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변창흠 국토부 장관 후보자의 과거 식견은 낙제점"이었다고 지적했다. /사진=연합뉴스
오세훈 전 서울시장(사진)이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 "미래 안목은 짧았고, 과거 그의 전문가적 식견은 낙제점이었다. 그를 중용했던 박 시장과 문 대통령의 식견도 그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오 전 시장은 21일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변 후보자가 2014년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 취임 당시 '장기전세주택(시프트)' 제도를 축소한 것과 관련 이같이 밝혔다.

오 전 시장은 "당시 민주당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장기전세주택을 추진한 이유는 '임대아파트는 저소득층이 사는 좁은 평형 일색에, 분양주택과 멀찌감치 섬처럼 떨어져 배치하는 주거'라는 부정적 낙인을 깨끗이 지우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최초 정책의 설계의도가 그러했는데, 당시 변창흠 교수는 민주당 반대의 논거를 제시했고 그 의미를 부정했었다"면서 "사실상 (시프트를) 폐기하겠다는 것이었고, 실제로 물량을 대폭 줄었다. 그 이유는 임대아파트 치고 규모가 너무 크고 임차료도 너무 저렴하다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또 "주택정책을 시혜적 측면의 복지 영역으로 몰아넣다 보니 수요층이 원하는 주택공급이 아니라, 살만한 집에 대한 기준을 공공이 정해버리는 공급자 중심의 철학이 드러났던 것이고, 장기전세주택을 적대시하는 취임 일성이 그 증거인 셈"이라고 덧붙였다.

오 전 시장은 "이후 문 정부의 LH공사 사장님으로 영전하셨으니 그 후 이 정책에 대한 행적은 짐작하고도 남는다"면서 "변 사장의 방해에도 불구하고 2007년부터 지금까지 공급한 시프트가 약 3만3000세대, 시기를 달리해 그것도 요지에 공급했으니 공급당시 가격보다 어림잡아 8조원 이상의 시세차익이 공공의 자산으로 고스란히 쌓여있다"고 말했다.

박 전 시장과 변 사장의 호흡맞춘 방해가 없었다면 서울에 벌써 6만세대 이상 공급되면서 많은 정책효과가 있었을 것이라고도 했다.

그는 "미래지향적이고 바람직한 제도를 물려줬는데 운영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을 보완해 국민 편익을 도모하고 미래에 대비할 생각은 못하고, 칼자루 잡았다고 초기의 반대논리를 관철하겠다고 덤볐고, 이를 관철해낸 사람이 국토부 장관 후보가 됐다"고 우려했다.

또 "제도의 개념과 취지가 동일한 중형공공임대는 열심히 실천하겠다고 다짐한다? 아마도 미래를 내다보지 못한 본인이 내심 부끄러울 것"이라고 말했다.

오 전 시장은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한다. 변창흠 후보자도 이런 실수를 인정하고, 책임있는 자리에서 정책을 대하는 마음가짐을 새로이 해야 할 것"이라면서 "부실한 전문가가 국가 정책과 미래에 미치는 해악 때문에 너무도 많은 국민이 영문도 모른 채 손해를 본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변 후보자를 LH 사장으로 중용한 대통령과 장관이 이제 와서 중형공공임대를 주요 해법으로 들고나온 것도 앞뒤가 맞지 않는 부실한 행태다. 정책에 정파성과 이념을 우겨넣으면 시장과 미래가 용서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