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내 사제간 성관계 묵인 속 '성폭력 사각지대' 우려
최대 해임 등 징계 방안 추진
옥스퍼드대, 교수-학생간 '부적절 관계' 금지 명문화
영국 옥스퍼드대가 교수와 학생 간 성관계를 공식적으로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영국 더타임스가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옥스퍼드대는 교수나 지도 담당 교직원이 학생과 연인 관계를 맺거나 성적으로 접촉하면 최대 해임에 이르는 징계를 내리도록 학내 정책을 변경할 계획이다.

현 정책은 교직원이 학생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어선 안 된다고 강력하게 권고하는 수준이다.

접촉 시 교직원이 소속 부서에 신고할 의무는 명시했으나 제재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고 있다.

이미 옥스퍼드대 산하 일부 칼리지는 사제 간 성관계를 금지하는 정책을 도입했다.

옥스퍼드대는 내년에 대학 전체를 관할하는 정책을 개편할 예정이다.

이런 움직임은 영국 대학에서 교수와 학생 사이 부적절한 관계가 어느 정도 용인되는 분위기 때문에 학생들이 성폭력 사각지대에 놓인다는 비판이 커지는 와중에 나왔다.

학생들은 특히 나이 든 남성 교수가 어린 여제자와 성관계를 맺어도 묵인하는 성차별적 문화가 오랫동안 있었다고 지적한다.

이 때문에 학생들이 성추행 피해를 당할 위험이 커지고, 교수가 성적을 떨어뜨릴까 봐 제대로 반발하지도 못한다고 이들은 비판한다.

실제로 영국 명문대학 연합체 러셀그룹 소속 24개 대학 중 교수와 학생 간 부적절한 관계를 금지한 곳은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 1곳 밖에 없다.

UCL도 올해 초에야 관련 규정을 도입했다.

여성인권 운동가이자 옥스퍼드대 로즈 장학생 출신인 나오미 울프는 가디언에 "재학 당시 여학생과 성관계를 하려 하는 것으로 악명 높은 교수들이 있었다"고 말했다.

올해 초엔 케임브리지대 교직원이 가명으로 대학 신입생들이 교수들과 성관계를 하는 내용의 소설을 출간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 대학 피터 허친슨 박사는 2015년 학생들에게 성추행을 저지른 의혹을 받고 사임했는데, 같은 해에 이런 소설을 펴낸 것으로 밝혀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