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덮죽덮죽' 이어 '덥죽'까지…'골목식당' 백종원이 해결책 찾았다
'골목식당' 백종원이 메뉴 도용 피해를 입은 포항 덮죽집의 해결책을 찾았다.

지난 23일 방송된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에서 백종원은 포항 덮죽집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백방으로 뛰었다.

백종원은 "특허청에서 도움을 주고 싶다고 연락이 왔더라"라며 대전의 특허청에서 박주연 상표심사정책과장, 신경아 식품생물자원심사과장을 만났다.

백종원은 "방송에서 '덮죽'이라고 나갔는데 다음날 바로 상표명을 출원했다. 그 다음날 또 '덮죽덮죽'이라고 냈더라. '골목식당'에 나오셨던 분들이 하는거라고 오해하고 질타를 받았다. 지금이라도 상표를 등록해야 한다. 정확하게 알려드려서 이런 피해자가 더 이상 생기지 않아야 한다. 자기 권리를 스스로 보장 받을 방법이 있다는 것을 알려드리기 위해 왔다"고 말했다.

신경아 과장은 "특허와 상표는 다른 것"이라고 강조하며 "특허는 기술 등의 발명을 독점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권리이며 상표는 판매하는 상품이나 서비스의 이름을 독점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권리"라고 설명했다.

음식도 특허의 대상이 된다. 신 과장은 "등록 요건이 있는데, 레시피 같은 경우 신규성, 진보성을 충족시켜야 한다. 이미 알려진 게 아닌 새로운 기술, 특별한 재료, 조리 방법으로 누구나 쉽게 생각할 수 없는 것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특허법에 따르면 특허를 출원하고 1년 6개월 후 레시피를 무조건 공개해야 한다고. 신 과장은 "음식물 레시피는 쉽게 따라 할 수 있고, 누가 따라하더라도 확인할 수 없다. 곤란한 부분에 있기에 염두해 두셔야 한다. 특허와 영업비밀 사이에서 선택하셔야 한다. 코카콜라는 특허를 안 냈다. 영업비밀로 가지고 있기에 영광을 누리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특허를 내면 마케팅 효과가 확실하기에 방향 설정을 해야 한다고도 귀띔했다.

백종원은 "그럼 특허보다 상표를 해야 겠다"고 말했다.

박주연 과장은 "누가 봐도 앞에 분들은 의도적으로 출원 해 놓은거다. 아직 상표권 출원 과정 착수 전"이라며 "최종 결정까지 평균 12개월 걸린다. 길어지면 2년이 걸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백종원은 "그 사이에 상표 도용은 제재 불가능할 것 같다"고 물었고, 박 과장은 "상표 등록이 됐을 경우 손해배상을 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등록된 날부터 10년간 유지를 해야 한다. 10년이 지나면 갱신을 해야 한다. 안 하면 소멸된다"고 했다.

박 과장에 따르면 '포항 덮죽' 방송 후 바로 '덮죽'이라는 상표권 출원 신청이 올라왔고, 그 이후 프랜차이즈 '덮죽덮죽'도 있다. 지난주 방송 이후로 덮을 덥으로 바꾸어 '덥죽'으로 출원을 하려한 사람이 있다. 전문적인 '사냥꾼'이 있다"고 언급했다.

백종원은 "출생 신고와도 같은건데 기간이 오래 걸린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박 과장은 "제 생각엔 골목식당 팬이 많고, 영향력을 미치는 대표님 같은 분이 '이거 상표 출원 하신거쥬?'라는 멘트를 해주시면 상표 출원을 꼭 해야겠구나라고 생각할 것 같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상표 특허 출원 많이 해주시면 경제에도 좋다"고 덧붙였다.

백종원은 이창훈 변리사도 만나 '덮죽'을 보호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문의했다. 이 변리사는 "먼저 상표법에 두 가지 원칙이 있다. 상표는 먼저 만든 사람이라고 권리를 받는 것은 아니다. 출원 신청한 사람이 먼저다. 그런데 두 번째 원칙 중 수요자를 보호하는 것이다. 알려진 상표를 누군가 모방하면 등록받지 못하게 하는 것도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알려진 상표를 부정한 방법으로 출원된 것은 등록되지 말아야 한다. 이의 신청을 통해 등록 받지 못하게 하는거다. 하지만 이런 상황이 없다면 먼저 하는 사람이 받는거다. 방송처럼 특수한 상황이 아니라면 (제재하기) 힘들다"고 강조했다.

방송 직후 '덮죽'으로 상표 출원을 낸 사람은 개인이었다고. 이 변리사는 "이 출원이 거절되도록 만들어야 한다. 부정경쟁 방지법이 존재한다. 영업 성과물을 도용을 막는 규정이 있다. 이에 따라 영업 중지 및 손해배상이 가능하다"고 했다. 백종원은 "참 나쁜 사람들"이라며 분노했다.

이후 백종원은 덮죽 사장에게 이 소식을 전했다. 백종원은 "특허청에 가서 만나뵀다. 장단점이 있더라. 레시피 보호는 상표 출원이 더 보호 받는거다. 중요한건 위임장을 써주셔야 한다"고 했다.

포항 덮죽 사장은 "백 대표님이 '내가 다 알아서 할테니까 걱정하지 말라'고 해서 저는 덮죽만 열심히 만들고 있겠다"며 밝게 웃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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