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구의역 김군' 관련 막말로 논란의 중심에 선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사진)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종료됐다. 여당은 24일 능력과 자질이 증명됐다는 판단에 따라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에 나서기로 했다.

반면 제1야당인 국민의힘은 변창흠 후보자의 부적절한 처신과 언행을 이유로 '장관 부적격자'로 규정하고 임명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정의당도 변 후보자에 대해 부적격 당론을 채택했다.

야당 반발에도 민주당은 "결격사유 없다"

변창흠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를 진행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인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정책조정회의에서 "현재 최고의 민생 과제는 부동산 문제 해결이다. 계속 상승 중인 집값과 전세값 문제를 해소하고 주거안정을 제고하는 것이 급선무"라며 "변창흠 후보자는 시민단체, 교수, 서울주택도시공사(SH)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 등을 역임하며 이론과 현장감을 갖춘 자질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이어 "야당이 제기한 의혹 대부분은 근거가 없다는 것이 드러났다. 상황이 이런 데도 야당이 자진사퇴나 지명철회를 요구하는 것은 국정 발목잡기 이상도 이하도 아닐 것"이라며 "국민의힘도 청문보고서를 채택하게 의사 일정에 협조하고 후보자가 일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달라"고 덧붙였다.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막말과 낙하산 채용 특혜 논란과 관련 고개숙여 사과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막말과 낙하산 채용 특혜 논란과 관련 고개숙여 사과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전날 변창흠 후보자의 각종 구설과 의혹을 놓고 여야 간 치열한 공방전이 펼쳐진 가운데 청문회는 차수 변경까지 하면서 14시간여 만에 끝났다. 민주당은 변창흠 후보자가 충분한 사과와 해명을 한 만큼 결정적인 결격사유가 없다는 판단에 따라 이날 오후 2시 국토위 전체회의를 열어 청문보고서를 채택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야당은 변창흠 후보자의 과거 발언들이 공직자로서 부적절한 의식을 드러냈다며 자진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국민의힘도 정의당도 변창흠에 부적격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비상대책위원회에서 "국민들도 봤지만 망언 시리즈에서 드러난 의식의 천박함과 여러 기관운영 관련 비리에 비춰봤을 때 장관에 임명돼서는 안 된다는 의견을 다시 한번 밝힌다"며 "정책 방향도 실패한 김현미 장관의 정책을 답습·강화하는 마인드다. (문재인 대통령이) 임명을 강행하면 청문회에서 드러난 위법을 사법절차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변창흠 후보자의 '데스노트' 등재 여부가 주목됐던 정의당도 이날 부적격 당론을 채택키로 했다. 데스노트는 문재인 정부에서 정의당이 부적격 판정을 내린 인물마다 낙마를 거듭해 붙은 이름이다.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23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23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토위 소속으로 변창흠 후보자 청문위원으로 참석했던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이날 상무위원회에서 "청문회 과정과 국민들의 뜻을 종합해 변 후보자에 대해 부적격하다고 판단했다"며 "변창흠 후보자의 정책과 전문성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에도 불구하고 최종적으로 부적격 판단을 내린 것은 국민의 공분을 불러일으킨 그의 발언이 단순한 말실수라고 보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했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