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Fed)이 “경제 활동과 고용 여건이 연초 수준에 크게 못 미치고 있다”며 기준금리를 지금의 ‘제로’ 상태로 유지하기로 했다. 월 1200억달러 규모의 채권 매입엔 변화를 주지 않았다.

Fed는 16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직후 내놓은 성명에서 “기준금리를 연 0.00~0.25%인 현재 수준으로 동결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앞서 Fed는 지난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직후 두 차례 긴급 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제로 수준으로 낮췄다.

Fed는 “고용 수준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며 “노동시장 여건이 최대 고용 및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리 평가와 일치할 때까지 현재 금리를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밝혔다.

다수의 FOMC 위원들은 오는 2023년까지 제로 금리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Fed는 또 월 1200억달러 규모의 채권 매입을 지속하기로 했다. 지금까지 매달 국채를 800억달러, 주택저당증권(MBS)를 400억달러 각각 매입해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해 왔는데, 여기에 변화를 주지 않겠다는 의미다. 이어 “완전 고용과 물가 안정이란 목표에 상당한 진전이 있을 때까지 지금과 같은 채권 매입을 지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Fed는 내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의 4.0%에서 4.2%로 0.2%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코로나 백신이 대량 보급될 것이란 기대를 반영한 조치다. 내년 말 실업률 전망치는 종전 5.5%에서 5.0%로 낮췄다. 다만 이번에 통화 정책과 관련된 가이던스(선제적 안내)는 내놓지 않았다.

이날 뉴욕 증시는 혼조세로 마감했다. 다우 지수는 전장 대비 22.76포인트(0.08%) 내린 30,176.55, S&P 500 지수는 6.63포인트(0.18%) 오른 3701.2, 나스닥 지수는 63.13포인트(0.50%) 상승한 12658.19에 각각 거래를 마쳤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