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율 "윤석열 반려견 산책…노골적인 정치행보" 여권 향한 조롱
회계사인 김경율 경제민주주의21 대표는 최근 '정직 2개월' 징계를 받은 윤석열 검찰총장이 반려견과 산책하는 모습이 포착되자 "노골적인 정치행보를 한다"고 우회적으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비판했다.

김웅 국민의 힘의원은 김 대표의 19일 페이스북 글에 "이건 봉사보다도 더 극도의 정치적 행보다"라며 "중징계를 해야 한다"고 맞장구쳤다.

이는 윤 총장이 지난 10월 22일 국정감사에서 퇴임후 계획을 묻는 질문에 "우리 사회와 국민을 위해서 어떻게 봉사할지…퇴임하고 나서 한번 생각해 보겠다"라고 한 것을 정치행보라고 비판했던 여권을 향해 저격한 것이다.

이와 관련 윤 총장은 자신의 퇴임후 봉사 발언과 관련해 "퇴임하면 2년간 변호사 개업을 못해 백수가 되는데 국정감사장에서 '백수가 돼 강아지 세 마리를 보면서 지낼 것'이란 말을 어떻게 하는가"라며 국감발언을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추 장관은 지난달 24일 윤 총장에게 Δ언론사주 부적절 접촉 Δ조국 전 법무부장관 사건 등 주요사건 재판부 불법사찰 Δ채널A·한명숙 전 국무총리 사건 감찰·수사방해, 감찰정보 유출 Δ검찰총장 대면 감찰조사 방해 Δ검찰총장의 정치적 중립 손상 등 혐의가 있다며 징계를 청구하고 직무에서 배제했다.

윤 총장에 대해 4가지 혐의를 인정해 정직 2개월 처분을 내린 징계위는 윤 총장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대권 후보에서 이름을 빼지 않은 것도 "정치적 중립에 관해 부적절한 언행"이었다고 지적했다.

정직 이틀만에 외부에 모습을 드러낸 윤 총장은 이날 오전 10시 30분께 키우고 있는 진돗개와 함께 서울 서초구 자택에서 나와 인근을 산책했다.

2012년 결혼한 윤 총장은 유기견 2마리, 유기묘 3마리, 일반 반려견 2마리 등 총 7마리의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 총장이 이날 데리고 나온 이 진돗개의 이름은 '토리'로 사연이 있는 반려견이다. 교통사고를 당해 안락사 제안까지 받았지만 윤 총장은 "내가 키우겠다고 데려왔는데 그럴 수는 없다"며 수차례 수술을 받게 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윤 총장은 17일 오후 ‘정직 2개월’의 징계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또 소송 결과가 나올 때까지 총장직을 계속 수행할 수 있도록 징계 효력을 멈추는 집행정지도 신청했다.

윤 총장 측 이완규 변호사는 입장문에서 "오늘 오후 9시 20분께 전자소송으로 행정소송을 제기하고 집행정지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이 징계 처분을 재가한 지 하루 만이다.

윤 총장 측은 징계위가 징계 사유로 제시한 4가지 혐의에 관해서도 일일이 반박했다. 우선 ‘판사 사찰’ 의혹은 “증거 없는 독단적인 추측”이라고 주장했고, 채널A 사건 수사 방해와 관련해서는 “전문수사자문단 소집은 검찰총장으로서 정당한 지시를 한 것”이라며 기존 입장을 관철했다.

정치적 중립성 위반과 관련해선 “의무를 위반한 행위를 한 일이 없다”고 강조하며 “여론조사 기관이 행하는 조사나 일각에서 제기되는 추측과 의혹은 징계 사유가 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윤 총장 측은 정직처분으로 '회복할 수 없는 손해'가 발생해 집행정지가 긴급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서울행정법원은 전산배당으로 윤 총장이 추 장관을 상대로 낸 징계처분 취소 소송 사건을 행정12부(부장판사 홍순욱)에 배당했다. 집행정지 심문은 오는 22일로 예정됐다.

한편 전 참여연대 집행위원장이었던 김경율 대표는 지난해 10월 참여연대가 조 전 장관을 두둔하는 것에 불만을 품고 “입으로만 개혁을 외치는 위선자”라고 비판한 뒤 사직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