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도시역사관 1층에 전시된 코로나(CORONA) 자동차. 강준완 기자
인천도시역사관 1층에 전시된 코로나(CORONA) 자동차. 강준완 기자
“코로나19에 감염된 자동차?"

인천 송도국제도시 인천도시역사관 1층에는 모델명이 ‘코로나’인 구형 자동차가 전시돼 있다. 올 한 해 세계를 감염공포로 몰아넣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같은 이름의 자동차다.

인천시 도시역사를 알아보기 위해 찾아온 관광객들과 학생들은 코로나19와 이름이 같은 것을 확인하고 신기한 듯 직원들에게 사연을 묻기도 했다.

인천도시역사관 1층 로비에 전시된 차량은 신진자동차가 1970년 제조·판매한 소형 세단형 자동차다. 1955년에 설립된 신진자동차가 1965년 새나라자동차 부평공장을 인수하고 일본 도요타자동차와 기술협력을 통해 국내에서 시판한 차량이다. 신진자동차는 한국GM과 쌍용자동차의 전신이다.

1966~1972년 국내 시장에 판매된 코로나 자동차 한 대 값은 83만7000원(1970년 기준). 당시 택시 기본 요금이 60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고가였다. 지역마나 다르긴 하지만 현재 택시 기본요금을 평균 3500원으로 가정한다면 4800여만원에 해당되는 고급차인 셈이다. 총 4만4000여대가 국내서 팔린 것으로 알려져있다.

엔진은 4기통, 배기량은 1490cc로 소형 세단이었지만, 디자인이 예쁘고 국내 도로사정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은 자동차였다. 당시 신진자동차는 신문광고에 ‘70년대를 리드할 코로나’ ‘거대 변혁의 70년대 상징 자동차’로 홍보했다.

신진자동차는 이후 세단 크라운, 퍼블리카 등을 국내에 선보이는 등 한국 자동차 역사를 만들어갔다. 도요타자동차가 1972년 신진자동차와 기술제휴를 중단하면서 GM코리아, 새한자동차, 대우자동차. 한국GM으로 지분이 넘겨지면서 우여곡절을 겪었다.

코로나(Corona)는 태양 주위에 타 오르는 불길이란 뜻으로 흔히 '태양관'으로 불린다. 이런 의미 때문에 코로나는 자동차, 맥주, 가수, 화폐단위 등 다양한 명칭으로 사용되고 있다.

지난 2017년 개관한 인천도시역사관은 1883년 인천항 개항 이후 개항장, 서구유럽의 조차지, 식민시대 산업도시, 군수공업도시, 인천경제자유구역으로 이어지는 도시역사 자료를 전시하고 있다.

박물관 관계자는 "로비에 있는 코로나 자동차는 2018년 개인소장자로부터 구입해 전시하고 있다"며 "자동차 마니아들이 50년 전 세단형 자동차에 대한 자료를 찾기 위해 방문하고, 최근에는 청소년들이 코로나19와 이름이 같은 자동차가 있다는 정보를 듣고 자주 구경오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화재교통박물관 홈페이지 캡처.
삼성화재교통박물관 홈페이지 캡처.
인천=강준완 기자 jeff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