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제주도지사 /사진=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원희룡 제주도지사 /사진=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원희룡 제주도지사(사진)는 16일 법무부 징계위원회가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정직 2개월 처분을 내린 것을 '국정농단'이라고 규정하며 "문재인 정부의 다음 목표는 사법부일 것"이라고 말했다.

원희룡 지사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징계 과정에 흠결이 있다는 감찰위원회 의견을 무시했다. 법무부 차관은 사퇴했고 검찰총장 대행도 반대 의견을 냈으며 감찰보고서도 조작됐다"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결국 법원이 상식 편에 섰다. 검찰총장이 법무부 장관에게 맹종할 경우 검사의 독립성과 중립성이 훼손된다는 것이 법원 결정"이라며 "징계위가 해임 대신 정직을 택한 이유는 여론을 무서워하면서도 해임에 대한 법원 판단을 피하면서 측근 수사를 좌초시키겠다는 꼼수"라고 주장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업무 정지 결정으로 출근하지 못했던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 1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검찰청으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업무 정지 결정으로 출근하지 못했던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 1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검찰청으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다음은 원희룡 지사 페이스북 전문.

<다음 국정농단의 목표는 사법부일 것입니다>

헌정 사상 초유의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법무부 징계위원회가 현직 검찰총장에게 2개월 정직을 의결했습니다. 권력 비리 수사가 정직을 당했습니다. 위법적인 국정농단입니다. 징계 과정에 흠결이 있다는 감찰의원회의 의견을 무시했습니다. 법무부 차관은 사퇴했고 검찰총장 대행도 반대 의견을 냈습니다. 감찰보고서도 조작됐습니다. 결국 법원이 상식 편에 섰습니다. 검찰총장이 법무부 장관에게 맹종할 경우 검사의 독립성과 중립성이 훼손된다는 것이 법원의 결정입니다.

사법부가 최후의 보루가 되는 사회는 이미 무너지고 있는 사회입니다. 징계위원회가 해임 대신 정직을 택한 이유는 여론을 무서워하면서도 해임에 대한 법원의 판단을 피하면서 측근 수사를 좌초시키겠다는 꼼수입니다. 징계 효력을 중단해달라는 검찰총장의 집행 정지신청에 대해 법원은 올바른 판단을 내려주기 바랍니다. 검찰총장에게 주는 '돌이킬 수 없는 피해'는 사법 정의와 민주주의에 주는 '돌이킬 수 없는' 피해입니다.

다음 국정농단의 목표는 사법부일 것입니다. '사법권 남용'을 비난하는 여당 중진 우원식의 이름을 기억하기 바랍니다. 이제 자신들이 원하는 판결을 내리지 않는 판사를 공격하고 판사 탄핵을 언급하는 일이 빈번해질 것입니다. 국가의 기본질서는 파괴되고 무너질 것입니다. 헌법 가치와 사법 원리에 충실한 판결로 원칙을 흔드는 자들과 싸울 수밖에 없습니다.

국민들의 반대여론을 무시하고 폭주한 모든 정권은 몰락했습니다. 국민들의 분노가 없다면 선거는 멀고 광장은 닫힌 상황에서 권력의 전횡은 계속됩니다. 긴급한 코로나 방역과 백신 조달 그리고 참혹한 경제 현실은 외면한 채 측근들의 범죄를 은폐하며 퇴임 후 안위에만 정신에 파는 문재인 정권의 모습에 분노해 주십시오. 국민의 분노만이 권력의 폭주를 멈출 수 있습니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