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주요 관광지·스키장 '썰렁'…전통시장·시내 명소도 한산
선별진료소 인파 몰려…드라이브 스루 진료소엔 차량행렬 꼬리
한파에다 코로나 신규 확진자 최다 기록…시민들 '두문불출'
일요일인 20일 전국이 한파로 얼어붙은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도 역대 최다를 기록하자 시민들은 거의 외출을 자제한 채 집에 머무르는 모습이었다.

주요 관광지는 방문객이 평소보다 눈에 띄게 줄어들어 썰렁한 분위기였으며, 지역별 선별진료소에는 코로나19 검사를 받으려는 시민들 행렬이 길게 늘어섰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하루 최다 확진자가 발생한 강원도 스키장에도 방문객 발길이 줄어들었다.

정선 하이원 스키장 입장객은 이날 오후 1시 현재 770여 명으로, 전날 입장객 1천400여 명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승강장 입구, 곤돌라 탑승장, 스키하우스 등 리조트 시설 곳곳에 배치된 하이원 스키장 직원들은 방문객의 사회적 거리두기 안내에 분주했다.

스키장 발 확진자가 발생한 평창 한 스키장은 지난 16일부터 이날까지 영업을 중단한 상태다.

제주도에서도 종교시설과 학교, 시장 등 지역감염 확산이 심해지고 있어 대부분 시민이 외출을 꺼리는 등 자발적인 거리두기에 들어간 모습이다.

제주시 구도심 주요 상권인 칠성로 일대와 동문시장은 인근 동문 성당과 한라 사우나 등에서 확진자가 다수 발생한 탓인지 한산하기 짝이 없었다.

부산에서도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가동된 지 6일째인 이날 평소 주말이면 해변 카페를 찾는 시민들로 차량 정체가 빚어졌던 기장 해안도로도 교통량이 그리 많지 않았다.

부전시장, 구포시장 등 전통시장도 썰렁했다.

동래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김모(45) 씨는 "카페가 테이크아웃밖에 되지 않으니 주말 눈에 띄게 밖으로 나온 시민들이 줄어든 것 같다"며 "평일에는 직장인 손님이라도 있었는데 주말은 식당을 찾는 사람이 더 없다"고 말했다.

경남 주요 명소에도 관광객 발길이 뚝 끊겼다.

통영 케이블카는 오후 1시 기준 600여 명이 탑승해 평소 주말보다 탑승객이 3분의 1에도 못 미쳤다.

사천바다케이블카 역시 오후 1시까지 탑승객이 500명에도 미치지 못해 썰렁했다.

전북 전주한옥마을의 경기전과 전동성당 등 명소는 찾는 인파가 뜸해 한산했다.

점심에도 음식점과 카페 대부분은 손님을 찾기 어려웠고 길거리 음식을 파는 몇몇 상점은 아예 문을 닫은 상태였다.

한 상인은 "지난해보다 매출이 절반 이상 줄었다"며 "주말에는 나아질 거라고 기대했는데 보다시피 돌아다니는 사람이 없다"고 토로했다.

수도권 명소인 인천 송도 센트럴파크와 중구 차이나타운 등지도 한산했다.

인천시 남동구 만수동에 사는 김모(35·여) 씨는 "주말이지만 수도권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계속 늘어 밖에 나갈 엄두가 나지 않는다"며 "날씨도 추워 주말 이틀 내내 집에만 있는데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신규 확진자가 10여 명 발생한 광주에서는 충장로와 상무지구 등 일부 식당과 게임방 등에는 마스크를 착용한 젊은이들로 북적거렸다.

고교생 최모 군은 "지난주 기말시험이 끝나서 친구들끼리 충장로에 나왔다"며 "음식도 같이 먹고 게임방에서 가서 게임도 즐겼는데 좀 불안하긴 했다"고 말했다.
한파에다 코로나 신규 확진자 최다 기록…시민들 '두문불출'
주말 한파 속에 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발생한 동해, 강릉, 평창 등 각 시·군 보건당국 관계자들은 역학·전수 검사로 비지땀을 흘렸다.

전날 37명 확진자가 무더기로 쏟아진 동해시는 27일까지 '동해 멈춤'을 시행하고 전 시민을 대상으로 진단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날 오전 동해 종합운동장에서 시행 중인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는 진단 검사를 받으려는 시민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큰 혼잡을 빚기도 했다.

긴 차량 행렬이 늘어선 선별진료소를 찾은 동해 시민들은 검사를 기다리다 지친 나머지 아예 포기하고 돌아가는 모습도 보였다.

경남 창원시에도 지난 17일부터 창원종합운동장에 설치한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에도 시민들이 검사를 받으러 오는 차량 행렬이 꼬리를 물었다.
한파에다 코로나 신규 확진자 최다 기록…시민들 '두문불출'
교회 신도들은 온라인으로 예배를 보고, 예비부부들은 제한된 규모로 결혼식을 진행했다.

대전지역에서는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시행으로 예배 참석인원이 좌석 수의 20% 이내로 제한됨에 따라 대부분 교인은 가정에서 온라인으로 실시간 중계되는 설교를 들으며 마음의 평화를 찾았다.

대전새로남교회 교인인 김모(52) 씨는 "교회에서 직접 예배를 드리는 것과 집에서 인터넷으로 하는 것에 차이가 크지만,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노력에 동참하기 위해 매주 온라인 예배를 드리고 있다"고 말했다.

인원을 100명 미만으로 제한해야 하는 결혼식장도 한산했다.

이날 대전 호텔ICC에서 딸을 결혼시킨 박모(59) 씨는 "첫 아이 결혼식이라 많은 분을 모시고 싶었지만, 하객들께 죄송하다"며 "그래도 대부분 지인이 방역수칙을 이해하고 마음을 담아 축하해 주셨다"고 말했다.

(권숙희 박지호 변우열 손현규 손형주 이강일 이영주 이정훈 이재현 전승현 정경재 정윤덕 기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