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테리어 공사비만 4300만원…문 대통령 '임대주택 방문쇼'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지난 11일 진행한 문재인 대통령(얼굴)의 공공임대주택 방문 행사를 위해 인테리어 공사비로만 4300여만원을 썼다는 사실이 16일 밝혀졌다. 이 임대주택은 문 대통령이 “신혼부부에 어린아이 두 명도 같이 살 수 있겠다”고 질문해 논란이 일었던 그 장소다.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이 이날 LH로부터 받은 ‘행복주택 인테리어 공사 견적서’ 자료에 따르면 LH는 경기 화성 동탄2신도시에 있는 이 임대주택 두 채의 인테리어 비용으로 4290만원을 썼다. 또 행사 진행을 위한 예산으로 4억1000만원을 사용해 대통령 방문 행사를 위해 총 4억5000여만원의 비용을 지출했다.

문 대통령은 당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차기 국토부 장관 후보자인 변창흠 LH 사장과 함께 이곳을 방문해 “굳이 자기 집을 소유하지 않더라도 이런 임대주택이 충분히 좋은 주택으로 발전해 갈 수 있도록 좋은 ‘주거 사다리’를 만들라”고 주문했다. 하지만 보증금 6000만원 수준의 임대주택에 현실과 동떨어진 인테리어 비용을 사용한 것이 알려지면서 ‘보여주기식 이벤트’였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실제 이 단지에 거주하고 있는 입주민들은 문 대통령이 방문한 주택이 자신들이 살고 있는 주택과는 거리가 멀다고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의원에 따르면 이곳 임대주택에 대한 부실 시공 민원도 꾸준히 제기됐다. 지난 8월 완공 및 입주 후 거의 매달 민원이 나오고 있고, 벽면 곰팡이·누수 등 부실 시공 여부를 두고 LH와 시공사의 책임 미루기가 이어지고 있다는 주민들의 제보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은 “대통령 행사를 위해 서민들의 실상과는 다른 판타지 연출극을 펼쳤던 것”이라며 “서민들의 주거안정은 도외시한 채 대통령의 심기 관리에만 몰두한 변 후보자 역시 장관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LH측은 "4억5000만원은 발주당시 기준이고 이후 일부 행사를 취소했기에 실제로 쓴 금액은 줄어들 예정"이라면서 "또 비용에는 ‘공공임대주택 설계공모대전 당선작 모형 제작’, ‘공공임대주택 홍보 영상 제작’ 등에 사용된 비용까지 포함됐다"고 밝혔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