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대기업 '바이오벤처 투자' 물꼬 터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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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주도형 벤처캐피털 활성화
소규모 재무적 투자의 한계 넘어
성장·혁신 위한 전략투자 늘려야"
김상은 < 서울대 의대 교수, BIK테라퓨틱스 대표 >
소규모 재무적 투자의 한계 넘어
성장·혁신 위한 전략투자 늘려야"
김상은 < 서울대 의대 교수, BIK테라퓨틱스 대표 >
국내 벤처캐피털 투자액은 최근 3년간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며 지난해 4조2777억원을 기록해 처음으로 4조원대에 진입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0.22%로 미국, 이스라엘, 중국에 이은 세계 4위에 해당한다. 특히 바이오 분야에 대한 투자는 정부의 지속적인 육성 정책과 국내 바이오기업의 실질적인 성과에 힘입어 지난해 최초로 1조원을 돌파해 전체 투자액 1위(25.8%)를 차지했다. 하지만 바이오벤처 투자액은 미국(222억달러·약 24조원)과 유럽(54억7000만유로·약 7조3000억원)에 비해 크게 뒤지는 것은 물론 건당 투자액도 약 26억원으로 미국(1390만달러·약 152억원)에 비해 적다. 이는 국내 바이오 스타트업의 성장을 더디게 하고 해외자본 의존도를 높이게 하는 요인이다.
국내 벤처투자의 규모를 획기적으로 키우기 위해선 아직 30%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순수 민간 펀드투자 비중을 늘려야 한다. 기업주도형 벤처캐피털(CVC)을 활성화해서 대기업 벤처 투자의 물꼬를 터 줘야 하는 이유다. 글로벌 CVC 투자는 2015~2019년 연평균 15.4% 증가해 지난해 571억달러로 사상 최대 규모의 투자를 기록했다. 전체 벤처캐피털 투자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를 웃돌고 있으며, 건당 투자액도 일반 벤처캐피털보다 20% 이상 높다. 구글의 지주회사 알파벳이 설립한 CVC 구글벤처스는 2009년 설립 이후 현재까지 약 450억달러의 투자를 집행했다.
특히, 창업-성장-투자금 회수에 오랜 시간이 걸리고 상대적으로 큰 규모의 투자가 필요한 바이오벤처기업의 성공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재무적 이익과 함께 전략적 이익을 추구하는 CVC 투자가 필요하다. 단기적 이윤 추구가 목적인 일반 벤처캐피털 투자와 달리 CVC는 장기적, 전략적 안목의 투자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즉, CVC 투자를 통해 바이오벤처기업은 신성장 동력이 필요한 대기업이나 개방형 혁신을 추진하고자 하는 제약·바이오 기업 등에 혁신기술을 공급하고 벤처기업엔 대기업의 자본과 사업화 노하우를 제공하는 전략적 관계를 맺을 수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CVC의 바이오 분야 투자는 점차 확대돼 2018년 109억달러에 달했다. 구글벤처스는 전체 투자액의 약 25%를 바이오 분야에 투자하고 있다. 특히 글로벌 바이오기업들은 개방형 혁신을 위해 CVC 투자를 실행하고 있으며 존슨앤드존슨, 노바티스, 로슈 등 미국 제약협회 소속 제약기업들이 설립한 15개 CVC는 2017년 총 32억달러의 투자를 집행했다. 반면, 국내에서는 일반 지주회사가 금융업 또는 보험업을 영위하는 국내 회사의 주식을 소유할 수 없도록 하는 현행 공정거래법에 따라 일반 지주회사의 CVC 설립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지주회사 체제가 아닌 기업들만 CVC를 설립할 수 있고, 지주회사 체제의 기업은 해외 CVC 설립을 통해 바이오 분야 투자에 나설 수밖에 없다. 국내 바이오벤처기업에 대한 투자가 소규모의 재무적 투자 중심으로 이뤄지고 신성장동력 확충이나 개방형 혁신을 위한 전략적 투자가 미흡한 이유 중 하나다.
이런 제약에도 불구하고 최근 국내 전통 제약사 등 제약·바이오기업들의 바이오벤처기업에 대한 투자가 활발해지고 있다. 벤처기업이 보유한 신기술과 신약후보물질을 공유해 효율적인 신약개발과 수익 창출을 노리는 것이다. 국내 한 제약기업은 이런 개방형 혁신 전략을 통해 단기간에 신약 파이프라인을 확대해 지난 3년간 4조원 이상의 기술수출 계약을 이뤄냈다.
이런 성과를 극대화하려면 국내에서도 CVC를 활성화해 대기업의 장기 위험 자본이 바이오벤처기업에 흘러 들어가게 해 제약·바이오산업이 도약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아울러 이를 통해 기업 유보금의 투자 통로를 넓히고 인수합병(M&A) 시장을 키워 벤처투자생태계에 활력을 불어넣어야 한다.
국내 벤처투자의 규모를 획기적으로 키우기 위해선 아직 30%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순수 민간 펀드투자 비중을 늘려야 한다. 기업주도형 벤처캐피털(CVC)을 활성화해서 대기업 벤처 투자의 물꼬를 터 줘야 하는 이유다. 글로벌 CVC 투자는 2015~2019년 연평균 15.4% 증가해 지난해 571억달러로 사상 최대 규모의 투자를 기록했다. 전체 벤처캐피털 투자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를 웃돌고 있으며, 건당 투자액도 일반 벤처캐피털보다 20% 이상 높다. 구글의 지주회사 알파벳이 설립한 CVC 구글벤처스는 2009년 설립 이후 현재까지 약 450억달러의 투자를 집행했다.
특히, 창업-성장-투자금 회수에 오랜 시간이 걸리고 상대적으로 큰 규모의 투자가 필요한 바이오벤처기업의 성공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재무적 이익과 함께 전략적 이익을 추구하는 CVC 투자가 필요하다. 단기적 이윤 추구가 목적인 일반 벤처캐피털 투자와 달리 CVC는 장기적, 전략적 안목의 투자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즉, CVC 투자를 통해 바이오벤처기업은 신성장 동력이 필요한 대기업이나 개방형 혁신을 추진하고자 하는 제약·바이오 기업 등에 혁신기술을 공급하고 벤처기업엔 대기업의 자본과 사업화 노하우를 제공하는 전략적 관계를 맺을 수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CVC의 바이오 분야 투자는 점차 확대돼 2018년 109억달러에 달했다. 구글벤처스는 전체 투자액의 약 25%를 바이오 분야에 투자하고 있다. 특히 글로벌 바이오기업들은 개방형 혁신을 위해 CVC 투자를 실행하고 있으며 존슨앤드존슨, 노바티스, 로슈 등 미국 제약협회 소속 제약기업들이 설립한 15개 CVC는 2017년 총 32억달러의 투자를 집행했다. 반면, 국내에서는 일반 지주회사가 금융업 또는 보험업을 영위하는 국내 회사의 주식을 소유할 수 없도록 하는 현행 공정거래법에 따라 일반 지주회사의 CVC 설립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지주회사 체제가 아닌 기업들만 CVC를 설립할 수 있고, 지주회사 체제의 기업은 해외 CVC 설립을 통해 바이오 분야 투자에 나설 수밖에 없다. 국내 바이오벤처기업에 대한 투자가 소규모의 재무적 투자 중심으로 이뤄지고 신성장동력 확충이나 개방형 혁신을 위한 전략적 투자가 미흡한 이유 중 하나다.
이런 제약에도 불구하고 최근 국내 전통 제약사 등 제약·바이오기업들의 바이오벤처기업에 대한 투자가 활발해지고 있다. 벤처기업이 보유한 신기술과 신약후보물질을 공유해 효율적인 신약개발과 수익 창출을 노리는 것이다. 국내 한 제약기업은 이런 개방형 혁신 전략을 통해 단기간에 신약 파이프라인을 확대해 지난 3년간 4조원 이상의 기술수출 계약을 이뤄냈다.
이런 성과를 극대화하려면 국내에서도 CVC를 활성화해 대기업의 장기 위험 자본이 바이오벤처기업에 흘러 들어가게 해 제약·바이오산업이 도약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아울러 이를 통해 기업 유보금의 투자 통로를 넓히고 인수합병(M&A) 시장을 키워 벤처투자생태계에 활력을 불어넣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