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이달 말 시행할 듯…신용대출 증가세 관리 차원

연말 '가계대출 총량관리'에 들어간 은행들이 앞다퉈 대출 조이기에 나선 가운데, 하나은행도 이르면 이달 말부터 의사, 변호사 등 전문직 대출의 기본 한도를 기존의 최대 3분의 1 수준으로 줄인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이르면 이달 말, 늦어도 내년 초부터 전문직 신용대출 기본 한도를 최대 5천만원 이내로 조정할 방침이다.

한도가 줄어드는 대출 상품은 의사를 대상으로 하는 '닥터클럽대출', 변호사를 대상으로 하는 '로이어클럽대출' 등 전문직 대상 총 5개 상품이다.

하나은행은 기존에 '매출액'을 기반으로 한도를 산정해 왔으나, 앞으로 가계대출은 '연소득' 기반으로만 한도를 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직군별로 최대 1억5천만원이었던 기본 한도를 최대 5천만원으로 조정할 방침이다.

'합격자'에 대한 한도도 최대 5천만원 이내로 조정할 계획이다.

예컨대 인턴, 레지던트의 경우 기존에는 대출 기본 한도가 1억5천만원이었으나 5천만원으로 줄어드는 것이다.

또, 기존에는 개업 예정인 의사들도 대출 대상에 포함됐으나 앞으로는 개업한 의사에게만 대출을 내줄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너스 통장 대출 한도도 대폭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하나은행의 이번 조치는 신용대출 증가세 관리를 위한 차원으로 알려졌다.

하나은행은 특정 직군별 상품에 따라 기본 한도를 많게는 2억원가량 줄이거나, 마이너스통장 대출 한도를 5천만원∼1억원가량 줄이는 방향을 검토하고 있다.

은행대출 문 좁아진다…하나은행 전문직대출 한도 대폭축소 예정
최근 다른 은행들도 가계 대출 총량 관리를 위해 비대면 직장인대출을 중단하거나 대출 접수 경로를 아예 차단하는 등 이례적인 조치를 연이어 내놓고 있다.

올해 저금리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생활고,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빚투'(대출로 투자) 움직임으로 대출 수요가 폭증하면서 개인신용 잔액이 빠르게 불어나자, 금융당국이 최근 은행권에 가파른 가계대출 증가세를 관리하도록 압박을 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은행은 지난 15일부터 이달 말까지 '쏠편한 직장인 신용대출'을 포함한 직장인 신용대출의 비대면 신청을 받지 않기로 했다.

쏠편한 직장인 신용대출은 신한은행 앱에서 간편하게 받을 수 있는 대표 비대면 대출 상품이다.

신한은행은 또 이달 31일까지 대출 모집인을 통한 주택담보대출과 오피스텔 담보대출 접수를 하지 않기로 했다.

올해 실행분은 이제 받지 않고, 2021년 실행분만 접수한다.

대출 상담사는 카드 모집인과 비슷하게 은행 외부에서 대출 상담창구 역할을 하며 실제 은행과 차주(돈 빌리는 사람)를 연결해주는데, 이들을 통한 대출 신청을 당분간 받지 않기로 한 것이다.

앞서 신한은행은 지난 14일부터 의사·변호사 등 전문직 신용대출 한도를 일제히 2억원으로 낮추기도 했다.

기존 전문직 신용대출 한도는 각 특정 직군별 상품에 따라 2억5천만∼3억원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최고 한도가 1억원이 낮아진 것이다.

KB국민은행은 14일부터 연말까지 1억원이 넘는 모든 가계 신용대출을 원칙적으로 막는다.

또 다른 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을 KB국민은행 주택담보대출로 갈아타는 '타행 대환 주택담보대출'도 연말까지 중단한다.

국민은행은 지난 9일부터 대출상담사를 통한 주택담보·전세대출 모집도 전면 금지했다.

우리은행은 지난 11일 비대면 신용대출 주력 상품인 '우리 WON하는 직장인대출' 판매를 중단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