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Fed)이 “경제활동과 고용 여건이 연초 수준에 크게 못 미치고 있다”며 기준금리를 기존의 제로 수준으로 동결했다. 고용 및 물가 목표 달성에 중대한 진전이 있을 때까지 월 1200억달러 규모의 자산 매입도 지속하기로 했다.

Fed는 16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직후 내놓은 성명에서 “연 0.00~0.25%인 기준금리를 동결하기로 만장일치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FOMC는 제롬 파월 Fed 의장(사진) 등 모두 17명의 위원으로 구성돼 있다. 앞서 Fed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선언이 나온 지난 3월 두 차례 긴급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지금 수준으로 낮췄다.

Fed가 별도로 공개한 점도표에 따르면 현행 제로 금리는 최소 2023년까지 유지될 것이란 점이 다시 확인됐다. 전체 위원 중 12명이 2023년까지 금리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점도표는 FOMC 위원들의 향후 금리 전망을 보여주는 지표다.

월 1200억달러 규모의 채권 매입도 상당 기간 지속하기로 했다. 지금까지 매달 국채를 800억달러, 주택저당증권(MBS)을 400억달러 사들여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해왔는데, 여기에 변화를 주지 않겠다는 의미다. 완전 고용과 물가 안정이란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다. Fed의 완전 고용 기준은 실업률 3~4%, 물가 안정 목표치는 2.0%다.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종전의 4.0%에서 4.2%로 0.2%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코로나19 백신이 내년 상반기에 대량 보급될 것이란 기대를 반영한 것이다. 내년 말 실업률 예상치는 5.5%에서 5.0%로 낮췄다.

파월 의장은 FOMC 직후 기자회견에서 “주가 등 자산 가격이 급등했지만 저금리 기조를 감안할 때 정당화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증시에 시중 자금이 몰린 이유가 충분히 설명된 만큼 급락 가능성은 작다는 견해 표시라는 해석이 시장에서 나왔다.

파월 의장은 또 “백신이 효과를 발휘하는 내년 2분기 말부터 경제가 강하게 돌아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