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블록체인 벤처펀드 낸 해시드 "프로토콜 경제에 투자하라" [단독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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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시드, 1200억원 규모 블록체인 전문 벤처 펀드 출범
"기관 다수 합류…프로토콜 경제 구현 스타트업 집중 투자"
"블록체인 시장 성숙…제품과 실적으로 가능성 증명해야"
"기관 다수 합류…프로토콜 경제 구현 스타트업 집중 투자"
"블록체인 시장 성숙…제품과 실적으로 가능성 증명해야"
"블록체인 사업을 하면 기관투자자들이 쳐다보지도 않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블록체인 기업 지분을 사기 위해 전문 벤처 펀드를 조성하는 시대가 됐습니다."
국내 첫 블록체인 전문 벤처 펀드를 결성한 블록체인 전문 투자사 해시드의 김서준 대표(사진)는 지난 22일 한경닷컴과의 단독 화상 인터뷰에서 "블록체인 투자 업계를 선도하겠다"며 이같이 설명했다.
해시드는 2017년 설립 후 블록체인 분야 기업들을 집중 발굴해왔다. 카카오의 '클레이튼'과 라인의 '링크' 등을 비롯해 글로벌 시장에서 다수의 블록체인 유망 프로젝트에 참여해 투자하고 자문했다. 최근에는 KB국민은행과 가상자산(암호화폐) 종합관리 기업 코다(KODA)를 공동설립했다.
해시드는 지난 9월 자회사인 해시드벤처스를 설립하고 이를 통해 이달 총 1200억원 규모의 블록체인 전문 벤처 펀드인 '해시드 벤처 펀드 I'을 조성했다. 국내에서 블록체인 기업 전용 투자 펀드가 만들어진 첫 사례다.
해시드 벤처투자조합1호는 김 대표가 펀드매니저를 맡아 운용을 총괄한다. 김 대표는 교육기술 스타트업 '노리'를 창업해 대교에 매각하는 등 창업과 투자 자금 회수 경험이 풍부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해시드를 설립, 소프트뱅크벤처스아시아의 벤처파트너로 활동하는 등 지난 수 년간 투자자로서의 전문성을 인정받아 왔다. 김 대표에게 해시드 벤처 펀드 출범의 의의와 앞으로의 투자 방향에 대해 물었다.
▷국내 첫 블록체인 전문 '벤처 펀드'의 출범이 어떤 의의를 가지나.
"국내에선 블록체인 분야에 투자하는 출자자(LP)가 사실상 없었다. 해시드도 그동안 자기자본으로만 투자했다. 벤처 펀드가 설립되려면 출자자가 있어야 하고, 장기적인 성장을 바라보는 생태계가 만들어져야 하지만 이 같은 환경이 조성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벤처 펀드 출범을 통해 국내에서도 블록체인의 장기적인 성장을 바라보고 공감하는 생태계가 형성된 것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본다."
▷과거와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나
"과거에는 블록체인을 이용해 비즈니스를 하는 기업이 과연 경쟁력 있는 투자 대상이 될 수 있는 지에 대해 의문이 많았다. 그러나 지금은 블록체인 분야에서 성장하는 다양한 회사들이 많이 생기면서 저희가 투자했던 활동과 '프로토콜 경제'라는 논지에 대해 공감해주시는 분들이 많이 나타났다."
▷분위기가 바뀐 이유가 뭔가
"최근 페이팔 등의 글로벌 기업들이 가상자산 결제 서비스에 나서고 블록체인 기술을 채택하기 시작하면서 국내에서도 관련 투자 수요가 생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 블록체인 분야에서 급성장한 기업들이 대거 나타나면서 성공 사례가 많아지고 있는 점도 이유인 것 같다." ▷블록체인 스타트업의 성공 사례는 어떤 것들이 있나
"예컨대 블록체인 데이터 회사인 체이널리시스는 최근 유니콘(1조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지닌 스타트업)이 됐고, 미국 대표 가상자산 거래소인 코인베이스는 증권거래소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해시드 벤처 펀드는 가상자산에도 직접적으로 투자하나. 주로 어떤 기업에 투자할 계획인가.
"'해시드 벤처 펀드 I'은 비트코인 등의 가상자산에는 직접 투자하진 않는다. 대신 블록체인 프로젝트 운영사나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비즈니스를 전개하는 초기 단계 기업들에 투자 한다. 특히 최근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프로토콜 경제(생태계 참여자들이 중앙화 된 플랫폼에서 벗어나 공정하고 효율적으로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는 구조의 경제)'를 구현하고자 하는 스타트업에도 적극 투자할 계획이다."
▷구체적인 예를 들어달라
"올해 해시드가 투자 집행을 한 기업들에서 해시드 벤처 펀드의 방향성이 어느정도 보여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완전히 온체인(블록체인) 분야의 프로젝트에도 투자를 했지만, 보이스루나 옥소폴리틱스, 서울거래소 등 블록체인을 기반기술로 쓰는 일반 기업들에도 지분 투자를 많이 했다."
▷해시드는 주로 아시아권과 미국 지역의 기업들을 우선적으로 주목하고 있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
"아무래도 디지털 자산(가상자산)에 대한 시장이 잘 형성된 지역이기도 하고, 무엇보다 좋은 개발자들이 많이 밀집되어 있기 때문이다."
▷페이스북, 페이팔 등 대형 플랫폼들이 시장에 뛰어 들고 있는 상황에서 기존 스타트업들이 생존할 수 있을까
"시장이 커질 때는 항상 작은 기업들에게 먼저 기회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페이스북, 페이팔 같은 회사들마저 지갑을 탑재하고 들어온다는 것 자체가 시장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는 방증이다."
"시장이 커질 때는 당연히 그에 따른 기회들이 정말 많이 생길 것이고, 그것을 모두 대기업들이 취해 오진 못했다는 것은 역사가 증명하고 있다. 언제나 새 시장이 생기면 스타트업들에게 더 많은 기회가 주어져왔다. 대기업들보다 발빠르게 혁신적인 시도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해시드는 이러한 스타트업들에 어떠한 지원을 할 예정인가
"단순 투자를 넘어 기술적인 부분이나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전략적인 가이드도 제공해줄 수 있을 것 같다. 해외 진출시의 네트워크라던지, 다른 투자사 대비 저희가 전략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영역이 분명히 있을 것으로 본다."
▷국내 규제는 여전히 '그레이 존(합법과 불법이 애매한 상황)'에 갇혀 있다. 과연 국내에서도 다음 생태계의 '구글', '유튜브'와 같은 기업이 나올 가능성이 있을까.
"나와야 한다. 인터넷 시대로 넘어가면서 우리나라에 글로벌한 영향력을 가진 회사들이 많이 나오지 못했다. 이번에는 더 빨리 움직여서 많은 기회를 잡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앞으로의 시대는 '플랫폼 경제'에서 '프로토콜 경제'로 넘어간다는데, 프로토콜 경제라는게 정확하게 무슨 의미인가
"프로토콜 경제는 시장 참여자들이 주체적이고 독립적으로 상호작용할 수 있는 중립적 규칙 기반으로 돌아가는 경제를 일컫는다. 중앙화된 플랫폼은 플랫폼 사업자가 규칙을 마음대로 정하거나 변경할 수 있으며, 플랫폼 이용자들은 이를 절대적으로 따라야 한다. 또 플랫폼으로부터 나오는 이익은 플랫폼 이용자가 아닌 사업자가 대부분을 가져가는 구조다."
"반면 프로토콜 경제에서는 모든 사용자가 거버넌스(운영)에 참여해 플랫폼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충분한 보상을 받을 수 있는 투명한 생태계다. 기술적인 인프라나 철학적인 면에서 지금의 중앙화된 플랫폼 경제보다는 더 발전적인 모델인 셈이다."
▷이를 대비하기 위해 기업들은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
"프로토콜 경제에서는 필연적으로 결제나 보상의 매개가 디지털 자산(가상자산)의 형태가 될 것이라 본다. 이게 어떠한 장점이 있는지 실질적인 케이스 스터디를 많이 해봐야 할 것이다. 정말 많은 회사들이 블록체인이나 디지털 자산 기술을 이용해서 과거에는 불가능했던 혁신적인 모델들을 만들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기업들은 ‘블록체인 기술을 썼을 때 뭐가 좋은거야?’라는 식으로 반문한다. 글로벌 성공 사례를 면밀히 분석해 봐야 하는 이유다."
▷정부에서는 어떤 부분들을 살펴봐야 할까
"블록체인 기반의 혁신을 하거나 프로토콜 경제를 구현하는데 있어서 토큰(가상자산)이 거래의 매개 되는 것은 필수불가결하다. 정부에서도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중요성은 인지하고있지만, 토큰에 대해서는 여전히 부정적인 입장을 취하는 느낌이 있다. 그러나 이는 분리할 수 없는 것이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은 얼마전 '모든 증권이 토큰화 될 것'이라는 발언을 했다. 우리나라보다 인식 면에서 상당히 앞서나가고 있는 것이다. 대내외적 조건상 우리가 미국보다 느리면 경쟁에서 이길 수 없다. 이기기 위해서는 따라가는게 아니라 선제적으로 해야한다. 어차피 올 수밖에 없는 디지털 자산 시대라면 명확한 가이드라인 위에서 한국 회사들이 성장할 수 있는 규제환경을 빨리 정비해주셨으면 좋겠다."
▷해시드 벤처 펀드의 투자 유치를 바라는 기업들은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
"원론적인 이야기지만, 블록체인 산업이 성숙해진 만큼 더 이상 아이디어나 최소기능제품(MVP)정도로 큰 투자를 받을 수 있는 시장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시장에서 성장하고 있는 초기 지표를 통해서 이 사업 자체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기존의 비효율성을 해결하고 있다는 근거를 보여주는게 중요할 것 같다. 잘 동작하는 제품과 초기사용자 실적을 만들어 가능성을 증명하는 기업들에 선별적으로 투자할 방침이다."
▷앞으로 해시드 벤처 펀드는 어떤 역할을 하고자 하나
"일반적인 벤처캐피털(VC)들에 비해 저희들은 조금 더 할 일이 많은 것 같다. 아직 규제 환경등도 정비가 덜 되어 있기 때문에 관련 자문을 해 주기도 하고, 정책입안자 분들과도 많은 소통을 진행하기도 한다. 일종의 '땅을 일구는 작업'을 계속 하는 식이다."
"예를 들어 얼마 전까지만 해도 가상자산을 수탁하는 기관이 하나도 없었다. 누가 미리 하고 있었으면 좋았겠지만 그런게 없었으니까 국민은행과 KODA를 만들기도 하는 식으로, 어쩌다보니 일종의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계속 하게 됐다. 한국이 블록체인이라는 거대한 산업에서 큰 역할을 하는 국가로 성장하는데 기여할 수 있으면 좋겠다."
김산하 한경닷컴 기자 sanha@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
국내 첫 블록체인 전문 벤처 펀드를 결성한 블록체인 전문 투자사 해시드의 김서준 대표(사진)는 지난 22일 한경닷컴과의 단독 화상 인터뷰에서 "블록체인 투자 업계를 선도하겠다"며 이같이 설명했다.
해시드는 2017년 설립 후 블록체인 분야 기업들을 집중 발굴해왔다. 카카오의 '클레이튼'과 라인의 '링크' 등을 비롯해 글로벌 시장에서 다수의 블록체인 유망 프로젝트에 참여해 투자하고 자문했다. 최근에는 KB국민은행과 가상자산(암호화폐) 종합관리 기업 코다(KODA)를 공동설립했다.
해시드는 지난 9월 자회사인 해시드벤처스를 설립하고 이를 통해 이달 총 1200억원 규모의 블록체인 전문 벤처 펀드인 '해시드 벤처 펀드 I'을 조성했다. 국내에서 블록체인 기업 전용 투자 펀드가 만들어진 첫 사례다.
해시드 벤처투자조합1호는 김 대표가 펀드매니저를 맡아 운용을 총괄한다. 김 대표는 교육기술 스타트업 '노리'를 창업해 대교에 매각하는 등 창업과 투자 자금 회수 경험이 풍부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해시드를 설립, 소프트뱅크벤처스아시아의 벤처파트너로 활동하는 등 지난 수 년간 투자자로서의 전문성을 인정받아 왔다. 김 대표에게 해시드 벤처 펀드 출범의 의의와 앞으로의 투자 방향에 대해 물었다.
▷국내 첫 블록체인 전문 '벤처 펀드'의 출범이 어떤 의의를 가지나.
"국내에선 블록체인 분야에 투자하는 출자자(LP)가 사실상 없었다. 해시드도 그동안 자기자본으로만 투자했다. 벤처 펀드가 설립되려면 출자자가 있어야 하고, 장기적인 성장을 바라보는 생태계가 만들어져야 하지만 이 같은 환경이 조성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벤처 펀드 출범을 통해 국내에서도 블록체인의 장기적인 성장을 바라보고 공감하는 생태계가 형성된 것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본다."
▷과거와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나
"과거에는 블록체인을 이용해 비즈니스를 하는 기업이 과연 경쟁력 있는 투자 대상이 될 수 있는 지에 대해 의문이 많았다. 그러나 지금은 블록체인 분야에서 성장하는 다양한 회사들이 많이 생기면서 저희가 투자했던 활동과 '프로토콜 경제'라는 논지에 대해 공감해주시는 분들이 많이 나타났다."
▷분위기가 바뀐 이유가 뭔가
"최근 페이팔 등의 글로벌 기업들이 가상자산 결제 서비스에 나서고 블록체인 기술을 채택하기 시작하면서 국내에서도 관련 투자 수요가 생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 블록체인 분야에서 급성장한 기업들이 대거 나타나면서 성공 사례가 많아지고 있는 점도 이유인 것 같다." ▷블록체인 스타트업의 성공 사례는 어떤 것들이 있나
"예컨대 블록체인 데이터 회사인 체이널리시스는 최근 유니콘(1조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지닌 스타트업)이 됐고, 미국 대표 가상자산 거래소인 코인베이스는 증권거래소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해시드 벤처 펀드는 가상자산에도 직접적으로 투자하나. 주로 어떤 기업에 투자할 계획인가.
"'해시드 벤처 펀드 I'은 비트코인 등의 가상자산에는 직접 투자하진 않는다. 대신 블록체인 프로젝트 운영사나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비즈니스를 전개하는 초기 단계 기업들에 투자 한다. 특히 최근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프로토콜 경제(생태계 참여자들이 중앙화 된 플랫폼에서 벗어나 공정하고 효율적으로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는 구조의 경제)'를 구현하고자 하는 스타트업에도 적극 투자할 계획이다."
▷구체적인 예를 들어달라
"올해 해시드가 투자 집행을 한 기업들에서 해시드 벤처 펀드의 방향성이 어느정도 보여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완전히 온체인(블록체인) 분야의 프로젝트에도 투자를 했지만, 보이스루나 옥소폴리틱스, 서울거래소 등 블록체인을 기반기술로 쓰는 일반 기업들에도 지분 투자를 많이 했다."
▷해시드는 주로 아시아권과 미국 지역의 기업들을 우선적으로 주목하고 있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
"아무래도 디지털 자산(가상자산)에 대한 시장이 잘 형성된 지역이기도 하고, 무엇보다 좋은 개발자들이 많이 밀집되어 있기 때문이다."
▷페이스북, 페이팔 등 대형 플랫폼들이 시장에 뛰어 들고 있는 상황에서 기존 스타트업들이 생존할 수 있을까
"시장이 커질 때는 항상 작은 기업들에게 먼저 기회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페이스북, 페이팔 같은 회사들마저 지갑을 탑재하고 들어온다는 것 자체가 시장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는 방증이다."
"시장이 커질 때는 당연히 그에 따른 기회들이 정말 많이 생길 것이고, 그것을 모두 대기업들이 취해 오진 못했다는 것은 역사가 증명하고 있다. 언제나 새 시장이 생기면 스타트업들에게 더 많은 기회가 주어져왔다. 대기업들보다 발빠르게 혁신적인 시도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해시드는 이러한 스타트업들에 어떠한 지원을 할 예정인가
"단순 투자를 넘어 기술적인 부분이나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전략적인 가이드도 제공해줄 수 있을 것 같다. 해외 진출시의 네트워크라던지, 다른 투자사 대비 저희가 전략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영역이 분명히 있을 것으로 본다."
▷국내 규제는 여전히 '그레이 존(합법과 불법이 애매한 상황)'에 갇혀 있다. 과연 국내에서도 다음 생태계의 '구글', '유튜브'와 같은 기업이 나올 가능성이 있을까.
"나와야 한다. 인터넷 시대로 넘어가면서 우리나라에 글로벌한 영향력을 가진 회사들이 많이 나오지 못했다. 이번에는 더 빨리 움직여서 많은 기회를 잡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앞으로의 시대는 '플랫폼 경제'에서 '프로토콜 경제'로 넘어간다는데, 프로토콜 경제라는게 정확하게 무슨 의미인가
"프로토콜 경제는 시장 참여자들이 주체적이고 독립적으로 상호작용할 수 있는 중립적 규칙 기반으로 돌아가는 경제를 일컫는다. 중앙화된 플랫폼은 플랫폼 사업자가 규칙을 마음대로 정하거나 변경할 수 있으며, 플랫폼 이용자들은 이를 절대적으로 따라야 한다. 또 플랫폼으로부터 나오는 이익은 플랫폼 이용자가 아닌 사업자가 대부분을 가져가는 구조다."
"반면 프로토콜 경제에서는 모든 사용자가 거버넌스(운영)에 참여해 플랫폼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충분한 보상을 받을 수 있는 투명한 생태계다. 기술적인 인프라나 철학적인 면에서 지금의 중앙화된 플랫폼 경제보다는 더 발전적인 모델인 셈이다."
▷이를 대비하기 위해 기업들은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
"프로토콜 경제에서는 필연적으로 결제나 보상의 매개가 디지털 자산(가상자산)의 형태가 될 것이라 본다. 이게 어떠한 장점이 있는지 실질적인 케이스 스터디를 많이 해봐야 할 것이다. 정말 많은 회사들이 블록체인이나 디지털 자산 기술을 이용해서 과거에는 불가능했던 혁신적인 모델들을 만들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기업들은 ‘블록체인 기술을 썼을 때 뭐가 좋은거야?’라는 식으로 반문한다. 글로벌 성공 사례를 면밀히 분석해 봐야 하는 이유다."
▷정부에서는 어떤 부분들을 살펴봐야 할까
"블록체인 기반의 혁신을 하거나 프로토콜 경제를 구현하는데 있어서 토큰(가상자산)이 거래의 매개 되는 것은 필수불가결하다. 정부에서도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중요성은 인지하고있지만, 토큰에 대해서는 여전히 부정적인 입장을 취하는 느낌이 있다. 그러나 이는 분리할 수 없는 것이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은 얼마전 '모든 증권이 토큰화 될 것'이라는 발언을 했다. 우리나라보다 인식 면에서 상당히 앞서나가고 있는 것이다. 대내외적 조건상 우리가 미국보다 느리면 경쟁에서 이길 수 없다. 이기기 위해서는 따라가는게 아니라 선제적으로 해야한다. 어차피 올 수밖에 없는 디지털 자산 시대라면 명확한 가이드라인 위에서 한국 회사들이 성장할 수 있는 규제환경을 빨리 정비해주셨으면 좋겠다."
▷해시드 벤처 펀드의 투자 유치를 바라는 기업들은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
"원론적인 이야기지만, 블록체인 산업이 성숙해진 만큼 더 이상 아이디어나 최소기능제품(MVP)정도로 큰 투자를 받을 수 있는 시장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시장에서 성장하고 있는 초기 지표를 통해서 이 사업 자체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기존의 비효율성을 해결하고 있다는 근거를 보여주는게 중요할 것 같다. 잘 동작하는 제품과 초기사용자 실적을 만들어 가능성을 증명하는 기업들에 선별적으로 투자할 방침이다."
▷앞으로 해시드 벤처 펀드는 어떤 역할을 하고자 하나
"일반적인 벤처캐피털(VC)들에 비해 저희들은 조금 더 할 일이 많은 것 같다. 아직 규제 환경등도 정비가 덜 되어 있기 때문에 관련 자문을 해 주기도 하고, 정책입안자 분들과도 많은 소통을 진행하기도 한다. 일종의 '땅을 일구는 작업'을 계속 하는 식이다."
"예를 들어 얼마 전까지만 해도 가상자산을 수탁하는 기관이 하나도 없었다. 누가 미리 하고 있었으면 좋았겠지만 그런게 없었으니까 국민은행과 KODA를 만들기도 하는 식으로, 어쩌다보니 일종의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계속 하게 됐다. 한국이 블록체인이라는 거대한 산업에서 큰 역할을 하는 국가로 성장하는데 기여할 수 있으면 좋겠다."
김산하 한경닷컴 기자 san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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