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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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지수가 역사상 처음으로 2800 고지를 밟았다. 배당 기대감, 외국인 수급 개선 등으로 대장주 삼성전자 주가가 고공행진하며 지수를 이끌었다. 다만 향후 전망에 대해선 전문가들 의견이 엇갈렸다. 기업 실적을 바탕으로 당분간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 반면 거시경제 상황이 크게 바뀐 것이 없어 횡보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역대 최고치 기록한 코스피

24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47.04포인트(1.7%) 상승한 2806.86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2812.16까지 치솟기도 했다. 지수가 사상 처음으로 2700선을 돌파(4일 종가기준)한지 15일 만에 2800선에 올라선 것이다.

지난 3월19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직격탄을 맞은 지난 3월19일(1457.64) 대비로는 92.54% 급등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쌍끌이 매수에 나섰다. 이날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170억원, 6319억원 순매수한 반면 개인은 7510억원 순매도했다. 프로그램 매매는 차익거래가 450억원 순매수, 비차익거래가 1036억원 순매도로 총 586억원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대부분의 업종이 상승했다. 전기전자가 3.76% 급등했고 의료정밀 유통업 건설업 선유의복 화학 등이 1% 넘게 상승했다. 반면 의약품과 종이목재는 하락했다.

반도체 업종이 큰 폭 상승했다. 삼성전자가 5% 넘게 뛰었고 SK하이닉스도 1% 넘게 상승했다. 그간 소외 받았던 참좋은여행 모두투어 하나투어 등 여행주가 동반 랠리를 펼쳤고, AK홀딩스 제주항공 티웨이홀딩스 대한항공 진에어 등 항공주도 날아올랐다.

원·달러 환율은 하락(원화 가치 강세) 마감했다.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4.9원 내린 1103.0원에 거래를 마쳤다. 5거래일 만에 하락세다.
코스피에 '산타 선물', 사상 첫 2800선…견인차는 '삼성전자'

코스피 2800 일등공신은 '삼성전자'

이날 증시는 대장주(株)인 삼성전자 덕분에 상승폭을 확대할 수 있었다.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3900원(5.28%) 상승한 7만7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하루에 5% 넘게 상승한 것은 지난 7월28일(5.4% 상승) 이후 약 5개월 만이다. 장중에는 7만8800원까지 치솟으면서 6% 넘게 뛰기도 했다. 삼성전자의 이날 시가총액 규모는 464조4491억원으로, 하루 만에 23조2822억원 불어났다. 전날 시총은 441조1669억원이었다.

연말 배당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진단이다. 특히 고 이건희 전 삼성전자 회장의 주식 상속세가 11조366억원으로 확정되면서 시장에서는 삼성 계열사의 배당 확대 기대감이 커졌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상속인들이 역대 최대 규모의 상속세를 마련하기 위해 배당금을 활용할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원·달러 환율이 급락한데 따른 외국인 매수세가 증시에 유입된 점도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삼성전자 주가가 상승한 것은 연말이 가까워짐에 따라 배당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영향"이라며 "특히 이날 원·달러 환율이 급락하면서 외국인에게 유리한 환경이 조성됐고 증시 대장주인 삼성전자에 몰린 것"이라고 진단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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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전망은…"더 오를 것" vs "연말까지 횡보"

향후 전망에 대해서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렸다. 또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미국의 추가 부양책이 투자심리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봤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신규 부양책을 통과시키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에 시장이 흔들렸지만 다시 통과 기대감이 이어지면서 증시가 올랐다"고 지적했다.

그는 "코스피지수의 실적 대비 주가 수준(밸류에이션)이 주가수익비율(PER) 13배까지 왔지만 순이익 전망치도 함께 올라가고 있다"며 당분간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봤다.

반면 이원 부국증권 연구원은 "시장의 위험자산 선호심리를 자극할 수 있을 만한 매크로 변수가 바뀐 것은 아무 것도 없다"며 "미국 부양책 이슈에 주목하면서 올해 연말까지는 횡보하는 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도 "배당에 대한 기대감이 지수를 끌어올리고 있지만 배당락 등을 감안하면 조정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고은빛/윤진우/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