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당국은 영국에서 최근 발견된 새로운 코로나바이러스가 변종은 아니지만 전파력이 강해 걱정스럽다는 뜻을 밝혔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2부본부장은 22일 “영국을 중심으로 새로운 변이가 출현하는 등 코로나19의 도전이 끝을 모르게 거센 상황”이라며 “상당히 걱정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양한 모델링 기법을 활용해 분석했더니 한 모델에선 전파력이 약 57%, 또 다른 모델에선 평균 70% 정도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전파력이 올라간다는 건 기존의 거리두기를 유지했을 때 더 많은 환자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권 2부본부장은 어린이도 쉽게 감염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전파력이 높은 변이가 확산하면 어린이 환자도 더 늘어날 수 있지 않겠느냐”고 했다.

영국에서 발견된 변이 바이러스는 국내에선 아직 발견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영국에서 입국한 사람을 대상으로 한 유전체 검사에서 아직 변종이 발견되지는 않은 것 같다”고 했다. 영국발(發) 입국자의 입국제한 조치에는 유보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윤 반장은 “관계부처가 모여 대응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했다.

방역당국은 영국에서 발견된 코로나바이러스가 ‘변종’이 아니라 ‘변이’라고 강조했다. 수만 개의 리보핵산(RNA) 가운데 일부가 달라진 변이 수준이고 완전히 다른 종으로 바뀐 변종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약간의 변이가 있어도 백신 자체가 무용지물이 될 수준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현재 개발된 백신 역시 변이 바이러스에 효과적일 것이란 분석도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한 독일 바이오엔테크의 우구르 사힌 최고경영자(CEO)는 “변이 바이러스에도 (자사의 백신이) 효과적일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수미야 스와미나탄 세계보건기구(WHO) 수석과학자도 최근 “코로나는 인플루엔자(계절성 독감)보다 훨씬 느리게 변이하고 있다”며 “지금까지 많은 변이가 있었지만 치료제와 백신에 심각한 영향을 끼친 적이 없다”고 했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