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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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한 대형 증권사를 이용하고 있는 직장인 김모씨(45)는 최근 달라진 서비스 품질에 아쉬워하고 있다. 기존 계좌를 개설했던 증권사가 인근 지점과 함께 통폐되면서 자신의 계좌를 관리해 주던 전담 PB(프라이빗 뱅커)가 없어져서다. 이전에는 자신이 보유한 종목의 유상증자 등의 이슈가 있으면 지점장 등이 먼저 연락이 오는 등 고객 관리가 적극적이었지만, 최근에는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국내 증권사들이 수년째 지점 수를 줄이면서 일부 고객들을 중심으로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갑자기 없어진 지점 때문에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됐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증권사들은 비대면 투자가 확산하는 데다 지점 운영 '효율성'을 위해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고객 만족도가 나아졌다고 평가하는 증권사도 있다.

16일 금융감독원 통계사이트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NH투자증권·한국투자증권·삼성증권·KB증권 등 자기자본 기준 5대 증권사의 올해 6월 말 지점수(지점·영업소·사무소)는 410곳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말 425곳 대비 3.5%(15곳) 감소한 수준이다.

증권사들의 지점수는 매년 줄어드는 추세다. 2016년 말 기준 526곳이었던 지점수는 2017년 말 516곳, 2018년 말 486곳, 2019년 425말 곳 등으로 쪼그라들었다.

최근 5년간 줄어든 지점수는 총 116곳이다. 같은 기간 지점을 가장 많이 줄인 곳은 미래에셋대우로 총 89곳이 줄었다. 뒤를 이어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8곳, KB증권이 7곳, 삼성증권이 4곳 감소했다.

일부 고객들 사이에서는 지점 수가 쪼그라들면서 이전보다 만족도가 떨어졌다는 불만이 터져나온다. 지점이 통폐합되면서 자산 관리를 받던 곳이 사라져서다.

몇 년 전 50대 박모씨는 오랫동안 부어왔던 연금펀드가 제대로 관리되지 않자 집 근처 대형 증권사 지점을 찾아 펀드를 옮겼다. 이후 꾸준히 문자와 전화 등을 통해 관리를 받아왔지만, 최근 지점이 통폐합됐다는 문자메시지를 받으면서 어떠한 안내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박모씨는 "지점이 통폐합됐다는 메시지를 받은 후 특별히 취해진 조치가 없다"며 "지점이 통폐합됐으면 새로운 PB를 배정해 주는 등의 조치가 있어야 하는데 여전히 감감무소식인 상태다"고 말했다.

40대 직장인 김모씨도 "지점이 통합된 이후로 (서비스가) 엉망이 됐다는 느낌을 받는다"며 "이전에는 지점장이 직접 전화, 문자를 정기적으로 보내는 등 관리를 받았는데 지금은 보유 종목에 유상증자 이슈가 있다는 것도 며칠 전 간신히 알았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증권사들은 지점 통폐합은 어쩔수 없다는 입장이다. 비대면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데다 증권사 간의 인수합병(M&A) 등으로 한 권역에 지점 여러 곳이 뭉쳐있어 효율이 떨어진다는 이유에서다.

지점 수가 가장 많이 줄어든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점포 대형화는 인근 중소형 지점을 통합하고 대형화해 고객이 한 지점에서 종합적인 투자·자산관리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점포 대형화 이후 고객 자산 포트폴리오의 다변화, 수익률, 연금 및 법인 영업의 확장성 측면에서 긍정적인 결과가 나오고 있다"며 "지점 내 원스톱 종합 자산관리 서비스가 가능해지면서 고객들의 만족도도 높아지고 있다"고 부연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