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카 렌더링 이미지/사진=애플인사이더 캡처
애플카 렌더링 이미지/사진=애플인사이더 캡처
애플이 오는 2024년을 목표로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를 탑재한 소비자용 자율주행 차량을 생산한다.

2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애플에 정통한 여러 소식 정보통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그간 애플이 자율주행 차량을 준비하고 있다는 관측은 여러 차례 나왔지만, 구체적인 시점이 정해진 건 이번이 처음이다.

자율주행 차량 개발을 위해 애플은 오랜 기간 공을 들여왔다. 애플은 2014년부터 코드명 '프로젝트 타이탄'으로 불리는 애플의 자율주행차 사업부를 신설했고, 2017년에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교통당국(DMV)으로부터 자율주행차 기술을 시험하기 위한 공용도로 주행을 허가받기도 했다.

일각에선 프로젝트 타이탄이 근 5년에 걸쳐 연이은 해고 등을 단행하자 애플이 자율주행차 계획을 포기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었다. 다만 애플은 앞서 2018년 테슬라 출신인 더그 필드 부사장을 영입하는 등 자율주행차 구동을 위한 소프트웨어(SW) 개발과 함께 완성차 생산 사업에 전면 착수한 것으로 보인다.

매체에 따르면 자율주행 차량 사업에서 애플의 라이벌은 우버나 알파벳의 웨이모 등 자율주행 로봇택시를 개발하고 있는 업체가 될 전망이다. 로이터는 "애플의 목표는 직접 소비자 시장을 겨냥한 개인용 차량을 만들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를 위해 애플은 전기차를 구동할 수 있는 차세대 배터리 개발에 착수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애플은 비용은 크게 줄이면서도 차량의 이동 거리는 늘릴 수 있는 새로운 설계를 적용한 배터리 개발에 착수했다.

매체는 "개별 배터리 셀 부피를 키우고 배터리와 내용물을 감싸는 파우치와 모듈을 없애 배터리 팩 사이즈를 줄인 독특한 '모노셀' 디자인을 채택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디자인은 배터리 팩 활성도를 높여 주행가능 거리를 늘려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애플은 과열 가능성이 적은 리륨인산철(LFP) 배터리 사용도 검토하고 있다고 매체는 덧붙였다.

애플의 이같은 배터리 기술을 두고 한 소식통은 매체에"새로운 차원"이라면서 "아이폰을 처음 봤을 때와 같을 (혁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애플은 이에 대한 논평을 거부했다.

애플은 이와 함께 자율주행 차가 도로를 3차원으로 볼 수 있도록 도와주는 '라이다 센서'를 포함한 시스템 요소에 대해선 외부 제조사와 함께 협력할 전망이다. 애플의 자동차는 다양한 거리를 스캔하기 위해 자율주행 차량의 핵심인 라이다 센서를 여러 개 탑재키로 했다.

프로젝트 타이탄은 최근엔 자율주행 차량에 탑재되는 인공지능(AI) 칩 개발에도 착수했다는 관측도 나왔다. 대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TSMC와 함께 자율주행 전용 통합 칩을 만든다는 구상이다.

다만 매체는 애플의 자율주행 차량 출시가 다소 지연된 오는 2025년에 출시될 수도 있다고 했다. 애플이 자동차를 만들어 본적이 없기 때문에, 자동차 생산에 핵심인 부품 공급망을 관리하기 위한 생산 구상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다소 늦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매체는 "애플은 매년 전 세계에서 수급한 부품으로 수억개의 전자 제품을 만든다"면서도 "애플이 제대로 된 조립 공장을 갖추려면 연간 10만대의 차량을 생산해야 한다. 자동차 생산을 위해선 제조 파트너와 새롭게 손을 잡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애플의 전기차 사업 진출 소식이 전해지자 이날 장중 급락하던 애플의 주가는 반등했다. 이날 정규장에서 1.24% 오른 128.23달러로 거래를 마친 애플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2.6% 넘게 추가 상승 중이다.

반면 대표적 전기차 기업인 테슬라의 주가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에 공식 편입된 첫날 급락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테슬라 주가는 전날보다 6.5% 떨어진 649.8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