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 주가가 이틀 연속 급등했다. 다음달부터 유가에 따라 전기요금이 달라지는 연료비 연동제가 도입된다는 소식 때문이다. 증권업계도 일제히 목표주가를 높였다. 한전이 유가 변동에도 안정적으로 이익을 낼 수 있는 구조가 마련됐다는 이유에서다.

'엉덩이 무거웠던' 한전, 이틀간 20% 급등
18일 한전은 8.85% 오른 2만8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3만50원까지 뛰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한전은 소위 ‘엉덩이가 무거운 주식’으로 통한다. 올해 코스피지수가 고공행진하는 와중에도 좀처럼 주가가 오르지 않았다. 이달 초까지 연초 대비 24.21% 하락한 2만1600원에 거래됐다.

하지만 지난 17일 산업통상자원부가 전기요금 개편안을 발표하면서 주가는 이틀 만에 19.91% 뛰었다. 이번 개편에 따라 화력발전 연료로 쓰는 석유·가스·석탄의 가격 변동분이 3개월 단위로 전기요금에 반영된다. 지금까지는 유가 변동이 전기요금에 즉각 반영되지 않아 한전은 유가가 오를 때마다 손실을 입었다. 지난해는 유가 상승으로 2080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개편안이 발표되자 증권사 일곱 곳에서 보고서를 내고 일제히 목표주가를 높였다. 하나금융투자는 30% 올린 3만9000원의 목표주가를 제시했다. 유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연료비 연동제, 기후·환경요금 분리 고지 및 반영, 요금 할인 특례제도 정비까지 규제가 종합적으로 변화했다”며 “실적과 배당의 안정성이 확보되는 역사적인 이벤트”라고 평가했다. 가장 보수적인 추정치를 내놓은 현대차증권은 3만원을 제시했다.

이번 개편안으로 한전이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마련했다는 게 증권업계 평가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전기요금 개편 목적은 이익의 증가가 아니라 외부 환경 변화에 중립적으로 안정적인 이익을 낼 수 있도록 구조를 바꾸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예린 기자 rambut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