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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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국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하면서 글로벌 경기 회복 기대가 커지자 본격적으로 산업재와 원자재, 인프라 기업들에 돈이 몰리고 있다. 미국, 중국, 독일 등에서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가파르게 상승하는 등 글로벌 공급망이 재가동할 것이란 시그널이 나타나고 있어서다. 캐터필러(미국), 삼일중공(중국), 리오틴토(영국·호주) 등 각국을 대표하는 산업재 및 원자재 기업들의 주가도 올 들어 최고가를 경신하며 고공행진하고 있다.
"경기회복 여명이 밝아 온다" 캐터필러·3M…산업재株 '점프'

○캐터필러, 삼일중공 등 최고가

15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캐터필러(CAT)는 2.07% 오른 181.74달러에 마감했다. 캐터필러는 대형트럭, 굴삭기, 불도저, 덤프트럭 등 중장비 업종의 대표주로 꼽힌다. 주가는 올 3월 코로나19 폭락장에서 90달러 선까지 떨어졌다가 두 배 이상 오르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지난달부터 코로나19 백신 낭보가 잇따르자 15% 넘게 뛰었다. 이 종목은 미국 대통령 선거 당시 인프라 투자 확대 수혜 기대를 한몸에 받으면서 ‘바이든 수혜주’로 분류되기도 했다.

미국 대표 산업재 기업인 3M(MMM)도 11월부터 이달 현재까지 10% 상승했다. 3M은 올초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에 코로나19 대유행까지 겹쳐 직원을 1500명 감원하는 등 구조조정을 단행하기도 했다. 그러나 세계적으로 N95 마스크 수요가 급증하면서 3분기 헬스케어 부문 매출이 25% 이상 뛰는 등 실적이 반등했다. ‘코로나 수혜주’로 꼽히면서도 주가는 지지부진했지만 최근 들어 상승세를 타고 있다.

중국 상하이증시에서도 1위 중장비 기업인 삼일중공(600031)이 사상 최고가 행진을 하고 있다. 올해 3월 저점 대비 주가는 두 배 이상 뛰었다. 이 종목도 11월 이후에만 30%가량 올라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세계 최대 광산업체 중 하나인 리오틴토(RIO)도 올해 신고가를 경신 중이다. 런던증권거래소에서 지난달 이후 28.6% 급등했다. 이 기업은 전 세계 철광석의 10~20%를 생산하고 있다. 최근 국제 원자재 시장에서 중국의 재고 부족 등으로 철광석 가격이 t당 160달러를 돌파하는 등 가격이 치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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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나는 글로벌 공급망

신흥국뿐 아니라 선진국 증시에서도 지난달부터 원자재·산업재 업종에 자금이 유입되는 것은 글로벌 공급망 회복 기대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 중국, 독일에서 제조업 신규주문과 재고지수 스프레드가 상승하고 있다”며 “중국의 수입 증가율은 작년 동기 대비 플러스로 전환했고, 미국과 독일도 마이너스 폭을 줄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IHS마킷 글로벌 제조업 PMI도 지난달 53.7포인트로 올해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미국과 중국이 강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에서도 SK하이닉스, 포스코, 롯데케미칼 등 중간재·원자재 기업들이 11월 이후 주가가 크게 오르며 코스피 강세를 견인했다.

글로벌 상장지수펀드(ETF)의 자금 흐름을 봐도 이런 현상은 뚜렷하게 나타난다. 산업재 섹터를 추종하는 대표 ETF인 ‘SPDR 산업재 펀드’(XLI)는 11월 이후 17% 급등했다. 이 기간 22억달러가 이 ETF에 순유입됐다. 3M, 캐터필러를 비롯해 보잉 등 항공주, 철도회사 유니온퍼시픽 등 산업·인프라 종목을 담고 있다.

원자재 기업을 담은 ETF인 ‘SPDR 원자재 펀드’(XLB) 역시 주가가 지난달 이후 13% 뛰었다. 이 상품에는 같은 기간 5억달러가 들어왔다. S&P 에너지와 산업금속 지수는 최근 한 달간 10%에 육박하는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골드만삭스 등 글로벌 투자업계에서는 내년 원자재 시장에 슈퍼사이클(초호황)이 올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