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숙사 코로나 병동 전환에…대학생들 "공감은 하지만 당혹"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 병상 부족으로 서울시 등 수도권 지자체들이 대학 기숙사를 생활치료센터로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몇몇 대학은 협조에 응할 예정이지만 일부 대학들은 고심하는 분위기다.
18일 서울시와 대학가에 따르면 서울시는 이번주부터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이화여대 한양대 중앙대 등 주요 대학 8곳에 기숙사를 생활치료센터 병동으로 사용한다는 취지의 협조공문을 보냈다. 이날 서울시는 "서울 소재 8개 대학과도 협의를 진행 중"이라며 "현재 5개 대학으로부터 긍정적 검토중이라는 답변을 얻었다"고 했다.
앞서 일부 대학은 기숙사의 생활치료센터 촬용이 확정됐다. 경기도는 지난 17일부터 경기대 기숙사를 생활치료센터로 전환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서울시립대는 오는 22일부터 캠퍼스 내 기숙사의 생활치료센터 전환이 이뤄진다.
연세대는 협조에 응할 예정이며 서울대와 고려대 등 나머지 대학은 논의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연세대 관계자는 "치료 병동이 부족한만큼 협조 취지에 공감하지만 상세한 일정은 아직 미정"이라며 "다음주 월요일까지 기말시험이 있어 아무리 빨라도 그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학 관계자들은 치료 병동으로의 전환에 대해 크게 두 가지를 고민중이다. 시설의 적합성 여부와 학생들과의 소통 문제다. 일부 대학은 기숙사 규모가 크지 않아 치료센터로 활용하기에 적절치 않다는 입장이다. 한 사립대는 "코로나19로 1인 1실로 사용하다보니 실제 수용인원이 절반정도 밖에 안된다"며 "방학때 기숙사에 거주하는 학생들을 수용하고도 남는 공간이 있을지 살펴보는 중"이라고 했다.
한 수도권 대학 관계자는 "병동이 부족한 건 급한 문제이지만 학생들의 의견도 수렴할 시간이 필요하다"며 "많은 학생들이 이사, 치안 등을 이유로 반대할 가능성이 높은데 이를 무시하고 허용할 수는 없기 때문에 당장 입장을 정하기엔 곤란한 상황"이라고 했다.
학생들은 병상 부족 문제는 공감하지만 갑작스러운 소식에 혼란스럽다는 반응이다. 아직 2학기가 끝나지 않은 데다 방학 중에도 연구실에 출근하는 대학원생, 계절학기 수강생, 본가가 지방인 학생 등은 방학 동안에도 기숙사 이용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학생들과의 소통없이 일방적으로 이뤄졌다는 목소리도 들리고 있다. 조영훈 경기대 총학생회장은 한국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지난 13일에 언론을 통해 소식을 접한 뒤 15일까지 설문을 완료했다. 그리고 곧바로 16일까지 급하게 기숙사를 비워야했다”며 “원래 정해진 퇴소일이 19일까지인데 미리 빼는 부분에 대해 충분한 소통이 부족했던 점이 아쉽다"고 했다.
이화여대 재학생 A씨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기숙사 일부만 사용한다고 해도 감염문제나 치안문제 등이 우려된다"고 했다. 연세대 대학원생 정모씨(27)씨는 "학교 인근 월세가 비싼편인데 혹시라도 방을 빼게 될 경우를 대비해 지금부터 집을 알아봐야하나 고민중"이라고 말했다.
최다은 기자 max@hankyung.com
18일 서울시와 대학가에 따르면 서울시는 이번주부터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이화여대 한양대 중앙대 등 주요 대학 8곳에 기숙사를 생활치료센터 병동으로 사용한다는 취지의 협조공문을 보냈다. 이날 서울시는 "서울 소재 8개 대학과도 협의를 진행 중"이라며 "현재 5개 대학으로부터 긍정적 검토중이라는 답변을 얻었다"고 했다.
앞서 일부 대학은 기숙사의 생활치료센터 촬용이 확정됐다. 경기도는 지난 17일부터 경기대 기숙사를 생활치료센터로 전환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서울시립대는 오는 22일부터 캠퍼스 내 기숙사의 생활치료센터 전환이 이뤄진다.
연세대는 협조에 응할 예정이며 서울대와 고려대 등 나머지 대학은 논의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연세대 관계자는 "치료 병동이 부족한만큼 협조 취지에 공감하지만 상세한 일정은 아직 미정"이라며 "다음주 월요일까지 기말시험이 있어 아무리 빨라도 그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학 관계자들은 치료 병동으로의 전환에 대해 크게 두 가지를 고민중이다. 시설의 적합성 여부와 학생들과의 소통 문제다. 일부 대학은 기숙사 규모가 크지 않아 치료센터로 활용하기에 적절치 않다는 입장이다. 한 사립대는 "코로나19로 1인 1실로 사용하다보니 실제 수용인원이 절반정도 밖에 안된다"며 "방학때 기숙사에 거주하는 학생들을 수용하고도 남는 공간이 있을지 살펴보는 중"이라고 했다.
한 수도권 대학 관계자는 "병동이 부족한 건 급한 문제이지만 학생들의 의견도 수렴할 시간이 필요하다"며 "많은 학생들이 이사, 치안 등을 이유로 반대할 가능성이 높은데 이를 무시하고 허용할 수는 없기 때문에 당장 입장을 정하기엔 곤란한 상황"이라고 했다.
학생들은 병상 부족 문제는 공감하지만 갑작스러운 소식에 혼란스럽다는 반응이다. 아직 2학기가 끝나지 않은 데다 방학 중에도 연구실에 출근하는 대학원생, 계절학기 수강생, 본가가 지방인 학생 등은 방학 동안에도 기숙사 이용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학생들과의 소통없이 일방적으로 이뤄졌다는 목소리도 들리고 있다. 조영훈 경기대 총학생회장은 한국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지난 13일에 언론을 통해 소식을 접한 뒤 15일까지 설문을 완료했다. 그리고 곧바로 16일까지 급하게 기숙사를 비워야했다”며 “원래 정해진 퇴소일이 19일까지인데 미리 빼는 부분에 대해 충분한 소통이 부족했던 점이 아쉽다"고 했다.
이화여대 재학생 A씨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기숙사 일부만 사용한다고 해도 감염문제나 치안문제 등이 우려된다"고 했다. 연세대 대학원생 정모씨(27)씨는 "학교 인근 월세가 비싼편인데 혹시라도 방을 빼게 될 경우를 대비해 지금부터 집을 알아봐야하나 고민중"이라고 말했다.
최다은 기자 ma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