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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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서 코로나 피해주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올해 실적은 직격탄을 맞았지만 이르면 내년, 늦어도 후년 코로나19 이전 실적을 회복할 만한 기업은 이미 시장에서 재평가받고 있다.

회복 탄력성 가장 높은 미디어

NH투자증권 자산관리전략부는 18일 ‘코로나 피해주’의 업종별 ‘회복 탄력성’을 분석했다. 먼저 지난해 대비 올해 매출이 줄어든 기업 중에서 코로나19로 피해를 본 기업을 골라냈다. 이들 기업의 연도별 영업이익(2020~2022년은 증권사 전망치) 변화 추이를 통해 해당 기업의 회복 탄력성을 분석했다.

업종별로 분류했을 때 미디어산업의 회복 탄력성이 가장 높았다. CJ ENM, CJ CGV, 제이콘텐트리, YG엔터테인먼트, JYP엔터테인먼트, SM엔터테인먼드, 제일기획 등이 포함됐다. 이들의 내년 평균 영업이익은 2019년 영업이익의 103%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부진을 회복하고도 남는다.

그중에서도 제이콘텐트리의 회복 탄력성이 돋보였다. 올해 402억원의 적자를 낼 것으로 예상되지만, 내년에는 423억원의 흑자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극장 체인인 메가박스는 부진하지만 콘텐츠 사업이 높은 수익을 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내년 3월 드라마 기획·투자·제작·유통 등 모든 밸류체인을 담당하는 통합 JTBC스튜디오가 출범하면서 방송 부문 시너지 극대화가 가능할 것”이라며 “국내외 OTT(온라인동영상스트리밍 서비스) 경쟁이 심화하면서 콘텐츠 수요가 크게 증가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올해 3000억원대 적자를 낼 것으로 보이는 CJ CGV는 내년 100억원대 흑자를 내는 데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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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멘텀 남아 있는 면세점주

다른 업종에서는 섬유 및 의복(F&F·신세계인터내셔날·휠라홀딩스·LF), 도소매(호텔신라·롯데쇼핑), 개인생활용품(아모레퍼시픽·클리오·애경산업·한국콜마), 백화점(신세계) 순으로 회복 탄력성이 높았다. 내년에는 지난해 영업이익의 80~90% 수준까지 회복할 것으로 전망된다. 섬유 및 의복, 개인생활용품 부문은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경기 침체로 타격을 입었다가 최근 업황이 살아나고 있다.

호텔신라 롯데쇼핑 신세계 등은 면세점 실적이 소폭 개선되고 있다. 중국 따이궁(보따리상) 매출 비중이 70%에 달해 이들이 돌아오면 수익성이 좋아지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여러 사업 중에서도 면세점 실적에 따라 주가가 움직이는 경향이 강하다. 해외여행 재개, 중국 시진핑 주석 방한 등의 모멘텀도 남아 있다.

회복 탄력성 낮은 관광·호텔주

모두투어 하나투어 강원랜드 GKL 파라다이스 등 호텔·레저 업종의 회복 탄력성은 가장 낮았다. 다만 내국인 이용이 가능한 강원랜드는 올해 4000억원대 영업손실을 내지만, 내년에는 2500억원대 영업이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증권사들은 전망했다. 지인해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순현금이 많아 올해 역대 첫 적자가 크게 부담스럽지 않고, 휴장→비대면 슬롯머신 개장→일부 대면 테이블 게임 오픈→점진적인 테이블 가동률 상승 순서로 이익 성장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항공산업은 대한항공을 제외하고는 2022년이 돼야 본격적으로 영업이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대한항공은 예외다. 화물 항공 수요 증가와 경쟁사 구조조정의 반사이익 등으로 내년 영업이익이 4000억원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주가에 내년 실적 전망이 반영되고 있는 만큼 회복 탄력성이 낮은 업종에 투자하는 ‘역발상’도 고려해볼 만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편득현 NH투자증권 자산관리전략부 부장은 “백화점, 호텔 등 회복 탄력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종목들의 이익 전망치가 한꺼번에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며 “이런 종목에 선제적으로 투자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