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다른 성범죄 재판에 선입견 줄까봐 그동안 비공개
2년 전 뉴질랜드에서 20대 초반의 영국인 여성 배낭여행자를 살해해 종신형을 받고 복역 중인 남자의 신원을 공개하라는 법원의 결정이 뒤늦게 내려졌다.

22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에 따르면 뉴질랜드 대법원은 영국 여성 배낭여행객 그레이스 밀레인(사망당시 21세)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돼 지난 2월 가석방이 없는 종신형이 확정된 제시 셰인 켐슨(28)의 신원을 공개하라고 명령했다.

켐슨의 신원이 밝혀지고 난 뒤 그가 다른 성범죄 2건을 저질렀던 장본인인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전 여자친구를 무기로 협박해 성폭행하고 데이팅 앱인 틴더로 만난 다른 여성도 성폭행해 기소된 터였다.

켐슨은 밀레인을 성폭행하고 살인한 혐의로 최종 유죄 판결을 받았는데 당시 재판부는 구체적인 이유를 밝히지 않은 채 신원공개 금지 명령을 내려 궁금증을 자아냈다.

당시 법원은 밀레인이 살인으로 이미 유죄가 인정된 기결수라는 사실이 공개되면 다른 성범죄 2건에 대한 재판의 배심원단 판단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고 신원공개 금지를 결정했던 것.
켐슨은 10월과 11월 2건의 성범죄 재판에서 모두 유죄 판결을 받았고, 도합 11년의 징역이 추가됐다.

밀레인 살해사건의 상고도 기각되자 대법원은 더는 켐슨의 신원을 밝히지 않을 이유가 없다면서 이날 신원 공개를 명령했다.

지난 2018년 12월 20대 초반의 젊은 외국인 여성 배낭여행객 밀레인이 살해되자 비교적 안전한 여행지로 여겨졌던 뉴질랜드에서는 충격적인 일로 받아들여졌다.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는 밀레인의 시신이 발견된 후 유족에게 눈물을 흘리며 사죄하기도 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