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지엔 공감하지만"…민주, 중대재해법 결론 못내
더불어민주당은 17일 정책 의원총회를 열어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둘러싼 당내 의견을 수렴했으나 결론 도출에 이르지 못했다.

의총에선 법안의 적용 범위, 입증 책임 등에 대해 다양한 의견과 함께 우려가 제기됐다.

특히 "명칭부터 다시 정해야 한다" "무조건 처벌을 강화하는 것이 효과가 있느냐"는 등의 근본적 문제 제기까지 나와 당내 의견을 하나로 모으는 데 상당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회 법사위 민주당 간사인 백혜련 의원은 의총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중대재해법 제정의 취지와 당위성에 대해 모든 의원이 공감했다"며 "구체적인 내용은 앞으로 정책위와 상임위 논의를 존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회의에서는 20명이 넘는 의원이 발언에 나서 법안과 관련한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취지엔 공감하지만"…민주, 중대재해법 결론 못내
한 3선 의원은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법 명칭이 법의 성격과 목적을 규정하는데 처벌이 목적이 아니지 않나"라며 "재해의 종류나 범위가 굉장히 다양하고 관리감독, 고의·과실 등의 연관성을 잘 따져야 하는데 이름부터 기업에 국한하는 것은 맞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손해배상을 대폭 강화하되, 형사처벌로 기업 활동에 제동을 걸기보다는 투자를 받을 때 안전시설 등을 확인하도록 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아야 하는 것 아니냐"고 했다.

반면 한 재선 의원은 '인과관계 추정' 조항과 관련해 "위헌이라는 지적이 나오는데, 이미 환경 관련 법이나 가습기살균제법 등에 인과관계 추정 조항이 있다"고 주장했다.

기업활동 위축 우려에는 "규정을 준수하면 책임을 면할 수 있다"는 반박이 나왔고, 소상공인·자영업자는 감당하기 어렵다는 지적에도 "과도한 걱정"이라는 반론이 제기되는 등 쟁점마다 의견이 갈렸다고 복수의 참석자들은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