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열풍, 친환경차와 고급차의 약진, 사상 최대 수입차 판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도 불구하고 올해 증가세를 기록한 국내 자동차 시장의 특징이다. 코로나19 확산 초기 수출 급감과 생산차질로 최악의 한 해를 우려했지만 2분기부터 회복세에 접어들었다. 하반기엔 판매량이 급증하면서 SUV 등 레저용 차량 판매량은 세단 판매량을 처음으로 추월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가 국내 승용차 시장의 판도를 바꾼 한 해라고 분석했다.
차박 열풍…SUV, 대세로

SUV가 휩쓴 2020년 車시장

20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올 1~11월 국내 승용차 판매량은 작년 동기보다 약 8% 증가한 126만111대다. SUV, 밴형 차량(CDV) 등 레저용 차량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총 65만3880대가 판매돼 세단 판매량(60만6231대)을 5만 대 이상 웃돌았다.

업계에서는 올해 처음으로 세단이 아닌 레저용 차량이 전체 승용차 판매량의 절반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달까지 레저용 차량의 비중은 51.9%다. 이 비중은 5년 전까지만 해도 38.3%에 그쳤다. 레저용 차량 판매 급증은 출퇴근 및 여행 시 대중교통보다 자차를 선호하는 사람이 많아진 데다 ‘차박(차 안에서 즐기는 캠핑)’ 등을 즐기는 레저 수요가 커진 영향이다. 지난달까지 판매량은 56만1568대. 올해 팔린 레저용 차량 10대 중 9대가 SUV인 셈이다.

‘베스트셀링’ SUV는 7만6892대가 팔린 기아자동차의 쏘렌토가 차지했다. 지난 3월 4세대 모델이 출시된 후 월평균 1만 대 이상의 판매를 기록 중이다. 현대자동차 팰리세이드(5만8822대), GV80(3만745대) 등 대형 럭셔리 SUV도 증가세를 거들었다. 소형 SUV 판매는 지난해 16만 대에서 올해 약 20만 대로 급증했다.

제네시스 첫 10만 대 판매 돌파할 듯

친환경차의 도약도 두드러졌다. 지난달까지 누적 14만8857대가 팔렸다. 이미 지난 한 해(11만219대) 판매량을 웃돈다. 하이브리드 모델은 작년 7만 대 선에서 올해 11만 대로 급성장했다. 다만 국산 전기차는 2만9000대로 작년과 비슷한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테슬라 모델3에 수요가 몰렸지만 내년에 현대차 아이오닉5가 나오면 국산 전기차 시장도 본격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의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도 올해 돌풍의 주역이었다. 11월까지 누적 판매량(9만6084대)은 작년 대비 약 2배 급증했다. G80과 GV80이 각각 4만9000대, 3만 대의 판매액을 올렸다. 올해 전체로는 첫 10만 대 돌파가 예상된다.

수입차도 큰 인기를 얻었다. 지난 1~11월 신규 등록된 수입차는 24만3440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3.4% 증가했다. 정부가 소비 진작을 위해 차량 판매가에 붙는 개별소비세를 인하하면서 수입차를 선택한 소비자가 많아졌다는 분석이다. 수입차협회 공식 집계에 포함되지 않는 테슬라(1만1601대)까지 합하면 지난달까지 수입차 누적 판매량은 25만 대를 넘어선다. 이달 약 5000대만 더 판매되면 기존 최고치였던 2018년 26만705대를 넘어선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