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글로벌 제약사들로부터 도입키로 한 4400만명분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 백신 가운데 현재까지 2600만명분에 대한 계약이 완료됐다.

24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정부는 전날 미국 글로벌 제약사 얀센(존슨 앤 존슨), 화이자와의 코로나19 백신 구매 계약체결을 완료했다.

이로써 정부가 현재까지 계약이 완료된 물량은 2600만명분이 됐다. 정부는 지난달 27일 아스트라제네카와 1000만명분을 체결한 데 이어 얀센으로부터 600만명분, 화이자로부터 1000만명분을 확보키로 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코로나19 중대본 회의에서 "얀센의 경우 당초 예정된 물량인 200만명분보다 많은 600만명분을 계약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향후 모더나와 내년 1월 중 계약을 통해 1000만명분, 백신 공동구매·배분을 위한 국제 프로젝트인 '코백스 퍼실리티'을 통해 1000만명분을 추가로 들여올 예정이다.

정부는 "모더나와는 계약에 준하는 효력이 있는 '공급 확약서'를 체결한 상태"라고 밝힌 바 있다.

코백스는 앞서 아스트라제네카, 화이자, 사노피 제품을 공급할 수 있다고 제안했고, 정부는 지난 11월 도입 의사를 표명했다. 정부는 내년 1분기 내 백신 도입을 위해 이르면 내년 1월 물량과 제공 시기에 대한 협상도 완료할 계획이다.

모더나와 코백스로부터 당초 계획한 물량을 모두 확보한다면 정부가 도입하게 되는 물량은 총 4600명분으로 기존 계획보다 늘어나게 된다. 앞서 정부는 해외 제약사와 다국가 연합체를 통해 코로나19 백신 4400만명분을 확보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정부는 코로나19 집단면역을 위해 당초 국민의 60%(3000만명)만 접종할 백신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으나, 코로나19 3차 대유행이 본격적으로 확산되자 백신 물량을 이처럼 늘리겠다고 계획을 수정했다.

정부에 따르면 백신별로 보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내년 2~3월께부터 국내에 단계적으로 들어온다. 얀센은 같은해 2분기 접종 시작을 목표로 도입될 예정이다. 화이자 수입 시점은 3분기다.

정 총리는 화이자 백신에 대해서 "내년 3분기부터 1000만명분을 들어오기로 계약한 상태"라며 "도입 시기를 2분기 이내로 앞당기고자 국가 차원의 역량을 총동원 중이고, 협상이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백신의 코로나19 예방효과는 70%∼95%로 제품별로 다르다. 아스트라제네카는 3상 임상시험 중간결과 평균 70%의 예방효과를 보였고, 화이자와 모더나는 3상 최종 결과 각각 95%, 94.1%였다.

다만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이 지연될 가능성이 제기돼 국내 공급도 늦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정부는 백신은 국내 절차를 따라 들여오는 것이어서 미국 FDA의 승인 여부와는 무관하다고 했지만,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한 국민적 불안감이 커진 점은 차원이 다른 문제로 지적된다.

정 총리는 "영국, 미국 등 여러 나라에서 백신 접종이 시작됐다. 대부분 백신이 절박한 나라들"이라며 "정부는 먼저 접종된 백신이 안전한지, 효과가 충분한지 등을 면밀히 들여다보며 국민이 가능한 한 빨리 안심하고 접종을 받도록 꼼꼼히 챙기겠다"고 했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