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하루 신규 확진자가 처음으로 400명을 넘어섰다. 확진 판정을 받은 뒤 집에서 입원을 기다리다가 사망한 환자도 발생했다. 서울을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산세가 점차 가속화해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이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시는 지난 16일 하루 동안 서울에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423명 발생했다고 17일 발표했다. 12일 기록했던 399명을 뛰어넘어 역대 최다 수준이다. 누적 확진자는 1만3458명으로 늘어났다. 확진 판정 후 병상을 배정받기 위해 기다리던 중 사망한 사례도 나왔다. 서울 동대문구에 거주하는 60대 환자는 12일 확진 판정을 받고 사흘간 입원을 기다리다가 15일 세상을 떠났다. 이 환자는 기저질환을 앓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확진자가 가파르게 늘면서 서울시는 병상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16일 오후 8시 기준 서울의 감염병 전담병원 병상 가동률은 86.1%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증환자 전담치료병상은 80개 중 79개가 채워져 즉시 사용 가능한 병상은 1개뿐인 상황이다. 생활치료센터 병상도 159개밖에 남지 않았다.

서울시는 오는 21일 적십자병원을 시작으로 연말까지 감염병 전담병원 다섯 곳을 추가 지정해 278개 병상을 확보할 계획이다. 중증환자 전담치료병상도 이번주 2개 더 마련할 예정이다. 생활치료센터를 확보하기 위해 서울 주요 대학들과도 협의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립대에 520개 병상 규모의 생활치료센터를 설치하기 위해 실무 협의를 하고 있다”며 “다른 대학 세 곳도 기숙사를 생활치료센터로 활용하는 방안에 긍정적으로 답했다”고 말했다. 교수와 학생 등 구성원 동의가 필요해 병상 확보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서울시는 그간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여 왔던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 가능성도 내비쳤다. 김우영 서울시 정무부시장은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서 “3단계 요건을 충족시켰고, 빨리 시행하는 게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서정협 서울시장권한대행은 서울광장에 마련된 선별진료소에서 선제 검사를 받고 기자들과 만나 “3단계는 격상을 위해 준비해야 할 것이 여러 가지 있다”고 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16일 전국 신규 확진자는 1014명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는 22명 늘었다. 하루 사망자가 20명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