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오후 인천시 서구 청라동 한 음식점 앞에 점주가 '임대인 감사' 현수막을 부착하고 있다. 점주 유민수 씨는
16일 오후 인천시 서구 청라동 한 음식점 앞에 점주가 '임대인 감사' 현수막을 부착하고 있다. 점주 유민수 씨는 "코로나19 초기부터 임대인이 임대료를 감면해줘서 감사의 마음을 담아 현수막을 제작했다"며 "음식점에서도 불경기를 고려해 가격을 낮춰 판매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이른바 '임대료 멈춤법'을 발의한 이동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코로나 감염병 같은 재난 시기에는 무제한의 사적 재산권을 주장하기보다 공공복리, 공동체의 안전과 생명을 보장하기 위해 (사적 재산권을) 어느정도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동주 의원은 17일 YTN 라디오 '황보선의 출발새아침'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위헌 소지가 있을 수 있다는 지적에는 "사적 재산권이 침해된다거나 임대인에게 일방적으로 책임을 전가한다는 문제제기도 있지만 한편으로 이런 문제도 고려해봤으면 좋겠다. 집합금지나 집합제한을 받은 임차인들 역시 사적재산권을 제한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공동 감염병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 또 공동체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기 위해서 임차인들은 당국의 행정명령을 감내하고 있다"며 "고통 분담 차원에서 문제를 이해해주셨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이동주 의원은 감염병으로 집합제한 및 금지가 내려진 업종에 대해서는 임대료를 제한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해당 법안은 집합금지 업종에 대해서는 임대인이 차임(임차물 사용의 대가)을 청구할 수 없도록 하고, 집합제한 업종에 대해서는 차임의 2분의 1 이상을 청구할 수 없게 하는 내용이 골자다.

임대료 멈춤법에는 사실상 문재인 대통령도 힘을 실어 준 바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4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정부의 방역 지침에 따라 영업이 제한 또는 금지되는 경우 (자영업자들이) 매출 급감에 임대료 부담까지 고스란히 짊어져야 하는 것이 과연 공정한 일인지에 대한 물음이 매우 뼈아프게 들린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해당 법안에 대한 반발이 거세지자 여권은 사실상 임대료 멈춤법 추진을 중단하는 모양새다. 해당 법안 공론화 후 임대인들은 "세금부터 멈추라"며 반발했다.

이병태 KAIST(한국과학기술원) 경영대학 교수는 페이스북을 통해 "지금 영업을 못하는 것은 정부 방역 때문이다. 그럼 정부가 책임을 져야지 왜 부동산 주인이 책임을 떠 안아야 하는가?"라며 "만약 이런 제도가 시행된다면 부동산 임대인은 임대료를 받지 못할 가능성만큼 임대료를 올려서 계약을 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여론이 악화되자 최인호 수석대변인은 지난 16일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후 "임대료 멈춤법에 재산권 행사 제한 측면에서 위헌 소지가 있다는 문제 제기가 있었다"면서 "현재도 (착한 임대인에 대한) 세액 공제가 시행 중이고 내년 6월까지 연장됐는데, 금융적 지원이나 은행이자 감면 검토 등이 있을 수 있다. 해외 사례를 모니터링해서 우리나라에 도입할 만한 사례들을 적극 발굴해 대안을 만들어달라고 당 정책위에 주문했다"고 설명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