은 이번 시즌에는 뷔페 대신 코스 메뉴를 선보일 예정이다. 그랜드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로비에서는 다음달 9일부터 코스 요리와 함께 딸기로 만든 다양한 디저트를 선보인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