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택근무, 언택트, DT, 애자일..올해 10가지 HR화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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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코로나가 몰고온 HR 10대뉴스]
감염 방지 위해 채용 설명회도 '언택트'
DT전환에 1970년대생 대거 임원 올라
감염 방지 위해 채용 설명회도 '언택트'
DT전환에 1970년대생 대거 임원 올라
재택근무, 언택트, DT, AI채용...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휩쓸었던 2020년 인사담당자(HR)들에게 화두가 된 단어들입니다.
코로나19는 HR시장을 한순간에 뒤바꿨습니다. 채용시장에서는 각종 채용시험이 잇따라 취소·연기됐고, 언택트(비대면)채용과 AI(인공지능)채용이 도입됐습니다. 조직문화에도 큰 변화가 있었습니다. 감염방지를 위한 재택근무가 일반화 되면서, 화상회의 시스템 ‘줌(zoom)’이 인기를 끌었습니다. 4차산업혁명의 영향으로 DT(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조직으로 전환이 인사담당자들에게는 또 다른 숙제로 다가온 한 해였습니다. 올 한해 화두가 된 HR을 10개 단어로 정리했습니다. ◆재택근무
감염병 확산 방지를 위해 기업들은 잇따라 재택근무를 시행했다. 취업사이트 사람인이 기업 244곳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이후 기업 변화'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재택근무 도입 및 확대'(75.6%, 복수응답)가 가장 많았다. 이어 시차출퇴근제(39.7%), 원격근무 시스템 도입(15.4%), 자율 출퇴근제(15.4%) 등이 뒤를 이었다.
회사내 집단 모임공간을 없애기 위한 조치도 잇따랐다. 칸막이·파티션을 사무실과 식당에 설치하는가 하면, 회의실·탕비실 등 공용공간 폐쇄,사무실 축소도 시행 했다. ◆Zoom
재택근무로 인해 일하는 방식에도 변화가 왔다. 화상회의 시스템 '줌(zoom)'을 통해서 회의를 하거나, 상시적인 성과관리 시스템의 도입, 협업툴이 잇따라 인사분야에서 논의됐다.온라인 화상회의 줌 이용자는 2019년 12월 기준으로 하루 1000만명이었는데 재택근무가 시작된 4월부터는 하루 이용자 숫자가 3억명까지 늘었다. 줌회의가 많아지면서 '줌 피로(Zoom Fatigue)'라고 불리는 온라인 화상회의 피로증후군이 나타나기도 했다.
보이지 않는 직원을 관리하기 위한 성과관리 시스템 즉 △평가제도 운영에 대한 판단기준이 있는가 △평가의 변별력이 확보됐는가 △평가자에 대한 권한분배가 합리적인가 △평가요소가 너무 많지는 않은가 등에 대한 논의도 활발했다. 언택트 업무환경에서 직원들 사이의 소통과 공유를 위한 협업 툴 '슬랙(Slack)'이 인기를 끌기도 했다.
◆DT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최근 새해 3대 경영 키워드로 △질(質) 경영 △애자일(agile·날렵하고 민첩한)△디지털 전환(DX)을 제시했다. 사람의 자의적 판단이 아니라 데이터를 기반으로 의사결정을 내리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발굴, 업무 효율화 등에도 인공지능(AI)을 비롯한 첨단 기술을 적극 활용하라는 것이다.
코로나19는 기업들의 디지털 전환을 더 빠르게 앞당겼다. 광고업계는 데이터 기반의 디지털화가 산업표준이 됐다. 특히 모바일을 통한 업무가 일상화 되면서 금융업은 빅데이터를 활용한 고객관리, 마케팅을 더욱 빠르게 추진하고 있다.
◆호칭 파괴
지난 10월 31일 하나금융지주는 임직원에게 영어 이름을 설정해 등록하라고 공지했다. 이에따라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영어 이름을 'JT'로, 지성규 지성규 하나은행장은 '글로컬(Glocal)'로 정했다. 밀레니얼 세대들의 입사로 유연한 문화를 도입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빠르게 변하는 경영환경에서 생존을 위해서는 빠른 의사소통과 아이디어가 필요하기 때문이라는 이유에서다.
호칭뿐아니라 직급체계를 축소하는 기업도 늘었다. SK이노베이션은 내년부터 기존의 '사원-대리-과장-부장' 등의 직급을 없애고 '프로페셔널 매니저(PM)'직급으로 통일키로 했다. SK그룹은 임원직급을 '부사장'으로 통일하기도 했다.
◆1970년대생 임원
올해 기업 임원 인사의 특징은 '1970년대생(만41~50세)의 두각'이다. 그동안 중간관리자였던 이들이 기업을 이끄는 핵심인사가 된 것이다.
한화그룹에서는 1970년대생 첫 여성 CEO가 탄생했다. 한화역사는 김은희 한화갤러리아 기획본부장(42)을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한화종합화학 박흥권 사업부문 신임 대표, 박승덕 전략 부문 신임 대표도 1970년대생이다. LG그룹의 인공지능 연구 전담 조직인 ‘LG AI연구원’ 원장은 1976년생 배경훈 상무다. 이와함께 1977년생 이홍락 미국 미시간대 컴퓨터공학과 교수도 영입했다. 삼성전자의 종합기술원·무선사업부 등 주요 부서에서도 1977~1979년생 임원이 연이어 나왔다. 올해 롯데그룹은 신임 임원 총 50명 가운데 45명(90%), LG전자는 70%가 1970년생이다. X세대가 스타트업뿐 아니라, 대기업 임원의 주력 세대로 성장한 것이다. ◆연기·연기
코로나19는 공무원시험도 연기시켰다. 올해 2월25일 오후 3시 인사혁신처는 갑자기 보도자료 하나를 발표했다. 나흘앞으로 다가온 국가공무원 5급 공채·외교관후보자 선발 1차 시험을 잠정 연기한다는 내용이었다. 1949년 국가공무원 공채 후 71년만에 처음있는 일이었다. 5급 공채 연기에 따라 다른 공채시험, 자격증시험, 대졸 공채 일정 등도 줄줄이 취소 연기됐다. 한 차례 시험 연기됐지만 코로나19가 종식되지 않아 고사장 수를 지난해보다 크게 늘리기도 했다. ◆언택트 채용
코로나19는 기업들의 채용설명회도 '언택트(비대면)'로 바꿨다. 거의 모든 대학들이 학교문을 닫으면서 기업들의 채용설명회는 온라인을 통해 진행했다. SK그룹은 상반기 대졸공채를 앞두고 각 기업 인사담당자들이 스튜디오에서 사전 촬영을 해서 유튜브를 통해 채용설명회 영상을 내보냈다. 이 밖에도 삼성전자, 포스코, 롯데 등 상반기 채용을 진행했던 기업들은 모두 유튜브용 영상을 제작했다. 채용설명회 뿐아니라 채용박람회도 온라인이 대세가 됐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AI채용을 도입한 기업도 700여곳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는 채용의 공정성때문에 도입했지만 올해는 감염방지를 위한 목적이 많았다. ◆온라인 GSAT
삼성은 지난 5월30~31일 이틀간 처음으로 온라인 GSAT(삼성직무적성검사)를 실시했다. 삼성측은 "동안 대규모 현장 시험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을 줄이기 위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온라인 시험방식을 준비해 왔다"며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온라인 GSAT를 전격실시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응시자들에게 △응시자 유의사항 △휴대전화 거치대 △개인정보보호用 커버 등을 담은 응시자 키트를 우편 발송하고, 시험 약 1주일 전 예비소집을 통해 시스템을 사전에 점검했다. 논란이 될 수 있는 부정행위방지를 위해 부정행위 적발자에게는 5년간 향후 응시기회를 박탈하겠다고 공지하기도 했다. 삼성이 온라인 시험을 도입하자 LG도 하반기부터 온라인으로 입사시험을 실시했다. 또한, 감염방지를 위해 AI역량검사를 도입하는 기업도 크게 늘었다.
◆수시채용
지난해 현대자동차가 도입한 수시채용 바람이 거셌다. KT도 올초 공채를 폐지하고 수시채용을 통해 뽑기로 하겠다고 발표했고, SK그룹 관계자는 "올해 70%이던 공채 비율을 내년에는 50%로 단계적으로 줄이겠다"고 밝혔다. 상반기 대졸공채를 하지 않은 LG그룹은 하반기부터 수시채용을 통해 신입사원을 뽑겠다고 선언했다. 상반기 대졸공채를 진행했던 롯데는 하반기에는 일부 계열사를 중심으로 필요인력 충원에만 나섰다. 이밖에 한화, GS, 현대중공업 등도 모두 수시채용 대열에 동참했다. 기업들은 수시채용과 함께 인턴십을 통해 뽑는 '채용형인턴'을 잇따라 도입하기도 했다.
◆'네·카·라·쿠·배'
채용시장에 찬바람이 거셌지만 유독 'BBIS(바이오, 배터리, IT, 소프트웨어)기업들의 채용은 넘쳐났다. 전통적인 제조업의 채용은 줄지만 이들 기업들은 여전히 많은 인력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배터리 기업 LG화학, 삼성SDI와 코로나19 진단시약을 개발한 씨젠은 올해만 3~4회 채용을 진행했다. 플랫폼 기업인 '네·카·라·쿠·배(네이버,카카오,라인,쿠팡,배달의민족)'는 IT개발자를 못구해 수차례 채용을 해야 했다. 이들 기업들은 앱 개발자와 엔지니어를 뽑으면서 '입사 보너스 5000만원' 등을 제시하기도 했다. 여기에, 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농협은행 등도 IT 디지털 인력을 대상으로 수시채용을 진행하면서 IT인력은 코로나19시대에도 '귀한 몸'이 됐다. ◆공무원 쏠림
민간기업들이 코로나19로 채용을 줄이면서 구직자들은 공무원, 공공기관으로 쏠렸다. 공무원, 공기업의 채용규모도 역대 최대였다. 2017년 6023명을 뽑은 국가직 공무원 수는 이듬해 2018년부터 내리 6100명대를 유지하고 있다. 지방직 공무원도 2017년 1만7279명 신규임용에서 올해는 3만 2000여명을 뽑아 두배 가까이 늘었다. 이에따라 기업 입사를 준비하던 2030 구직자들은 공무원으로 발길을 돌렸다. 올해 국가직 9급 공무원 공채 필기시험(4985명 선발)엔 18만5203명이 지원했다. 올해 공공기관의 신규 채용 규모도 3만1000명으로 역대 최대였다. 채용규모가 많은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상반기 공채에는 4만2500여명이 지원해 64대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입학을 위한 법학적성시험(LEET) 지원자 수도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25개 로스쿨 입학정원(2000여 명)의 여섯 배가 넘는 1만2244명이 지원했다.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휩쓸었던 2020년 인사담당자(HR)들에게 화두가 된 단어들입니다.
코로나19는 HR시장을 한순간에 뒤바꿨습니다. 채용시장에서는 각종 채용시험이 잇따라 취소·연기됐고, 언택트(비대면)채용과 AI(인공지능)채용이 도입됐습니다. 조직문화에도 큰 변화가 있었습니다. 감염방지를 위한 재택근무가 일반화 되면서, 화상회의 시스템 ‘줌(zoom)’이 인기를 끌었습니다. 4차산업혁명의 영향으로 DT(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조직으로 전환이 인사담당자들에게는 또 다른 숙제로 다가온 한 해였습니다. 올 한해 화두가 된 HR을 10개 단어로 정리했습니다. ◆재택근무
감염병 확산 방지를 위해 기업들은 잇따라 재택근무를 시행했다. 취업사이트 사람인이 기업 244곳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이후 기업 변화'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재택근무 도입 및 확대'(75.6%, 복수응답)가 가장 많았다. 이어 시차출퇴근제(39.7%), 원격근무 시스템 도입(15.4%), 자율 출퇴근제(15.4%) 등이 뒤를 이었다.
회사내 집단 모임공간을 없애기 위한 조치도 잇따랐다. 칸막이·파티션을 사무실과 식당에 설치하는가 하면, 회의실·탕비실 등 공용공간 폐쇄,사무실 축소도 시행 했다. ◆Zoom
재택근무로 인해 일하는 방식에도 변화가 왔다. 화상회의 시스템 '줌(zoom)'을 통해서 회의를 하거나, 상시적인 성과관리 시스템의 도입, 협업툴이 잇따라 인사분야에서 논의됐다.온라인 화상회의 줌 이용자는 2019년 12월 기준으로 하루 1000만명이었는데 재택근무가 시작된 4월부터는 하루 이용자 숫자가 3억명까지 늘었다. 줌회의가 많아지면서 '줌 피로(Zoom Fatigue)'라고 불리는 온라인 화상회의 피로증후군이 나타나기도 했다.
보이지 않는 직원을 관리하기 위한 성과관리 시스템 즉 △평가제도 운영에 대한 판단기준이 있는가 △평가의 변별력이 확보됐는가 △평가자에 대한 권한분배가 합리적인가 △평가요소가 너무 많지는 않은가 등에 대한 논의도 활발했다. 언택트 업무환경에서 직원들 사이의 소통과 공유를 위한 협업 툴 '슬랙(Slack)'이 인기를 끌기도 했다.
◆DT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최근 새해 3대 경영 키워드로 △질(質) 경영 △애자일(agile·날렵하고 민첩한)△디지털 전환(DX)을 제시했다. 사람의 자의적 판단이 아니라 데이터를 기반으로 의사결정을 내리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발굴, 업무 효율화 등에도 인공지능(AI)을 비롯한 첨단 기술을 적극 활용하라는 것이다.
코로나19는 기업들의 디지털 전환을 더 빠르게 앞당겼다. 광고업계는 데이터 기반의 디지털화가 산업표준이 됐다. 특히 모바일을 통한 업무가 일상화 되면서 금융업은 빅데이터를 활용한 고객관리, 마케팅을 더욱 빠르게 추진하고 있다.
◆호칭 파괴
지난 10월 31일 하나금융지주는 임직원에게 영어 이름을 설정해 등록하라고 공지했다. 이에따라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영어 이름을 'JT'로, 지성규 지성규 하나은행장은 '글로컬(Glocal)'로 정했다. 밀레니얼 세대들의 입사로 유연한 문화를 도입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빠르게 변하는 경영환경에서 생존을 위해서는 빠른 의사소통과 아이디어가 필요하기 때문이라는 이유에서다.
호칭뿐아니라 직급체계를 축소하는 기업도 늘었다. SK이노베이션은 내년부터 기존의 '사원-대리-과장-부장' 등의 직급을 없애고 '프로페셔널 매니저(PM)'직급으로 통일키로 했다. SK그룹은 임원직급을 '부사장'으로 통일하기도 했다.
◆1970년대생 임원
올해 기업 임원 인사의 특징은 '1970년대생(만41~50세)의 두각'이다. 그동안 중간관리자였던 이들이 기업을 이끄는 핵심인사가 된 것이다.
한화그룹에서는 1970년대생 첫 여성 CEO가 탄생했다. 한화역사는 김은희 한화갤러리아 기획본부장(42)을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한화종합화학 박흥권 사업부문 신임 대표, 박승덕 전략 부문 신임 대표도 1970년대생이다. LG그룹의 인공지능 연구 전담 조직인 ‘LG AI연구원’ 원장은 1976년생 배경훈 상무다. 이와함께 1977년생 이홍락 미국 미시간대 컴퓨터공학과 교수도 영입했다. 삼성전자의 종합기술원·무선사업부 등 주요 부서에서도 1977~1979년생 임원이 연이어 나왔다. 올해 롯데그룹은 신임 임원 총 50명 가운데 45명(90%), LG전자는 70%가 1970년생이다. X세대가 스타트업뿐 아니라, 대기업 임원의 주력 세대로 성장한 것이다. ◆연기·연기
코로나19는 공무원시험도 연기시켰다. 올해 2월25일 오후 3시 인사혁신처는 갑자기 보도자료 하나를 발표했다. 나흘앞으로 다가온 국가공무원 5급 공채·외교관후보자 선발 1차 시험을 잠정 연기한다는 내용이었다. 1949년 국가공무원 공채 후 71년만에 처음있는 일이었다. 5급 공채 연기에 따라 다른 공채시험, 자격증시험, 대졸 공채 일정 등도 줄줄이 취소 연기됐다. 한 차례 시험 연기됐지만 코로나19가 종식되지 않아 고사장 수를 지난해보다 크게 늘리기도 했다. ◆언택트 채용
코로나19는 기업들의 채용설명회도 '언택트(비대면)'로 바꿨다. 거의 모든 대학들이 학교문을 닫으면서 기업들의 채용설명회는 온라인을 통해 진행했다. SK그룹은 상반기 대졸공채를 앞두고 각 기업 인사담당자들이 스튜디오에서 사전 촬영을 해서 유튜브를 통해 채용설명회 영상을 내보냈다. 이 밖에도 삼성전자, 포스코, 롯데 등 상반기 채용을 진행했던 기업들은 모두 유튜브용 영상을 제작했다. 채용설명회 뿐아니라 채용박람회도 온라인이 대세가 됐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AI채용을 도입한 기업도 700여곳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는 채용의 공정성때문에 도입했지만 올해는 감염방지를 위한 목적이 많았다. ◆온라인 GSAT
삼성은 지난 5월30~31일 이틀간 처음으로 온라인 GSAT(삼성직무적성검사)를 실시했다. 삼성측은 "동안 대규모 현장 시험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을 줄이기 위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온라인 시험방식을 준비해 왔다"며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온라인 GSAT를 전격실시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응시자들에게 △응시자 유의사항 △휴대전화 거치대 △개인정보보호用 커버 등을 담은 응시자 키트를 우편 발송하고, 시험 약 1주일 전 예비소집을 통해 시스템을 사전에 점검했다. 논란이 될 수 있는 부정행위방지를 위해 부정행위 적발자에게는 5년간 향후 응시기회를 박탈하겠다고 공지하기도 했다. 삼성이 온라인 시험을 도입하자 LG도 하반기부터 온라인으로 입사시험을 실시했다. 또한, 감염방지를 위해 AI역량검사를 도입하는 기업도 크게 늘었다.
◆수시채용
지난해 현대자동차가 도입한 수시채용 바람이 거셌다. KT도 올초 공채를 폐지하고 수시채용을 통해 뽑기로 하겠다고 발표했고, SK그룹 관계자는 "올해 70%이던 공채 비율을 내년에는 50%로 단계적으로 줄이겠다"고 밝혔다. 상반기 대졸공채를 하지 않은 LG그룹은 하반기부터 수시채용을 통해 신입사원을 뽑겠다고 선언했다. 상반기 대졸공채를 진행했던 롯데는 하반기에는 일부 계열사를 중심으로 필요인력 충원에만 나섰다. 이밖에 한화, GS, 현대중공업 등도 모두 수시채용 대열에 동참했다. 기업들은 수시채용과 함께 인턴십을 통해 뽑는 '채용형인턴'을 잇따라 도입하기도 했다.
◆'네·카·라·쿠·배'
채용시장에 찬바람이 거셌지만 유독 'BBIS(바이오, 배터리, IT, 소프트웨어)기업들의 채용은 넘쳐났다. 전통적인 제조업의 채용은 줄지만 이들 기업들은 여전히 많은 인력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배터리 기업 LG화학, 삼성SDI와 코로나19 진단시약을 개발한 씨젠은 올해만 3~4회 채용을 진행했다. 플랫폼 기업인 '네·카·라·쿠·배(네이버,카카오,라인,쿠팡,배달의민족)'는 IT개발자를 못구해 수차례 채용을 해야 했다. 이들 기업들은 앱 개발자와 엔지니어를 뽑으면서 '입사 보너스 5000만원' 등을 제시하기도 했다. 여기에, 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농협은행 등도 IT 디지털 인력을 대상으로 수시채용을 진행하면서 IT인력은 코로나19시대에도 '귀한 몸'이 됐다. ◆공무원 쏠림
민간기업들이 코로나19로 채용을 줄이면서 구직자들은 공무원, 공공기관으로 쏠렸다. 공무원, 공기업의 채용규모도 역대 최대였다. 2017년 6023명을 뽑은 국가직 공무원 수는 이듬해 2018년부터 내리 6100명대를 유지하고 있다. 지방직 공무원도 2017년 1만7279명 신규임용에서 올해는 3만 2000여명을 뽑아 두배 가까이 늘었다. 이에따라 기업 입사를 준비하던 2030 구직자들은 공무원으로 발길을 돌렸다. 올해 국가직 9급 공무원 공채 필기시험(4985명 선발)엔 18만5203명이 지원했다. 올해 공공기관의 신규 채용 규모도 3만1000명으로 역대 최대였다. 채용규모가 많은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상반기 공채에는 4만2500여명이 지원해 64대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입학을 위한 법학적성시험(LEET) 지원자 수도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25개 로스쿨 입학정원(2000여 명)의 여섯 배가 넘는 1만2244명이 지원했다.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