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BoA는 "내년 물가상승률이 회복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인플레이션의 수혜주들이 그렇지 않은 종목들의 수익률을 이미 넘어섰다"는 분석을 내놨다.
앞서 지난 16일 미 중앙은행(Fed)은 이틀 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치며 기준금리를 연 0.00~0.25%로 동결한다고 발표했다. 지난 3월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해 금리를 제로 수준으로 내린 이후 9개월째 동결이다. FOMC는 또 통화정책 성명에서 연 2% 이상의 물가상승률을 장기간 용인하겠다고 밝혔다. 경기가 회복돼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인 연 2%를 넘어도 금리를 당분간 올리지 않겠다는 의미다. FOMC 위원들은 2023년까지 제로금리가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은 "인플레이션에 대해 솔직해질 필요가 있다"며 "전 세계적으로 상당한 물가 하락 압력이 있는 만큼 물가상승률이 2% 수준으로 회복 되려면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BoA는 미 Fed의 이 같은 조치와 미 정부의 부양책에 힘입어 물가 상승 수혜주들이 이미 그렇지 않은 종목들의 수익률을 지난 9월 이후 13% 포인트 상회했다고 밝혔다. BoA 보고서는 "한 자릿수대 인플레이션이 '주식의 골디락스'(과하지 않고 이상적인 경제 상황) 여건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또 "내년엔 기저효과 때문에 일시적으로 물가상승률이 치솟을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고용 부진과 평균물가목표제 때문에 완만한 상승 압력을 받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BoA는 내년 물가상승률을 1.8%, 2022년을 2.2%로 예측하면서 "주식시장엔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BoA 애널리스트들이 1975~2019년까지 매년 물가와 주식 수익률의 관계를 분석한 결과, 인플레이션의 수혜 업종으로는 에너지, 산업재, 원자재 등이 꼽혔다. 기술주와 헬스케어 관련 업종도 포함됐다.
BoA가 소개한 인플레이션 수혜주에는 애플(AAPL), 인텔(INTC), 퀄컴(QCOM), 웨스턴디지털(WD), 오라클(ORCL), AMD(AMD) 등이 들었다. 에너지주에선 할리버튼(HAL), 노블에너지(NBL), 데본에너지(DVN), 마라톤오일(MRO) 등이 꼽혔다.
경기민감주 군에선 보잉(BA), 디어(DE), 캐터필라(CAT), 아메리칸타워(AMT), MGM리조트(MGM), 모자이크(MOS), 알렉시온파마슈티컬(ALXN), 크라운캐슬(CCI), 호스트호텔(HST), 오토데스크(ADSK), 세엘진(CELG), 커민스(CMI) 등이 물가 상승의 수혜를 입는 종목으로 지목됐다.
반면 인플레이션으로 타격을 입는 그룹에는 자유소비재(가전, 자동차, 레저용품 등 생존과 직결되지 않는 상품), 제약, 금융, IT, 음식료, 업종이 꼽혔다.
대표 종목에는 아마존(AMZN), 베스트바이(BBY), 암젠(AMGN), 갭(GPS), 오토존(AZO), 홈디포(HD), 일라이릴리(LLY), 크로거(KR), 화이자(PFE), 크로락스(CLX), 찰스슈왑(SCHW), 셔윈윌리엄즈(SHW) 등이 거론됐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