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강대 취업팀의 '1500명 졸업자 취업확인' 두달 작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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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1~2월 기졸업자 대상..이메일,전화로 취업여부 조사
70%는 메일 확인도 안해...밤10시이후, 주말돼야 통화가능
취업팀 "부모와 연락끊은 미취업 아들 사례에 가슴 아팠죠"
70%는 메일 확인도 안해...밤10시이후, 주말돼야 통화가능
취업팀 "부모와 연락끊은 미취업 아들 사례에 가슴 아팠죠"
교육부는 매해 12월말 4년제 대학 취업률을 발표합니다. 올해 발표되는 취업률은 2019년 취업통계(2018년 8월 졸업자, 2019년 2월 졸업자 대상)입니다. 취업률이 각 대학평가에서도 비중이 높아 각 대학의 취업지원팀은 당연히 민감할 수 밖에 없죠.
교육부가 발표하는 취업률에 포함되는 취업 대상자는 '건강보험 가입자+해외취업자+농림어업종사자+개인창작활동 종사자+1인 창업·사업자+프리랜서' 등 입니다. 서강대 송은경 취업지원팀장은 "건강보험 가입자로 등재된 취업자는 전산시스템에서 자동 계산되지만 나머지 취업자는 직접 확인 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합니다.
이 때문에 각 대학 취업지원팀은 매년 1~2월이면 기졸업자를 대상으로 전수 조사를 합니다. 조사 방식은 이메일, 전화(휴대폰) 등이 주로 사용됩니다. 서강대 취업지원팀 강대성 과장을 통해 '취업통계 조사'과정을 들어봤습니다.
서강대의 매년 2월 졸업 예정자는 1500명 안팎. 졸업자가 3000~4000명에 달하는 대학이라면 취업팀의 일은 두배가 됩니다. 우선 취업지원팀은 이들을 대상으로 먼저 이메일을 발송합니다. 하지만, 이메일 응답률은 30%수준. 이마저도 원하는 응답이 오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강 과장은 "이메일을 열어보면 다행이지만 70%는 이메일 확인조차 하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이메일로 확인이 안된 졸업자에게는 직접 일일이 전화를 돌립니다.한번만에 직접 본인과의 전화 통화율은 고작 50%. 그렇기 때문에 전화통화에도 노하우가 필요합니다. 강 과장은 "20대의 경우 야행성이 많아 밤 10시 이후와 주말에 전화하면 연결될 확률이 높다"고 말합니다. 졸업자 본인과 통화가 안되면 집이나 부모에게까지 전화를 겁니다. 강 과장은 "고향에 있는 부모조차도 자녀와 연락이 안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잇단 취업 실패로 면목이 없는 자녀들이 아예 연락을 두절하는 사례"라며 안타까운 사연도 들려줬습니다. 전화로 물어보는 것은 두가지 입니다. 하나는 "혹시 취업하셨어요?"란 취업가부를 묻는 질문이고, '취업을 했다'는 응답이 오면 "어디에 취업을 했는지"를 다시 묻습니다. '취업을 못했다'고 하면 "내년에는 꼭 취업에 성공하시기를 바랍니다. 저희 서강대 취업지원팀이 도울 일 있으면 언제든 연락 주십시오"라는 메시지를 남깁니다. 강 과장은 "명절때도 묻지 말아야할 금기어가 '취업'인데, 매년초 이러한 질문을 알지도 못하는 후배들에게 하는게 쉽지 않다"고 속내를 털어놨습니다. 하지만, 전화 설문은 응답에 대한 신뢰도를 전적으로 졸업자의 말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누구나 알만한 기업에 취업을 하면 응답자도 자신있게 말하겠지만, '성에 차지 않는 곳'에 취업을 하면 자세하게 기업명을 밝히지 않는 것도 조사의 어려움입니다.
교육부는 각 대학의 취업률 조작을 막기위해 취업자의 증빙자료를 첨부토록 하고 있습니다. 증빙자료를 부탁하는 것은 취업지원팀의 또 다른 어려움입니다. 특히 올해처럼 코로나19 확산으로 재택근무를 해야하고, 대학이 셧다운을 한 상태에서는 더욱 그렇습니다. 강 과장은 "해외대학은 우리처럼 이런 전산 시스템이 없어 직접 대학교에 가야 발급 받을 수 있는데 코로나19로 셧다운이 되면서 증빙자료를 받을 수 없는 사례도 많았다"고 말했습니다. 서강대 취업 통계를 전담한 강 과장은 "숨어있는 취업자 한명 한명을 발견하고 증명하는 과정이 기쁨이지만, 실력있는 학생들이 코로나로 인해 취업문 앞에서 좌절하는 모습을 지켜보노라면 마음이 아프다"며 "하루빨리 좋은 일자리가 많이 생겨났으면 좋겠다"는 바램을 이야기 했습니다.
이런 지난한 전수조사 과정을 통해 그 자료를 교육부에 제출하면 교육부는 건보DB를 통해 다시 한번 사실 확인을 합니다. 이같은 과정이 끝나면 비로소 취업률이 발표됩니다. 올해 4년제 대학 취업률은 12월 마지막주에 발표할 예정입니다.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
교육부가 발표하는 취업률에 포함되는 취업 대상자는 '건강보험 가입자+해외취업자+농림어업종사자+개인창작활동 종사자+1인 창업·사업자+프리랜서' 등 입니다. 서강대 송은경 취업지원팀장은 "건강보험 가입자로 등재된 취업자는 전산시스템에서 자동 계산되지만 나머지 취업자는 직접 확인 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합니다.
이 때문에 각 대학 취업지원팀은 매년 1~2월이면 기졸업자를 대상으로 전수 조사를 합니다. 조사 방식은 이메일, 전화(휴대폰) 등이 주로 사용됩니다. 서강대 취업지원팀 강대성 과장을 통해 '취업통계 조사'과정을 들어봤습니다.
서강대의 매년 2월 졸업 예정자는 1500명 안팎. 졸업자가 3000~4000명에 달하는 대학이라면 취업팀의 일은 두배가 됩니다. 우선 취업지원팀은 이들을 대상으로 먼저 이메일을 발송합니다. 하지만, 이메일 응답률은 30%수준. 이마저도 원하는 응답이 오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강 과장은 "이메일을 열어보면 다행이지만 70%는 이메일 확인조차 하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이메일로 확인이 안된 졸업자에게는 직접 일일이 전화를 돌립니다.한번만에 직접 본인과의 전화 통화율은 고작 50%. 그렇기 때문에 전화통화에도 노하우가 필요합니다. 강 과장은 "20대의 경우 야행성이 많아 밤 10시 이후와 주말에 전화하면 연결될 확률이 높다"고 말합니다. 졸업자 본인과 통화가 안되면 집이나 부모에게까지 전화를 겁니다. 강 과장은 "고향에 있는 부모조차도 자녀와 연락이 안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잇단 취업 실패로 면목이 없는 자녀들이 아예 연락을 두절하는 사례"라며 안타까운 사연도 들려줬습니다. 전화로 물어보는 것은 두가지 입니다. 하나는 "혹시 취업하셨어요?"란 취업가부를 묻는 질문이고, '취업을 했다'는 응답이 오면 "어디에 취업을 했는지"를 다시 묻습니다. '취업을 못했다'고 하면 "내년에는 꼭 취업에 성공하시기를 바랍니다. 저희 서강대 취업지원팀이 도울 일 있으면 언제든 연락 주십시오"라는 메시지를 남깁니다. 강 과장은 "명절때도 묻지 말아야할 금기어가 '취업'인데, 매년초 이러한 질문을 알지도 못하는 후배들에게 하는게 쉽지 않다"고 속내를 털어놨습니다. 하지만, 전화 설문은 응답에 대한 신뢰도를 전적으로 졸업자의 말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누구나 알만한 기업에 취업을 하면 응답자도 자신있게 말하겠지만, '성에 차지 않는 곳'에 취업을 하면 자세하게 기업명을 밝히지 않는 것도 조사의 어려움입니다.
교육부는 각 대학의 취업률 조작을 막기위해 취업자의 증빙자료를 첨부토록 하고 있습니다. 증빙자료를 부탁하는 것은 취업지원팀의 또 다른 어려움입니다. 특히 올해처럼 코로나19 확산으로 재택근무를 해야하고, 대학이 셧다운을 한 상태에서는 더욱 그렇습니다. 강 과장은 "해외대학은 우리처럼 이런 전산 시스템이 없어 직접 대학교에 가야 발급 받을 수 있는데 코로나19로 셧다운이 되면서 증빙자료를 받을 수 없는 사례도 많았다"고 말했습니다. 서강대 취업 통계를 전담한 강 과장은 "숨어있는 취업자 한명 한명을 발견하고 증명하는 과정이 기쁨이지만, 실력있는 학생들이 코로나로 인해 취업문 앞에서 좌절하는 모습을 지켜보노라면 마음이 아프다"며 "하루빨리 좋은 일자리가 많이 생겨났으면 좋겠다"는 바램을 이야기 했습니다.
이런 지난한 전수조사 과정을 통해 그 자료를 교육부에 제출하면 교육부는 건보DB를 통해 다시 한번 사실 확인을 합니다. 이같은 과정이 끝나면 비로소 취업률이 발표됩니다. 올해 4년제 대학 취업률은 12월 마지막주에 발표할 예정입니다.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