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도포인트, 외식업 한파에도 질주…비결은 2500만명 '단골 빅데이터'
외식업계의 위기 속에 관련 빅데이터로 고속 성장하는 벤처기업이 주목받고 있다. 소상공인을 위한 국내 최대 고객관리 플랫폼 도도포인트를 운영하는 스타트업 스포카가 주인공이다.

도도포인트는 음식점, 카페 사장들이 종이에 스탬프를 찍어주거나 손으로 적어놔야 했던 각종 포인트 등 적립 혜택을 온라인 세상으로 끌어들인 서비스다. ‘커피 10잔 마시면 1잔 무료’, ‘구매액의 3% 포인트로 적립’ 등의 서비스를 앱 하나로 해결할 수 있게 했다. 식당 단골손님과 점주 모두가 열광했다. 창업 9년 만인 올해 누적 가입자 수가 2500만 명까지 늘었다.
도도포인트, 외식업 한파에도 질주…비결은 2500만명 '단골 빅데이터'
스포카는 올해 최악의 위기를 맞았다. 외식업과 함께 성장해온 기업인 만큼 매장을 찾는 소비자들이 줄어 직격탄을 맞았다. 배달 매출은 도도포인트에 적립되지 않기 때문에 외식업 침체는 곧 도도포인트의 위기로 이어졌다. 스포카는 대안을 빠르게 내놨다. △쿠폰 발행을 통한 문자 서비스를 대행하고 △외식업장의 식자재 비용 관리 전용 앱을 내놓는 등 2개의 처방전을 꺼냈다.

위기에 몰린 음식점 점주들은 고객 재방문을 유도하기 위해 올해 할인 쿠폰을 대대적으로 뿌렸다. 도도포인트는 이를 대행했다. 그동안 적립을 통해 쌓인 고객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관리한 게 위기 때 빛을 발했다. 점주의 선택에 따라 ‘매장에 3회 이상 방문한 20대와 30대 여성에게만 맞춤 쿠폰을 발송해 주세요’, 또는 ‘3년 이상 된 단골손님 중 지난 1년간 5회 이하 방문한 분에게만 쿠폰을 발송해 주세요’ 등의 개인 맞춤형 서비스가 가능했다. 최재승 스포카 대표(사진)는 “쿠폰 문자 발송에 따른 수수료 매출이 전년 대비 50% 늘었다”고 말했다.

‘데이터 축적의 힘’을 실감한 스포카는 외식업 점주들의 식자재 구매 관리 사업에도 진출했다. 출시 4개월여 만에 점주 7000명 이상을 끌어모았다. 지난 8월 식자재 구매 영수증을 스마트폰으로 촬영하면 자동으로 지출 내역을 정리해주는 모바일 앱 ‘도도카트’를 출시했다. 외식업 경기가 어려워질수록 자영업자들은 식자재 재고 관리가 중요해진다. 점주들은 도도카트 앱을 통해 1개월간 가장 많이 발주한 식자재가 무엇인지, 얼마에 샀는지 등을 한눈에 알 수 있다. 자주 구매하는 농산물 품목의 시세도 앱을 통해 알려준다.

도도카트는 무료다. 스포카는 모바일 앱 사용이 익숙하지 않은 중·장년층 점주들을 위해 명세서를 모아 회사로 보내주면 도도카트를 통해 자동으로 정리해주는 서비스도 하고 있다. 영수증 입력만으로 식자재 납품업체 1만2000곳, 식자재 거래 품목 14만 개의 정보가 모였다. 월 40억원 이상의 거래 대금이 도도카트에 입력되고 있다. 최 대표는 “국내 식자재 유통시장이 연 38조원에 달하지만 시장 규모에 비해 정보기술(IT) 인프라가 크게 뒤처진다는 점에 착안했다”며 “당장 수익이 나지 않고 서버 관리 비용만 지출하는 상황이지만 농수산물 거래 정보가 쌓이기 때문에 귀중한 데이터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스포카 매출은 2017년 32억원에서 지난해 101억원으로 늘었다. 올해도 ‘코로나19 방어전’에 성공해 전년보다 소폭 성장한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