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18일 국토부 출입기자단과 온라인 간담회를 열고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18일 국토부 출입기자단과 온라인 간담회를 열고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사진)가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 재직 시절 신규 임용(개방형 직위, 외부 전문가)한 임직원 52명 가운데 최소 18명이 후보자와 인맥·학맥 등으로 얽혀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신규임용 52명 가운데 18명이 낙하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은 22일 SH로부터 제출받은 '신규임용 임직원 현황'과 '신규 임용자 지원서류'를 전수조사한 결과 이 같은 내용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특히 개방형 직위로 선발한 7명 중 6명은 변창흠 후보자와 학연 등 인맥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김은혜 의원실에 따르면 변창흠 후보자의 출신교인 서울대(경제학과, 환경대학원)를 비롯해 한국도시연구소, 서울연구원, 공간환경학회, SH도시연구원 출신 인사들이 채용자에 다수 포진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21일 오전 정부과천청사 서울지방국토관리청에 마련된 청문회 준비 사무실에 출근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21일 오전 정부과천청사 서울지방국토관리청에 마련된 청문회 준비 사무실에 출근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은혜 의원은 변창흠 후보자 사장 취임 이후인 2015년 1월부터 SH는 개방형 직위와 고위직 외부 전문가를 채용하기 시작한 점을 짚었다. 그전까지는 SH가 외부 인사를 고위직으로 채용한 전례가 없다.

변창흠 후보자 측은 김은혜 의원실에 "해당 분야의 전문가를 데려오기 위한 것"이라는 취지로 해명했다. 그러나 김은혜 의원은 "출신학교 동문뿐만 아니라 자신이 몸담은 기관의 출신 인사를 개방형 직위 및 전문가로 다수 임용함으로써 논란을 피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김은혜 "지인 등 이너서클에 높은 자리 내줘"

대표적 예로 변창흠 후보자와 함께 공간환경학회에서 활동하는 A씨를 SH도시연구소장에 앉힌 것이다. 변창흠 후보자가 직접 소장을 맡아 활동해 온 한국도시연구소 출신 B씨와 C씨도 각각 주거복지처장과 개발사업부 사무기술전문가로 채용했다.

또 변창흠 후보자의 장녀가 고교 입시를 준비하면서 이른바 '아빠 찬스'로 봉사활동 한 의혹이 제기된 '환경정의시민연대' 출신 인사도 2015년 7월 SH 홍보부 사무기술전문가로 채용됐다. 변창흠 후보자는 2005~2009년 환경정의시민연대 토지정의센터장으로 재직한 바 있다.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 /사진=연합뉴스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 /사진=연합뉴스
김은혜 의원은 "후보자는 탁월한 성과를 거둔 'SH 비정규직 전문가'에 대해서는 무기계약직 전환 약속을 져버렸으면서도 지인 등 이너서클에는 높은 자리도 쉽게 내줬다"면서 "국무위원·부처 수장 자격에 미흡하다. 국민 앞에 납득할 만한 해명을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변창흠 후보자는 SH 사장 시절 비정규직의 무기계약직 전환을 사실상 거부한 사실이 알려졌다.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내건 문재인 정부 철학과 거리가 있는 행보라는 지적이 나왔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