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량 절반은 'A6'
17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아우디는 지난 4월 수입차 베스트셀링카 3위 자리에 복귀하며 부활의 신호탄을 쐈다. 볼보, 폭스바겐 등의 위협에도 7개월 연속 3위를 지켜낸 아우디는 올해 부동의 1·2위 메르세데스-벤츠·BMW와 나란히 2020년 수입차 '빅3'의 영예를 안을 전망이다.
2015년 이른바 '디젤게이트' 사건 파장으로 아우디 연간 판매량은 2015년 3만2538대에서 2016년 1만6000여대로 쪼그라들었다. 2017년에는 1000대에도 못 미치는 962대에 그쳤다. 2018년부터는 공격적인 신차 공세로 실적 회복에 나섰지만 강화된 배출가스 인증 기준으로 재고 확보에 차질을 빚으면서 판매량이 1만1000여대~1만2000여대를 기록, 디젤게이트 여파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A4', 'A6' 등 주력 차종의 판매가 중단되기 시작한 2016년 7월을 기점으로는 수입차 브랜드 순위권 밖으로 밀리는 참패도 맛봤다. 2018년에는 2년 만에 핵심 모델을 필두로 판매 재개에 나서며 그해 4월 베스트셀링카 3위에 오르기도 했지만, 간헐적인 순위 상승에 그쳤다. 끝나지 않는 디젤게이트 여파로 아우디는 지난해까지 치열한 '탑3' 전쟁에서 한 번도 최종 승자가 되지 못했다.
올해는 달랐다. A6가 판매를 재개하고 한 달 뒤인 올해 4월부터 아우디는 7개월째 수입차 순위 3위에 이름을 올리며 안정적인 행보를 이어오고 있다.
지난해부터 공격적으로 선보인 신차 공세도 차급별 라인업이 회복된 올해 비로소 효과를 드러냈다는 분석이다. 아우디는 지난해 A6와 A4를 잇따라 출시하고 Q2, Q5 등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라인업도 줄줄이 선보였다. 브랜드 최초 양산형 순수 전기차 'e-트론 55 콰트로'도 출시했다.
많은 차량 가운데 특히 A6가 실적 개선을 이끌어낸 것으로 분석된다. A6는 1968년 시장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이후 약 50여년간 8번 진화를 거듭해온 아우디 최다 판매 모델이다. 휘발유차와 경유차 등 두 개 엔진을 적용한 제품군으로 구성됐다. 아우디는 지난해 10월 A6 8세대 완전변경(풀체인지) 모델을 선보였지만 올해 1월 안전띠 경고체계가 국내 안전기준에 맞지 않는 문제가 발견되면서 판매를 중단했다. 이후 두 달의 공백기를 거쳐 올해 3월부터 판매 재개에 나섰다.
출시 직후 판매 중단에 이어 지난 6월 리콜 등의 악재가 있었지만, 아우디 A6는 올해 누적 판매 1만617대를 기록하며 '간판' 세단의 저력을 드러냈다. 이는 아우디 전체 판매량 2만2404대의 절반 수준이다.
업계는 아우디가 '7개월 연속' 3위권에 진입하며 디젤게이트 탈출에 성공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4년간 거듭된 체질 개선이 싸늘했던 고객의 마음을 돌렸다는 평가다.
이와 관련해 르네 코네베아그 아우디폭스바겐그룹 사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고객신뢰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조직과 프로세스 전반에 걸쳐 개선 작업을 진행했다"며 "그간 본래의 가치와 경쟁력을 갖추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자평했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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