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디들 모자 스폰서 선점
톱10 중 캐디 5명 KB모자 써
우승경쟁속 광고효과 '톡톡'
보이스캐디도 활짝 웃어
에이미 올슨(28)은 지난 15일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의 챔피언스GC(파71)에서 열린 US여자오픈 최종라운드를 마친 후 눈물을 흘렸다. 뒷심 부족으로 우승 문턱에서 공동 2위로 주저앉아서였다. 전날 타계한 시아버지 생각도 났을 터였다. 그를 위로하는 캐디의 모자에는 KB금융 로고가 새겨져 있었다(위 사진).
미국 선수의 캐디가 왜 KB금융 모자를 쓰고 있었을까. KB금융은 올해 초 LPGA투어에서 활약하는 캐디들을 후원하고 나섰다. 캐디들은 백을 메고 선수와 동행하며 TV 중계에 자주 나오는 만큼 광고 효과가 높다고 판단해서다. 후원 대상은 LPGA투어에서 활약하는 1~60위까지 캐디 가운데 31명으로 추렸다. 올슨 외에도 US여자오픈 톱10에 든 메간 캉(23), 아리야 주타누간(25), 모리야 주타누간(26), 마리나 알렉스(30)의 캐디들이 모두 KB금융 모자를 썼다.
KB금융 관계자는 “선수 후원의 10분의 1도 안 되는 비용으로 높은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며 “올슨이 끝까지 우승 경쟁을 펼치면서 KB금융 로고가 US오픈에서 예상치 못한 주목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캐디 홍보 구단의 원조는 거리측정기 ‘보이스 캐디’를 생산하는 브이씨다. 브이씨는 2018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 활약하던 6명의 캐디를 후원하기 시작했다. 현재 후원 캐디는 8명으로 늘어났다.
올해 국내 선수들이 US여자오픈에 대거 출전하면서 브이씨 또한 반사효과를 봤다. US여자오픈 우승컵을 들어올린 김아림(25)의 캐디 안대훈 씨는 브이씨 캐디 구단 소속이다(아래). 임희정(20), 배선우(26)의 캐디도 브이씨 로고가 새겨진 모자를 쓰고 중계 화면에 등장했다. 박태근 브이씨 전략마케팅팀장은 “보이스캐디 브랜드명에 ‘캐디’가 들어가 있다는 점에서 ‘투어 캐디’와 연관성을 발견하고 캐디 구단을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