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톡스·대웅 '보톡스 분쟁' 마무리 수순…상처만 남았다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미국 ITC 최종판결 "대웅제약 '나보타' 21개월 수입금지"
예비판결 10년보다 수입금지 기간 대폭 축소…"균주는 영업비밀 아냐" 판단도
업계 "균주 논란 종식될 것으로 기대"…질병청 "법위반 사항 있는지 확인할 것"
보툴리눔 톡신 균주를 도용했는지를 둘러싼 논란에서 출발한 메디톡스와 대웅제약의 국제 법률 분쟁이 마무리 수순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16일(현지시간) 최종판결에서 대웅제약이 관세법 337조를 위반했다고 보고 보툴리눔 톡신 제제인 '나보타'에 대해 21개월 수입금지를 명령했다.
이는 지난 7월 예비판결에서 10년으로 권고했던 수입금지 기한이 크게 단축된 것이다.
더구나 보툴리눔 균주는 영업비밀이 아니라는 판단이 최종판결에서 제시돼 메디톡스 입장에서 개운한 승리라고 하기는 어렵게 됐다.
오히려 국내 보툴리눔 톡신 업계 안팎에서는 2016년부터 지금껏 이어진 진흙탕 싸움으로 두 회사에 상처만 남겼다는 분석이 적지 않다. ◇ 메디톡스, 국내에서는 1위 내려온 지 오래
우선 메디톡스는 ITC 최종판결을 크게 환영한다고 거듭 강조하고 있다.
보툴리눔 균주를 영업비밀로 인정받지는 못했으나 제조공정 도용 등의 혐의가 입증됐다는 것이다.
메디톡스 관계자는 "대웅제약의 균주와 제조공정 도용 혐의가 밝혀진 것"이라며 "100점은 아니어도 95점짜리 판결이므로 대환영"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승리에도 불구하고 메디톡스는 낮아진 시장 점유율,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메디톡신 품목허가 취소 처분 등 해결해야 할 문제가 적지 않다.
국산 보툴리눔 톡신 제제 시장 1위였던 메디톡스의 '메디톡신'은 왕좌를 내어준 지 오래다.
메디톡신은 2006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허가받은 국산 보툴리눔 톡신 제제다.
국내 1호 토종 보툴리눔 톡신 제제로 시장을 빠르게 장악했으나 현재는 휴젤에 1위를 넘겨줬다.
공교롭게도 휴젤이 국내 보툴리눔 톡신 제제 시장 1위에 등극한 건 메디톡스와 대웅제약의 갈등이 본격화되기 시작한 2016년이었다.
대표 제품인 메디톡신이 품목허가 취소 위기에 처한 것도 메디톡스가 해결해야 할 부분이다.
식약처는 메디톡스가 보툴리눔 톡신 제제를 국가출하승인을 받지 않고 중국에 수출하는 등 약사법을 위반했다고 보고 해당 제품의 품목허가를 취소한 바 있다.
현재 이를 둘러싼 행정소송이 진행 중이어서 취소 처분 자체는 집행정지돼 있다.
◇ 대웅제약 "사실상 승소" 주장…일시 사업 차질 불가피
보툴리눔 균주가 더는 시빗거리가 아니게 됐다며 "사실상 승소했다"고 주장하는 대웅제약도 상황이 어려운 건 마찬가지다.
ITC가 나보타에 대해 21개월의 미국 내 수입금지를 명령한 만큼 사업 차질은 피할 수 없게 됐다.
나보타는 지난해 2월 국산 보툴리눔 톡신 제제로는 처음으로 미국 시장에 진입하며 주목받았으나 일시적이나마 판매를 중단해야 할 처지에 놓였기 때문이다.
대웅제약의 미국 현지 파트너사 에볼루스가 보유한 나보타의 재고도 팔 수 없다.
대웅제약은 ITC 최종판결에 미국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지만, 결론이 나오기 전까지는 어떤 것도 확실치 않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평이다.
대웅제약은 나보타가 일시적으로 판매가 중단된다고 해도 전체 기업의 경영에 미칠 영향은 미미하다고 대응하고 있다.
메디톡스가 이 결과를 근거로 국내에서 민·형사 소송을 이어가겠다고 밝힌 것도 대웅제약에는 부담스러운 요인이 될 전망이다. ◇ 균주 출처 둘러싸고 국내서 '후폭풍'일까…업계 "논란 종식 기대"
ITC 최종판결의 '후폭풍'이 국내 보툴리눔 톡신 업계 전체를 강타하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나왔지만, 오히려 업계에서는 보툴리눔 균주가 영업비밀로 인정되지 않은 점에 주목하고 있다.
그동안 메디톡스는 국내에서 20개 넘게 난립하는 보툴리눔 톡신 제제 기업들을 검증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여 왔다.
대웅제약뿐만 아니라 휴젤 등 다른 업체의 보툴리눔 균주 출처도 확인해 봐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 질병관리청은 보툴리눔 균주를 보유한 업체 19곳과 공공기관 등 20여 곳을 대상으로 균주 보유 현황과 균주의 특성, 보안 관리 등을 알아보기 위한 조사를 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질병관리청 관계자는 이날 ITC 판결과 관련, "현재 구체적인 판결 내용을 알 수 없어 정확히 법 위반인지 판단하기 어렵다"면서 "위반 사항이 있다면 대상업체에 사실을 확인한 뒤 고발조치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ITC 최종판결에서 보툴리눔 균주가 영업비밀로 인정되지 않은 만큼 여파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메디톡스가 ITC 최종판결에서 완벽히 승리할 경우 보툴리눔 균주 출처 의혹이 대웅제약이 아닌 다른 업체로 옮겨붙을 수 있다고 봤던 기존 시각과는 사정이 크게 달라진 셈이다.
한 보툴리눔 톡신 업체 관계자는 "보툴리눔 균주가 영업비밀로 인정되지 않은 데 의미가 있다고 본다"며 "균주 출처를 둘러싼 메디톡스의 근거 없는 의혹 제기와 논란이 종식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예비판결 10년보다 수입금지 기간 대폭 축소…"균주는 영업비밀 아냐" 판단도
업계 "균주 논란 종식될 것으로 기대"…질병청 "법위반 사항 있는지 확인할 것"
보툴리눔 톡신 균주를 도용했는지를 둘러싼 논란에서 출발한 메디톡스와 대웅제약의 국제 법률 분쟁이 마무리 수순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16일(현지시간) 최종판결에서 대웅제약이 관세법 337조를 위반했다고 보고 보툴리눔 톡신 제제인 '나보타'에 대해 21개월 수입금지를 명령했다.
이는 지난 7월 예비판결에서 10년으로 권고했던 수입금지 기한이 크게 단축된 것이다.
더구나 보툴리눔 균주는 영업비밀이 아니라는 판단이 최종판결에서 제시돼 메디톡스 입장에서 개운한 승리라고 하기는 어렵게 됐다.
오히려 국내 보툴리눔 톡신 업계 안팎에서는 2016년부터 지금껏 이어진 진흙탕 싸움으로 두 회사에 상처만 남겼다는 분석이 적지 않다. ◇ 메디톡스, 국내에서는 1위 내려온 지 오래
우선 메디톡스는 ITC 최종판결을 크게 환영한다고 거듭 강조하고 있다.
보툴리눔 균주를 영업비밀로 인정받지는 못했으나 제조공정 도용 등의 혐의가 입증됐다는 것이다.
메디톡스 관계자는 "대웅제약의 균주와 제조공정 도용 혐의가 밝혀진 것"이라며 "100점은 아니어도 95점짜리 판결이므로 대환영"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승리에도 불구하고 메디톡스는 낮아진 시장 점유율,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메디톡신 품목허가 취소 처분 등 해결해야 할 문제가 적지 않다.
국산 보툴리눔 톡신 제제 시장 1위였던 메디톡스의 '메디톡신'은 왕좌를 내어준 지 오래다.
메디톡신은 2006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허가받은 국산 보툴리눔 톡신 제제다.
국내 1호 토종 보툴리눔 톡신 제제로 시장을 빠르게 장악했으나 현재는 휴젤에 1위를 넘겨줬다.
공교롭게도 휴젤이 국내 보툴리눔 톡신 제제 시장 1위에 등극한 건 메디톡스와 대웅제약의 갈등이 본격화되기 시작한 2016년이었다.
대표 제품인 메디톡신이 품목허가 취소 위기에 처한 것도 메디톡스가 해결해야 할 부분이다.
식약처는 메디톡스가 보툴리눔 톡신 제제를 국가출하승인을 받지 않고 중국에 수출하는 등 약사법을 위반했다고 보고 해당 제품의 품목허가를 취소한 바 있다.
현재 이를 둘러싼 행정소송이 진행 중이어서 취소 처분 자체는 집행정지돼 있다.
◇ 대웅제약 "사실상 승소" 주장…일시 사업 차질 불가피
보툴리눔 균주가 더는 시빗거리가 아니게 됐다며 "사실상 승소했다"고 주장하는 대웅제약도 상황이 어려운 건 마찬가지다.
ITC가 나보타에 대해 21개월의 미국 내 수입금지를 명령한 만큼 사업 차질은 피할 수 없게 됐다.
나보타는 지난해 2월 국산 보툴리눔 톡신 제제로는 처음으로 미국 시장에 진입하며 주목받았으나 일시적이나마 판매를 중단해야 할 처지에 놓였기 때문이다.
대웅제약의 미국 현지 파트너사 에볼루스가 보유한 나보타의 재고도 팔 수 없다.
대웅제약은 ITC 최종판결에 미국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지만, 결론이 나오기 전까지는 어떤 것도 확실치 않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평이다.
대웅제약은 나보타가 일시적으로 판매가 중단된다고 해도 전체 기업의 경영에 미칠 영향은 미미하다고 대응하고 있다.
메디톡스가 이 결과를 근거로 국내에서 민·형사 소송을 이어가겠다고 밝힌 것도 대웅제약에는 부담스러운 요인이 될 전망이다. ◇ 균주 출처 둘러싸고 국내서 '후폭풍'일까…업계 "논란 종식 기대"
ITC 최종판결의 '후폭풍'이 국내 보툴리눔 톡신 업계 전체를 강타하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나왔지만, 오히려 업계에서는 보툴리눔 균주가 영업비밀로 인정되지 않은 점에 주목하고 있다.
그동안 메디톡스는 국내에서 20개 넘게 난립하는 보툴리눔 톡신 제제 기업들을 검증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여 왔다.
대웅제약뿐만 아니라 휴젤 등 다른 업체의 보툴리눔 균주 출처도 확인해 봐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 질병관리청은 보툴리눔 균주를 보유한 업체 19곳과 공공기관 등 20여 곳을 대상으로 균주 보유 현황과 균주의 특성, 보안 관리 등을 알아보기 위한 조사를 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질병관리청 관계자는 이날 ITC 판결과 관련, "현재 구체적인 판결 내용을 알 수 없어 정확히 법 위반인지 판단하기 어렵다"면서 "위반 사항이 있다면 대상업체에 사실을 확인한 뒤 고발조치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ITC 최종판결에서 보툴리눔 균주가 영업비밀로 인정되지 않은 만큼 여파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메디톡스가 ITC 최종판결에서 완벽히 승리할 경우 보툴리눔 균주 출처 의혹이 대웅제약이 아닌 다른 업체로 옮겨붙을 수 있다고 봤던 기존 시각과는 사정이 크게 달라진 셈이다.
한 보툴리눔 톡신 업체 관계자는 "보툴리눔 균주가 영업비밀로 인정되지 않은 데 의미가 있다고 본다"며 "균주 출처를 둘러싼 메디톡스의 근거 없는 의혹 제기와 논란이 종식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