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3인 상황진단…"일부 효과 있겠으나 방역 허점 생길듯"
"문 닫게해도 모임 이어가…5인 이상 금지가 더 직접적 조치"
3단계 없이 '5인이상 모임 금지'…"풍선효과·사각지대 우려도"
서울시, 경기도, 인천시 수도권 3개 시도가 오는 23일부터 내년 1월 3일까지 '5인 이상'의 사적 모임을 금지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을 발동함에 따라 방역 효과에 관심이 쏠린다.

3개 시도는 21일 오후 각각 기자회견을 열어 이 같은 방침을 발표했다.

이번 행정명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를 꺾기 위한 특단의 조치로, 5인 이상 규모의 동창회나 동호회, 송년·신년회, 직장 회식, 집들이, 돌잔치, 회갑·칠순연 등이 모두 금지된다.

결혼식과 장례식은 예외로, 지금처럼 50인 미만으로 진행할 수 있다.

5인 이상 모임 금지는 현행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의 10인 이상 집합금지 조치보다도 강력한 것이다.

그러나 일각에선 전국적인 거리두기 단계 격상 없는 이런 '핀셋 방역' 조처만으로는 제대로 된 효과를 거두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이번 조치가 수도권에 국한되는 만큼 가까운 비수도권에서 모임을 갖는 '풍선효과'가 생길 수도 있고, 또 지자체가 사적 모임까지 하나하나 다 관리할 방법도 없다는 것이다.

다음은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기모란 국립암센터 교수 등 3명의 상황진단과 제언을 정리한 것이다.

◇ 김우주 교수 "행정명령으로 확산세가 완전히 꺾이진 않을 듯"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로 인해 수도권 내 신규 확진자 수가 다소 줄 수는 있겠지만 (잠복감염이) 이미 지역사회 내에 많이 퍼진 상황에서 확산세가 완전히 꺾이지는 않을 것 같다.

사적 모임을 어떻게 모니터링할지, 또 이번 조처가 과연 실효성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또 이런 방식으로는 '풍선효과', '사각지대'가 계속 생기게 된다.

이미 연말연시 실내 시설 예약이 많고, 이는 대다수 비수도권에 몰려 있다.

이런 상황에서 거리두기를 1.5단계로 낮춘 지방자치단체도 있다.

◇ 천은미 교수 "수도권 밖에선 모임 가능…풍선효과 우려"
3개 시도의 강한 조처로 일부는 효과가 있겠지만 방역 허점은 생긴다고 본다.

수도권 밖으로 나가면 10명이 모여도 되는 것이다.

이 방법으로는 분명히 풍선효과가 생긴다.

수도권에서도 음식점은 열려 있으니 4명이 가서 식사하면 된다.

4명, 4명 나눠서 떨어져 앉아도 된다.

결국 갈 수 있는 곳이 있으니 감염의 고리는 계속될 것이다.

오히려 거리두기를 3단계 올려서 확진자 수를 줄이는 게 나을 듯하다.

단계 격상을 통해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이 다 문을 닫고 재택근무를 하면서 이동이 제한돼 하는데 결국 (이번 조치는) 다중이용시설은 모두 열어두고 이동 제한 없이 모임 인원수만 줄이는 것이다.

◇ 기모란 교수 "5인 이상 모임 금지는 거리두기 보다 직접적인 조치"
방역의 원칙은 마스크 착용과 사람 간 접촉을 줄이는 것이다.

현재 거리두기를 2.5단계로 올려서 오후 9시 이후에는 업소의 문을 닫게 해도 모임을 이어가고 있다.

이런 경우 방역 효과가 안 나온다.

5인 이상 모이지 말라고 하는 게 더 직접적인 조처라고 본다.

우리가 유럽처럼 '록다운'(일종의 봉쇄 개념)할 것은 아니고, 3단계 조치로 만든 것(수칙)도 모든 업장 문을 닫도록 하는 간접적인 방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