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가 급해서"…'가스발전소 짓고 탈원전' 서두르는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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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신한울 3·4호기 원전을 전력 공급원에서 배제하는 내용을 담은 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안을 24일 공청회에서 발표했다. 신한울 3·4호기는 문재인 정부 들어 건설이 무기한 중단됐고 내년 2월 허가가 만료된다. 정부가 재허가를 내주지 않고 전면 백지화 수순을 밟겠다는 입장을 확정했다는 분석이다. 반면 문재인 대통령이 강조한 '2050 탄소중립' 목표를 이행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은 "10차 계획에서 검토 및 제시하겠다"며 반영을 2년 뒤로 미뤘다.
정부는 올해가 지나기 전 전문가 의견 수렴 등을 거쳐 전력수급기본계획안을 확정 발표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원자력학계 및 노동조합은 "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문제가 많기 때문에 확정을 내년으로 미루고 계획을 원점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탈(脫)원전 고수 및 신한울 3·4호기 원전 폐쇄 확정을 위해 탄소중립을 미루고, 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날치기 확정'할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정부가 공청회에서 공개한 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의 핵심은 ①신한울 3·4호기 건설을 백지화하는 등 탈원전을 계획대로 추진하고 ②노후 석탄화력발전소를 폐지하는 등 석탄발전을 줄이며 ③태양광·풍력을 크게 늘리고 ④발전량이 들쭉날쭉한 신재생에너지의 단점은 액화천연가스(LNG)발전소를 새로 지어 보완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석탄발전의 설비용량은 올해 35.8GW(58기)에서 2034년 29.0GW(37기)로 감소한다. 원전 설비용량은 현재 23.3GW(24기)에서 2034년 19.4GW(17기)로 축소된다.
온실가스 감축량 목표치는 탄소중립 선언 이전이던 지난해 정부가 선언한 목표에서 진전이 없었다. 정부는 2030년 전환부문의 온실가스 배출을 1억9300만t으로 줄인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또 "탄소중립 목표로 나아가기 위한 중장기 전원믹스는 차기 계획에서 검토·제시를 추진하겠다"고 했다. 다음 계획은 최소 2년 뒤 수립되는데, 그만큼 탄소중립 세부 이행방안 수립을 미루겠다는 뜻이다. 한국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중 다섯 번째로 탄소 배출량이 많은 점을 감안하면 계획 수립이 지나치게 늦다는 지적이 나온다.
9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이행으로 인한 전기요금 변동에 대해서도 "예측이 불가능하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변수가 많기 때문에 전기요금이 어느정도로 인상될지 현실적으로 예측하기는 곤란하다"고 수차례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정성적으로 판단했을 때 정부의 노력 등을 감안하면 2017년 발표했던 전기요금 인상폭(10.9%)보다 크게 오르진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에너지 학계는 '날치기 공청회'라고 반발했다. 주한규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는 "공청회를 한다면서 보도자료 등을 통해 국민에게 공개하지도 않고 슬며시 전력거래소 홈페이지에만 이를 올려 놨다"며 "국민들이 이를 미리 알기는 어려웠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크리스마스 이브인 12월 24일 공청회를 열면서 연내 계획을 확정하겠다는 건 의견 수렴이 요식 행위라는 뜻 아니냐"고 비판했다.
‘에너지정책 합리화를 추구하는 교수협의회’(에교협)은 앞서 22일 발표한 성명서에서 “9차 전력수급기본계획 공청회를 미루고 계획을 원점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에교협은 이번 계획에 탈원전과 태양광 보급 확대에 따른 비용 추산이 빠져 있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국민들이 전기요금 인상폭을 예측조차 할 수 없게 됐다는 설명이다.
이날 원자력노동조합연대 회원들은 제9차 전력수급기본계획 공청회가 열리는 서울 양재동 한전아트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공청회를 취소하고 신한울 3·4호기 건설을 재개할 것을 요구했다. 원자력노동조합연대는 한국수력원자력, 두산중공업, 한국전력기술, 한국원자력연구원, 한전원자력연료, 코센, LHE등 7개 노조로 구성된 1만4000여명 규모의 단체다.
정부는 이르면 오는 28일 전력정책심의위원회를 열고 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확정해 발표한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
정부는 올해가 지나기 전 전문가 의견 수렴 등을 거쳐 전력수급기본계획안을 확정 발표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원자력학계 및 노동조합은 "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문제가 많기 때문에 확정을 내년으로 미루고 계획을 원점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탈(脫)원전 고수 및 신한울 3·4호기 원전 폐쇄 확정을 위해 탄소중립을 미루고, 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날치기 확정'할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탈원전·탈석탄·LNG 건설', 탄소중립 계획은 '2년 뒤'
전력수급기본계획은 정부가 전기사업법에 따라 전력 수급 안정을 위해 2년마다 세우는 15년 단위 행정계획이다. 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은 2020년부터 2034년까지 에너지 수급 방안을 담는다.정부가 공청회에서 공개한 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의 핵심은 ①신한울 3·4호기 건설을 백지화하는 등 탈원전을 계획대로 추진하고 ②노후 석탄화력발전소를 폐지하는 등 석탄발전을 줄이며 ③태양광·풍력을 크게 늘리고 ④발전량이 들쭉날쭉한 신재생에너지의 단점은 액화천연가스(LNG)발전소를 새로 지어 보완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석탄발전의 설비용량은 올해 35.8GW(58기)에서 2034년 29.0GW(37기)로 감소한다. 원전 설비용량은 현재 23.3GW(24기)에서 2034년 19.4GW(17기)로 축소된다.
온실가스 감축량 목표치는 탄소중립 선언 이전이던 지난해 정부가 선언한 목표에서 진전이 없었다. 정부는 2030년 전환부문의 온실가스 배출을 1억9300만t으로 줄인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또 "탄소중립 목표로 나아가기 위한 중장기 전원믹스는 차기 계획에서 검토·제시를 추진하겠다"고 했다. 다음 계획은 최소 2년 뒤 수립되는데, 그만큼 탄소중립 세부 이행방안 수립을 미루겠다는 뜻이다. 한국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중 다섯 번째로 탄소 배출량이 많은 점을 감안하면 계획 수립이 지나치게 늦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 "전기요금 얼마 오를지 몰라, 원전은 대안 아냐"…학계 "날치기"
이날 공청회 말미에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산업통상자원부 참석자들은 기존의 논리를 반복했다. "탄소중립을 실현하려면 탄소배출량이 적은 원전을 줄이는 탈원전 계획을 재고해야 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산업부 관계자는 "원전의 탄소 배출이 적은 건 사실이지만 안전한 에너지에 대한 국민의 의사와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 문제를 감안하면 지속가능한 대안이 되기는 어렵다"고 답했다.9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이행으로 인한 전기요금 변동에 대해서도 "예측이 불가능하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변수가 많기 때문에 전기요금이 어느정도로 인상될지 현실적으로 예측하기는 곤란하다"고 수차례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정성적으로 판단했을 때 정부의 노력 등을 감안하면 2017년 발표했던 전기요금 인상폭(10.9%)보다 크게 오르진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에너지 학계는 '날치기 공청회'라고 반발했다. 주한규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는 "공청회를 한다면서 보도자료 등을 통해 국민에게 공개하지도 않고 슬며시 전력거래소 홈페이지에만 이를 올려 놨다"며 "국민들이 이를 미리 알기는 어려웠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크리스마스 이브인 12월 24일 공청회를 열면서 연내 계획을 확정하겠다는 건 의견 수렴이 요식 행위라는 뜻 아니냐"고 비판했다.
‘에너지정책 합리화를 추구하는 교수협의회’(에교협)은 앞서 22일 발표한 성명서에서 “9차 전력수급기본계획 공청회를 미루고 계획을 원점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에교협은 이번 계획에 탈원전과 태양광 보급 확대에 따른 비용 추산이 빠져 있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국민들이 전기요금 인상폭을 예측조차 할 수 없게 됐다는 설명이다.
이날 원자력노동조합연대 회원들은 제9차 전력수급기본계획 공청회가 열리는 서울 양재동 한전아트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공청회를 취소하고 신한울 3·4호기 건설을 재개할 것을 요구했다. 원자력노동조합연대는 한국수력원자력, 두산중공업, 한국전력기술, 한국원자력연구원, 한전원자력연료, 코센, LHE등 7개 노조로 구성된 1만4000여명 규모의 단체다.
산업부 "날치기 아니다"
산업부는 "날치기라는 일각의 표현은 사실과 다른 선정적인 표현"이라는 입장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행정절차법에 따라 2주 전 공청회 사실을 공지했으며 2017년 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수립할 때보다 훨씬 자세한 자료를 공개했다"며 "비대면으로 공청회를 한 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을 위해서고, 그 덕분에 8차 때보다 참석자 수가 훨씬 늘었다"고 강조했다.정부는 이르면 오는 28일 전력정책심의위원회를 열고 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확정해 발표한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