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네온 유튜브 캡처
사진=네온 유튜브 캡처
삼성전자의 미래기술 사업화 벤처 조직 '스타랩스'가 개발한 인공인간(Artificial Human) '네온(NEON)'이 상용화 수순을 밟고 있다.

23일 IT업계에 따르면 네온은 최근 신한은행의 디지털 기술 기반 신규 사업모델과 서비스를 연구하고 시험해보는 공간 '익스페이스' 개막식에서 선보인 '네온 프레임'의 실제 구동 영상을 공개했다.

인공지능(AI)에서 한층 더 발전한 인공인간 네온은 AI 머신러닝과 그래픽 기술을 바탕으로 기반으로 한 가상 아바타다. 기존 AI 음성비서와 달리 실제 사람처럼 행동하며 감정과 지능을 가졌다. 얼굴 주름과 표정 등이 인간과 매우 유사하지만, 직접 개발자가 설계하기 때문에 아바타마다 키와 몸무게, 피부색, 외모 등이 모두 다르다.

영상 속 네온 프레임의 네온은 실제 사람은 아님에도, 마치 은행원처럼 이용자가 다가가자 '안녕하십니까'하며 인사를 건네고, '어떤 서비스를 원하십니까'라며 원하는 서비스를 묻는다. 상담 등 상호소통이 가능하고 스크린 터치를 통해 손 쉽게 은행 서비스 이용이 가능한 게 네온 프레임의 특징이다.
네온 프레임
네온 프레임
실제 사람 크기의 네온을 갖춘 네온 프레임은 네온과 대형 디스플레이, 4K 비전 센서, RGB 조명, 하이파이 스피커 및 마이크, 지문 인식기, 카드 리더기 등으로 구성된다. 삼성전자 측은 "금융 서비스를 포함한 다양한 산업 분야의 기업에 대한 고객 참여를 가능하게하고 새로운 형태의 고객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네온은 현실(리얼리티), 실시간(리얼 타임), 즉각 반응하는(리스폰시브) 등 앞글자를 따 명명한 스타랩스 자체 개발 '코어 R3' 소프트웨어와 '스펙트라' 기술로 구동되는 게 특징이다. 이를 통해 수백만가지 표정을 지을 수 있고 기억을 스스로 학습할 수 있다. 또한 다양한 외국어를 구현할 수도 있다.

스타랩스에 따르면 AI를 기반 플랫폼으로 하는 네온은 특정 역할을 부여받은 뒤에는 그 분야에 특화된다. 삼성전자는 네온을 뉴스를 전달해주는 AI 앵커나, 제품을 추천해주는 쇼핑 호스트, 매점 점원, 사용자와 대화하고 도움을 주는 친구같은 존재 등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했다.
네온의 기업용 서비스 모델 중 하나인 '크리에이티브 콘텐츠 제작'을 활용해 만들어진 가상의 기상캐스터/사진제공=삼성전자
네온의 기업용 서비스 모델 중 하나인 '크리에이티브 콘텐츠 제작'을 활용해 만들어진 가상의 기상캐스터/사진제공=삼성전자
네온을 은행원으로 활용하기 위해 지난 11월 삼성전자와 손을 잡은 신한은행은 추후 네온을 통해 시간과 장소를 구애 받지 않고 24시간 365일 돌아가는 '상담형 영업 현장'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신한은행은 네온을 고객 응대 등 단순 업무 뿐만 아니라 '고객 상담 알고리즘' 구축으로 AI 기반 고효율 상담 등도 함께 제공하겠다고도 했다. 소비자와 네온과의 대화 내용을 분석해 개인별 최적의 상담을 진행할 수 있도록 알고리즘을 설계하면 소비 만족도를 한층 더 높일 수 있다는 계산이다.

스타랩스는 향후 네온을 미디어·교육·리테일 등 다양한 분야에 기업간거래(B2B) 서비스로 제공할 계획이다. 네온은 새로운 형태의 영상 콘텐츠를 활용할 수 있는 '크리에이티브 콘텐츠 제작' 서비스 모델과 앱·웹·리테일 환경에서 고객 응대를 하는 '네온 워크포스' 모델 등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네온 뷰
네온 뷰
국내에선 이르면 내년 상반기께 CJ올리브네트웍스와의 협력으로 개발 중인 네온 서비스가 출시될 것으로 전해졌다. K-POP 등 풍부한 콘텐츠를 갖춘 CJ는 빠르게 변화하는 미디어 콘텐츠 산업에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는 계획으로 스타랩스와의 첫번째 프로젝트로 네온을 가상 인플루언서로 선정하기로 결정했다. 양사는 새로운 형태의 콘텐츠를 함께 만들어 나갈 예정이다.

한편 스타랩스가 네온을 우선 B2B용으로 집중 활용하기로 하면서 당분간 일반 소비자에게 네온이 직접 배포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프라나브 미스트리 삼성 리서치 아메리카(SRA)는 최근 트위터를 통해 "일반 대중에게 가까운 장래에 '네온 뷰(네온의 모바일 단말용 서비스)'를 배포하지 않을 것"이라며 "네온 뷰는 실시간 대화 기능을 갖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또는 웹 서비스에 통합되는 API로서 B2B 고객을 대상으로 서비스된다"고 했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