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오른쪽)가 3번홀에서 이글을 기록한 아들 찰리를 축하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오른쪽)가 3번홀에서 이글을 기록한 아들 찰리를 축하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5·미국)의 아들 찰리(11)가 ‘전국 방송 데뷔전’에서 생애 첫 이글을 낚아챘다.

우즈와 찰리가 한 팀을 이룬 ‘팀 우즈’는 20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리츠칼턴GC(파72)에서 열린 PGA 챔피언스(시니어)투어 이벤트대회인 PNC챔피언십 3번홀(파5)에서 이글을 기록했다. 메이저 대회와 플레이어스챔피언십 우승자 등 20명이 가족과 짝을 이뤄 출전한 이번 대회에서 나온 첫 이글이다.

찰리는 아버지의 도움 없이 자신의 실력만으로 이글을 뽑아냈다. 이번 대회는 같은 팀의 선수 두 명이 샷을 하고 두 개의 샷 중 더 좋은 쪽을 택한 뒤 두 명 모두 그 지점에서 다음 샷을 하는 방식으로 열렸다. 1번홀(파4)에서 찰리의 버디 퍼트로 기분 좋게 출발한 팀 우즈는 3번홀에서 티샷부터 찰리의 공을 택했다. 찰리는 175야드를 남기고 우드로 두 번째 샷을 쳤고 공은 홀 옆 1m 남짓한 곳에 멈춰섰다. 찰리는 직접 퍼트까지 넣어 함박웃음을 짓던 아버지로부터 축하를 받았다. 미국 골프닷컴은 “찰리가 대회에서 이글을 기록한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전했다.

이번 대회 최연소 출전자인 찰리가 포함된 팀 우즈는 주로 성인들로 이뤄진 참가자들 사이에서도 주눅들지 않고 경기를 풀어갔다. 4~7번홀에서 연속 버디로 기세를 이어갔고, 9번홀(파4)에서 1타를 더 줄이며 전반을 8언더파로 마쳤다. 후반 들어 스코어를 줄이는 속도가 더뎌졌으나 찰리가 16번홀(파4)에서 샷 이글에 가까운 두 번째 샷을 구사하며 분위기를 바꿨다. 팀 우즈는 이날 10언더파 62타의 스코어카드를 작성했다. 14언더파 58타를 친 맷 쿠처(42·미국)와 아들 캐머런(13) 조에 4타 뒤진 공동 6위다. 우즈는 “찰리와 나 모두 승리욕이 있다”며 “우리는 이기고 싶다”고 했다.

우즈 부자는 이날 보라색 상의에 검은 바지를 나란히 맞춰 입고 나왔다. AP통신 등은 “찰리가 우즈의 스윙뿐만 아니라 티샷한 뒤 공이 날아가는 중에 티를 뽑아 들거나, 퍼트를 하고선 공이 홀 쪽으로 굴러가는 동안 발걸음을 옮기는 행동 등이 닮았다”고 설명했다.

찰리는 2009년 우즈와 그의 전 부인 엘린 노르데그렌 사이에서 태어났다. 우즈와 노르데그렌은 2010년 8월 이혼했다. 우즈는 대회에 앞서 찰리를 골프 선수로 키울지 묻자 “찰리의 생각에 달렸다”고 했다. 찰리는 지난 8월 지역 주니어 대회에서 우승하는 등 일찌감치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