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스트지 분석…호주·독일·중국 등 뒤이어
"신흥국은 관광업, 선진국은 접객업 의존도 낮춰야"
"한국, 코로나19 장기 경제 손상에 가장 덜 취약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인한 장기 경제적 손상에 한국이 가장 덜 취약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15일(현지시간) 경제 분석 기관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의 모델을 이용해 코로나19로 인한 각국의 장기 경제 손상 정도를 전망했다.

구체적으로 에볼라와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2007∼2009 금융위기 등 과거의 경험을 통해 경제적 취약성을 평가하는 31개 기준을 만들었다.

여기에는 경제 구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소비자 신뢰 등이 모두 포함됐다.

코로나19 장기 취약성을 0에서 10까지 지수화한 결과 한국은 3점으로 평가대상 국가 중 가장 덜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호주와 독일, 중국, 스웨덴, 미국, 브라질, 나이지리아 등이 뒤를 이었다.

평균적으로는 신흥시장 국가들이 선진국에 비해 장기적으로 더 경제적 손상을 겪을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올해 성장률 감소폭은 선진국이 더 크지만, 노동시장이나 재정지원 측면에서 신흥시장 국가들이 더 취약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신흥시장 국가 간에도 명암이 엇갈린다.

필리핀과 인도의 경우 중국이나 브라질에 비해 훨씬 경제 전망이 어두운 것으로 나타났다.

필리핀의 경우 조사 대상 국가 중 코로나19에 따른 장기 경제적 손상에 가장 취약한 나라로 분석됐는데, 이는 높은 실업률과 숙련인력 부족, 관광산업에 대한 지나친 의존도 때문으로 지적됐다.

선진국 중에서는 영국과 스페인, 프랑스가 호주나 스웨덴, 미국에 비해 경제 회복에 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측됐다.

지역별로 보면 중동과 남아메리카의 회복 전망이 가장 어두웠고, 아프리카가 뒤를 이었다.

북아메리카는 상대적으로 적은 GDP 감소, 강력한 부양 패키지 등에 힘입어 가장 덜 취약한 지역으로 평가됐다.

같은 유럽 내에서도 희비가 엇갈렸다.

프랑스는 낮은 GDP 증가율과 소비자 신뢰도로 인해 취약한 국가 중 하나로 꼽혔지만, 이웃 나라인 독일은 두 개 항목 모두에서 좋은 점수를 받았다.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코로나19 위기를 겪으면서 각 나라가 미래의 충격에 대비할 수 있는 교훈을 얻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신흥시장 국가는 관광업으로부터 산업을 다변화하는 방안을 살펴보고, 선진국 역시 소비 진작을 위해 접객업에 대한 의존도를 낮출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