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산2020] 화제의 인물 : 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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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2020년 세계를 변화시켰다.
한 개인의 운명을 바꿔놓기도 했고 한 나라의 정권을 교체시키기도 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었던 배경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대응 실패가 있었다.
미국과 중국 양 강대국의 코로나19발 신경전 사이에 끼였던 세계보건기구(WHO)와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은 신뢰의 위기에 봉착했다.
위기는 영웅도 낳았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트럼프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우길 마다하지 않으며 방역수칙을 지켜달라고 호소했다.
중국에선 코로나19를 처음 세상에 알린 의사 리원량(李文亮)이 열사의 반열에 올랐다.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한 우구르 사힌 독일 바이오엔테크 최고경영자(CEO)와 부인 외즐렘 튀레지는 코로나19 대유행을 끝낼 무기를 가져다준 영웅이자 이민 2세로서 '이민자의 꿈'으로 떠올랐다.
이밖에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변혁의 움직임은 계속됐다.
미국에서는 흑인 조지 플로이드의 사망으로 인종차별 반대 시위가 거세게 일었고 홍콩에선 조슈아 웡(黃之鋒)을 비롯한 민주화 운동가들의 저항이 계속됐다.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스페이스X는 '민간 우주여행 시대'를 열었다.
◇ '미국의 귀환' 선언한 바이든
미국 제47대 대통령이 될 바이든 당선인은 '주류 정치인의 전형'으로 꼽힌다.
올해 78세로 갖은 역경을 뚫고 대통령에 당선됐지만, 여전히 자신의 능력이나 매력보단 코로나19 대응실패 등에 따른 반(反)트럼프 여론이 높아진 데 힘입어 대선에서 승리했다는 평가가 꼬리표처럼 따라붙는다.
다만 최근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그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당선인을 '올해의 인물'로 선정하고 "공감의 힘과 치유의 비전을 보여주며 미국의 서사를 바꿨다"라고 평가했다.
바이든 당선인 앞에 놓인 과제들은 해결이 녹록지 않은 것들뿐이다.
현재 미국은 코로나19로 인한 전대미문의 위기와 골이 깊은 인종차별, 양극화에 신음하고 있다.
국제사회로 눈을 돌리면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에 동맹국조차 질려있는 상황이다.
바이든 당선인의 당선 일성은 "미국이 돌아왔다"였다.
산적한 과제 속에 미국을 되돌려놓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 '신뢰 위기' 테워드로스 WHO 사무총장
테워드로스 WHO 사무총장은 역대 총장 가운데 가장 이름이 알려진 총장이 될 가능성이 크다.
긍정적인 평가는 결코 아니다.
일각에서는 과학에 기반해 코로나19 대유행에 잘 대처한다는 호평도 나오지만,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선언이 늦는 등 유행 초기에 우왕좌왕하며 WHO의 신뢰를 잃게 했다는 평가가 많다.
중국의 힘으로 사무총장이 됐다고 평가받는 테워드로스 총장은 코로나19 발병지인 중국을 두둔하는 듯한 발언들로도 논란을 일으켰다.
미국은 WHO가 중국에 편향적이라며 지난 7월 탈퇴를 선언했다.
◇ '수호자' 파우치 NIAID 소장
'올해의 수호자'.
시사주간지 타임이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에게 안겨준 타이틀이다.
미국 코로나19 최고 권위자로서 이 전염병이 얼마나 위험한지 알리고 마스크 착용과 거리 두기 등 방역수칙을 지키라고 호소하느라 올해 동분서주했다.
그는 백악관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 일원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눈 밖에 나면서 정치적이라는 비판도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경제회복을 치적으로 삼고자 코로나19의 영향을 의도적으로 축소했다고 공격을 받았다.
파우치 소장은 대통령에 맞서면서도 과학자로서 소신을 굽히지 않았고, 바이든 당선인은 그를 유임시키면서 대통령 수석 의료보좌관 역할도 맡기기로 했다.
◇ 중국서 코로나19 처음 알린 의사 리원량
리원량은 세상에 코로나19의 존재를 처음 알린 의사다.
그는 지난해 12월 30일 동창인 의사들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단체대화방에 화난(華南)수산물도매시장에서 사스 환자가 발생했으니 조심하라는 글을 올렸고 이것이 인터넷에 퍼지면서 코로나19가 세상에 알려졌다.
중국 당국은 유언비어를 유포했다며 리원량을 처벌하는 것으로 대응했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을 막지 못했으면서 먼저 위험을 알린 리원량을 처벌한 당국을 비난하는 목소리도 점점 커졌다.
결국 리원량에 내려진 처벌은 철회됐고, 중국 정부는 그에게 국가와 사회를 위해 목숨을 희생한 이에게 부여하는 최고 등급 명예칭호인 '열사' 칭호를 부여했다.
리원량은 환자를 치료하다가 코로나19에 감염돼 지난 2월 7일 34세를 일기로 사망했다.
그는 생전 마지막 인터뷰에서 회복되면 다시 환자를 치료하러 가겠다는 의지를 밝혔었다.
◇ '코로나19 반격' 이끈 이민 2세 사힌-튀레지
'코로나19에 대한 인류의 첫 반격'으로 불리는 화이자-바이오엔테크 코로나19 백신은 터키계 이민자 가정 출신의 과학자 부부 손에서 탄생했다.
바이오엔테크의 CEO와 최고의료책임자(CMO)로 역할을 분담하고 있는 사힌과 튀레지 부부는 부모가 1960년대 터키에서 독일로 일하려고 건너온 '이민 2세대'다.
바이오엔테크는 항암 분야에 초점을 맞춰오다가 지난 1월 코로나19 백신개발에 눈을 돌린 뒤 약 10개월 만에 성공을 거뒀다.
이들은 '메신저 리보핵산'(mRNA)을 활용해 백신을 만들었는데 이를 활용한 백신이 출시되긴 처음이다.
회사 주가가 크게 오르면서 사힌 CEO는 순자산이 51억달러(약 5조5천억원)로 치솟았고,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하는 세계 500대 부자 안에 들었다.
◇ 인종차별 반대 시위 촉발 플로이드
지난 5월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백인 경찰관에게 8분 46초간 목을 짓눌려 숨진 흑인 조지 플로이드는 '공권력에 의한 인종차별'의 상징이 됐다.
플로이드 외에도 브레오나 테일러와 아흐마우드 알버리 등 공권력 남용에 목숨을 잃은 흑인들이 더 있다.
그러나 플로이드만큼 미국 사회를 흔들지는 않았다.
플로이드가 죽은 뒤 미국 전역에서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BLM)라는 인종차별 반대 시위가 벌어졌다.
플로이드의 '유언'인 "숨 쉴 수 없다"가 이 시위의 구호였다.
BLM 시위는 '경찰개혁론'을 촉발했고 정권교체에도 일조했다.
미국 정치권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시위진압에 군을 동원하려 하는 등 강경 대응으로 일관하면서 유색인종 표심이 바이든 당선인으로 흘렀다는 분석이 나온다.
◇ 홍콩 민주화운동 얼굴 조슈아 웡
조슈아 웡은 홍콩 민주화운동의 얼굴이다.
2014년 79일간 이어진 '우산혁명' 주역이었고 작년엔 홍콩정부의 '범죄인 인도법안'(송환법)에 반대하는 시위를 이끌었다.
올해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반대 시위에도 앞장섰다.
웡은 올해 9월 입법회 선거에 나서려 했으나 7월 출마자격을 박탈당했다.
9월엔 결국 경찰에 체포됐고 이달 2일 다른 민주화 운동가 아그네스 차우(周庭·23)와 이반 램(林朗彦·26)과 함께 불법집회를 조직·선동했다는 이유로 징역 13.5개월 형을 선고받았다.
◇ '우주여행' 몽상 이룬 괴짜 억만장자 머스크
'괴짜' 억만장자 머스크와 그가 설립한 민간우주기업 스페이스X는 올해 '민간 우주여행 시대'를 열어젖혔다.
지난 8월 스페이스X의 우주선 '크루 드래건'이 우주비행사 2명을 태우고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다녀오면서 기업이 우주로 진출하는 시대가 본격 시작된 것이다.
머스크가 2012년 스페이스X를 설립한 이후 최근까지도 민간 우주여행은 몽상이나 억만장자의 값비싼 취미쯤으로 여겨졌다.
어쨌든 머스크는 이를 실현하는 데 바싹 다가섰다.
머스크는 테슬라 주가가 뛰면서 순자산 1천530억달러(약 167조원)로 세계 두 번째 부자에 올랐으며, 최근 2026년까지 인류를 화성에 보내겠다는 야심을 밝혔다.
◇ 미 표적공습에 사망한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 사령관
솔레이마니 이란군 혁명수비대 쿠드스군(정예군) 사령관은 올해 1월 3일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승인 아래 이뤄진 미군의 '표적 공습'에 사망했다.
군 실세인 솔레이마니의 죽음에 이란은 즉각 보복을 선언했고 미국과 이란 간 긴장이 고조되면서 전 세계가 전쟁을 우려했다.
이란의 보복은 이라크 미군기지에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것이었고 사상자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절제된 도발'이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대통령 후보로도 거론되던 솔레이마니의 장례식에서는 군중이 몰리면서 압사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미국은 솔레이마니가 미국인을 향한 공격을 준비하고 있었다며 정당한 공습이었다고 주장한다.
◇ '대화 대신 총'…노벨평화상 먹칠 아비 에티오피아 총리
아비 에티오피아 총리는 작년 이웃 에트리아와 오랜 국경분쟁을 해결한 공로로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그로부터 1년도 안 돼 그는 내전을 촉발해 평화상에 먹칠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아비 총리는 티그라이 지역 집권정당 티그라이인민해방전선(TPLF)을 상대로 지난달 4일 군사작전을 명령했다.
코로나19 확산에도 금지된 지방선거를 강행하는 등 중앙정부 권위를 흔든다는 이유였다.
TPLF는 아비 총리 집권 전 집권세력이었다.
분쟁해결과 관련해 박사 학위까지 있는 노벨평화상 수상자의 군사작전 선택에 국제사회는 큰 실망을 나타냈다.
노벨위원회는 내전에 우려를 나타내며 긴장완화를 촉구했다.
한 달 넘게 이어지는 내전에 수백만명의 난민이 발생했다.
/연합뉴스
한 개인의 운명을 바꿔놓기도 했고 한 나라의 정권을 교체시키기도 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었던 배경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대응 실패가 있었다.
미국과 중국 양 강대국의 코로나19발 신경전 사이에 끼였던 세계보건기구(WHO)와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은 신뢰의 위기에 봉착했다.
위기는 영웅도 낳았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트럼프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우길 마다하지 않으며 방역수칙을 지켜달라고 호소했다.
중국에선 코로나19를 처음 세상에 알린 의사 리원량(李文亮)이 열사의 반열에 올랐다.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한 우구르 사힌 독일 바이오엔테크 최고경영자(CEO)와 부인 외즐렘 튀레지는 코로나19 대유행을 끝낼 무기를 가져다준 영웅이자 이민 2세로서 '이민자의 꿈'으로 떠올랐다.
이밖에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변혁의 움직임은 계속됐다.
미국에서는 흑인 조지 플로이드의 사망으로 인종차별 반대 시위가 거세게 일었고 홍콩에선 조슈아 웡(黃之鋒)을 비롯한 민주화 운동가들의 저항이 계속됐다.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스페이스X는 '민간 우주여행 시대'를 열었다.
◇ '미국의 귀환' 선언한 바이든
미국 제47대 대통령이 될 바이든 당선인은 '주류 정치인의 전형'으로 꼽힌다.
올해 78세로 갖은 역경을 뚫고 대통령에 당선됐지만, 여전히 자신의 능력이나 매력보단 코로나19 대응실패 등에 따른 반(反)트럼프 여론이 높아진 데 힘입어 대선에서 승리했다는 평가가 꼬리표처럼 따라붙는다.
다만 최근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그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당선인을 '올해의 인물'로 선정하고 "공감의 힘과 치유의 비전을 보여주며 미국의 서사를 바꿨다"라고 평가했다.
바이든 당선인 앞에 놓인 과제들은 해결이 녹록지 않은 것들뿐이다.
현재 미국은 코로나19로 인한 전대미문의 위기와 골이 깊은 인종차별, 양극화에 신음하고 있다.
국제사회로 눈을 돌리면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에 동맹국조차 질려있는 상황이다.
바이든 당선인의 당선 일성은 "미국이 돌아왔다"였다.
산적한 과제 속에 미국을 되돌려놓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 '신뢰 위기' 테워드로스 WHO 사무총장
테워드로스 WHO 사무총장은 역대 총장 가운데 가장 이름이 알려진 총장이 될 가능성이 크다.
긍정적인 평가는 결코 아니다.
일각에서는 과학에 기반해 코로나19 대유행에 잘 대처한다는 호평도 나오지만,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선언이 늦는 등 유행 초기에 우왕좌왕하며 WHO의 신뢰를 잃게 했다는 평가가 많다.
중국의 힘으로 사무총장이 됐다고 평가받는 테워드로스 총장은 코로나19 발병지인 중국을 두둔하는 듯한 발언들로도 논란을 일으켰다.
미국은 WHO가 중국에 편향적이라며 지난 7월 탈퇴를 선언했다.
◇ '수호자' 파우치 NIAID 소장
'올해의 수호자'.
시사주간지 타임이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에게 안겨준 타이틀이다.
미국 코로나19 최고 권위자로서 이 전염병이 얼마나 위험한지 알리고 마스크 착용과 거리 두기 등 방역수칙을 지키라고 호소하느라 올해 동분서주했다.
그는 백악관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 일원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눈 밖에 나면서 정치적이라는 비판도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경제회복을 치적으로 삼고자 코로나19의 영향을 의도적으로 축소했다고 공격을 받았다.
파우치 소장은 대통령에 맞서면서도 과학자로서 소신을 굽히지 않았고, 바이든 당선인은 그를 유임시키면서 대통령 수석 의료보좌관 역할도 맡기기로 했다.
◇ 중국서 코로나19 처음 알린 의사 리원량
리원량은 세상에 코로나19의 존재를 처음 알린 의사다.
그는 지난해 12월 30일 동창인 의사들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단체대화방에 화난(華南)수산물도매시장에서 사스 환자가 발생했으니 조심하라는 글을 올렸고 이것이 인터넷에 퍼지면서 코로나19가 세상에 알려졌다.
중국 당국은 유언비어를 유포했다며 리원량을 처벌하는 것으로 대응했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을 막지 못했으면서 먼저 위험을 알린 리원량을 처벌한 당국을 비난하는 목소리도 점점 커졌다.
결국 리원량에 내려진 처벌은 철회됐고, 중국 정부는 그에게 국가와 사회를 위해 목숨을 희생한 이에게 부여하는 최고 등급 명예칭호인 '열사' 칭호를 부여했다.
리원량은 환자를 치료하다가 코로나19에 감염돼 지난 2월 7일 34세를 일기로 사망했다.
그는 생전 마지막 인터뷰에서 회복되면 다시 환자를 치료하러 가겠다는 의지를 밝혔었다.
◇ '코로나19 반격' 이끈 이민 2세 사힌-튀레지
'코로나19에 대한 인류의 첫 반격'으로 불리는 화이자-바이오엔테크 코로나19 백신은 터키계 이민자 가정 출신의 과학자 부부 손에서 탄생했다.
바이오엔테크의 CEO와 최고의료책임자(CMO)로 역할을 분담하고 있는 사힌과 튀레지 부부는 부모가 1960년대 터키에서 독일로 일하려고 건너온 '이민 2세대'다.
바이오엔테크는 항암 분야에 초점을 맞춰오다가 지난 1월 코로나19 백신개발에 눈을 돌린 뒤 약 10개월 만에 성공을 거뒀다.
이들은 '메신저 리보핵산'(mRNA)을 활용해 백신을 만들었는데 이를 활용한 백신이 출시되긴 처음이다.
회사 주가가 크게 오르면서 사힌 CEO는 순자산이 51억달러(약 5조5천억원)로 치솟았고,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하는 세계 500대 부자 안에 들었다.
◇ 인종차별 반대 시위 촉발 플로이드
지난 5월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백인 경찰관에게 8분 46초간 목을 짓눌려 숨진 흑인 조지 플로이드는 '공권력에 의한 인종차별'의 상징이 됐다.
플로이드 외에도 브레오나 테일러와 아흐마우드 알버리 등 공권력 남용에 목숨을 잃은 흑인들이 더 있다.
그러나 플로이드만큼 미국 사회를 흔들지는 않았다.
플로이드가 죽은 뒤 미국 전역에서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BLM)라는 인종차별 반대 시위가 벌어졌다.
플로이드의 '유언'인 "숨 쉴 수 없다"가 이 시위의 구호였다.
BLM 시위는 '경찰개혁론'을 촉발했고 정권교체에도 일조했다.
미국 정치권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시위진압에 군을 동원하려 하는 등 강경 대응으로 일관하면서 유색인종 표심이 바이든 당선인으로 흘렀다는 분석이 나온다.
◇ 홍콩 민주화운동 얼굴 조슈아 웡
조슈아 웡은 홍콩 민주화운동의 얼굴이다.
2014년 79일간 이어진 '우산혁명' 주역이었고 작년엔 홍콩정부의 '범죄인 인도법안'(송환법)에 반대하는 시위를 이끌었다.
올해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반대 시위에도 앞장섰다.
웡은 올해 9월 입법회 선거에 나서려 했으나 7월 출마자격을 박탈당했다.
9월엔 결국 경찰에 체포됐고 이달 2일 다른 민주화 운동가 아그네스 차우(周庭·23)와 이반 램(林朗彦·26)과 함께 불법집회를 조직·선동했다는 이유로 징역 13.5개월 형을 선고받았다.
◇ '우주여행' 몽상 이룬 괴짜 억만장자 머스크
'괴짜' 억만장자 머스크와 그가 설립한 민간우주기업 스페이스X는 올해 '민간 우주여행 시대'를 열어젖혔다.
지난 8월 스페이스X의 우주선 '크루 드래건'이 우주비행사 2명을 태우고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다녀오면서 기업이 우주로 진출하는 시대가 본격 시작된 것이다.
머스크가 2012년 스페이스X를 설립한 이후 최근까지도 민간 우주여행은 몽상이나 억만장자의 값비싼 취미쯤으로 여겨졌다.
어쨌든 머스크는 이를 실현하는 데 바싹 다가섰다.
머스크는 테슬라 주가가 뛰면서 순자산 1천530억달러(약 167조원)로 세계 두 번째 부자에 올랐으며, 최근 2026년까지 인류를 화성에 보내겠다는 야심을 밝혔다.
◇ 미 표적공습에 사망한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 사령관
솔레이마니 이란군 혁명수비대 쿠드스군(정예군) 사령관은 올해 1월 3일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승인 아래 이뤄진 미군의 '표적 공습'에 사망했다.
군 실세인 솔레이마니의 죽음에 이란은 즉각 보복을 선언했고 미국과 이란 간 긴장이 고조되면서 전 세계가 전쟁을 우려했다.
이란의 보복은 이라크 미군기지에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것이었고 사상자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절제된 도발'이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대통령 후보로도 거론되던 솔레이마니의 장례식에서는 군중이 몰리면서 압사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미국은 솔레이마니가 미국인을 향한 공격을 준비하고 있었다며 정당한 공습이었다고 주장한다.
◇ '대화 대신 총'…노벨평화상 먹칠 아비 에티오피아 총리
아비 에티오피아 총리는 작년 이웃 에트리아와 오랜 국경분쟁을 해결한 공로로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그로부터 1년도 안 돼 그는 내전을 촉발해 평화상에 먹칠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아비 총리는 티그라이 지역 집권정당 티그라이인민해방전선(TPLF)을 상대로 지난달 4일 군사작전을 명령했다.
코로나19 확산에도 금지된 지방선거를 강행하는 등 중앙정부 권위를 흔든다는 이유였다.
TPLF는 아비 총리 집권 전 집권세력이었다.
분쟁해결과 관련해 박사 학위까지 있는 노벨평화상 수상자의 군사작전 선택에 국제사회는 큰 실망을 나타냈다.
노벨위원회는 내전에 우려를 나타내며 긴장완화를 촉구했다.
한 달 넘게 이어지는 내전에 수백만명의 난민이 발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