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 빚, 결국 GDP 첫 추월…내년 자영업자 10% 현금 바닥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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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금융안정 보고서
'영끌' '빚투'로 부채 급증…"경기회복 더디면 부실 위험"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못 갚는 '한계기업' 40% 육박
코로나 충격에 자영업 25만곳 유동성 위기 겪을 듯
'영끌' '빚투'로 부채 급증…"경기회복 더디면 부실 위험"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못 갚는 '한계기업' 40% 육박
코로나 충격에 자영업 25만곳 유동성 위기 겪을 듯
올 3분기 가계 빚 규모가 사상 처음 명목 국내총생산(GDP) 수준을 넘어서는 등 가계의 빚 상환 부담이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또 코로나19 사태가 내년까지 이어지면 한국 기업 10곳 중 4곳은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도 내지 못하는 상황에 부닥칠 것으로 전망됐다. 폐업 위기에 내몰리는 자영업 가구도 내년에 5만 곳을 웃돌 수 있다는 예상이 나왔다. 코로나19 사태가 가계부채·한계기업·자영업자 등 국내 경제의 ‘약한 고리’에 강한 충격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명목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100%를 넘어선 것은 관련 통계를 작성한 1975년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이 비율은 2017년 말 89.4%였지만 2018년 91.8%, 2019년 95.2%로 90%대에 들어섰다. 올해는 코로나19 사태에다 부동산 및 주식 매입 자금 마련 수요 확대마저 겹치면서 가계부채가 크게 늘어 사상 처음 100%를 돌파했다는 설명이다.
한은 관계자는 “앞으로 경기회복세가 더뎌지면 이처럼 증가한 가계부채는 부실 위험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자보상비율은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값으로, 이 비율이 1배 미만이라는 것은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감당하지 못하는 상태를 말한다.
이런 ‘비관 시나리오’에서는 기업별 부도 확률도 올해 1.41%에서 내년 1.59%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한은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회복세 약화 우려로 기업 경영 여건의 불확실성이 높아졌다”며 “기업 신용위험이 커질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동성 위기란 예·적금을 깨고 주식 등 금융자산을 팔아도 먹고사는 기본적 씀씀이와 만기도래 차입금을 상환하기 어려운 상황을 말한다. 모든 자산을 팔아도 부채를 갚을 수 없어 사실상 파산하는 자영업 가구 비중도 올해 2월엔 전체의 0.4%였지만 내년 말엔 2.2%(약 5만3600가구)까지 높아질 것으로 추정됐다. 자영업 가구는 부채를 갚기 위해 운영하는 가게를 폐업하는 경우가 많은 것을 고려할 때 내년 많게는 자영업자 5만 명이 가게를 닫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급증한 가계부채비율
한국은행이 24일 발표한 ‘2020년 하반기 금융안정보고서’를 보면 올 3분기 말 명목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작년 동기 대비 7.4%포인트 상승한 101.1%였다. 가계부채(영세 자영업자 부채 등 포함)는 올 3분기 말 1940조6000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명목 GDP(작년 4분기부터 올해 3분기까지)는 1918조8000억원이었다.명목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100%를 넘어선 것은 관련 통계를 작성한 1975년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이 비율은 2017년 말 89.4%였지만 2018년 91.8%, 2019년 95.2%로 90%대에 들어섰다. 올해는 코로나19 사태에다 부동산 및 주식 매입 자금 마련 수요 확대마저 겹치면서 가계부채가 크게 늘어 사상 처음 100%를 돌파했다는 설명이다.
한은 관계자는 “앞으로 경기회복세가 더뎌지면 이처럼 증가한 가계부채는 부실 위험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좀비기업도 증가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못 갚는 이른바 ‘좀비기업(한계기업)’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은이 외부감사법인 2298곳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이자보상비율 1배 미만인 기업 비중은 2018년 35.7%, 2019년 35.4%에서 올해 말 37.5%로 높아진 뒤 내년엔 39.1%에 달할 것으로 추산됐다. 코로나19로 내년 기업 매출이 올해 대비 1.7% 줄어든다는 ‘비관 시나리오’를 가정한 추정치다.이자보상비율은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값으로, 이 비율이 1배 미만이라는 것은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감당하지 못하는 상태를 말한다.
이런 ‘비관 시나리오’에서는 기업별 부도 확률도 올해 1.41%에서 내년 1.59%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한은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회복세 약화 우려로 기업 경영 여건의 불확실성이 높아졌다”며 “기업 신용위험이 커질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존폐기로 놓인 자영업자
코로나19 사태로 존폐 기로에 놓인 자영업자도 쏟아지고 있다. 한은은 지난해 약 243만7000곳에 달했던 국내 자영업 가구(가구주가 자영업자인 가계) 가운데 ‘유동성 위기’를 겪는 가구는 올해 2월 2.3%에 머물렀지만 이달엔 7.5%로 높아진 것으로 추정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지속되는 가운데 내년 3월 정부·금융권의 소상공인 원리금 상환유예 조치가 만료되면 이 비율은 내년 말 10.4%(약 25만3400가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한은은 전망했다.유동성 위기란 예·적금을 깨고 주식 등 금융자산을 팔아도 먹고사는 기본적 씀씀이와 만기도래 차입금을 상환하기 어려운 상황을 말한다. 모든 자산을 팔아도 부채를 갚을 수 없어 사실상 파산하는 자영업 가구 비중도 올해 2월엔 전체의 0.4%였지만 내년 말엔 2.2%(약 5만3600가구)까지 높아질 것으로 추정됐다. 자영업 가구는 부채를 갚기 위해 운영하는 가게를 폐업하는 경우가 많은 것을 고려할 때 내년 많게는 자영업자 5만 명이 가게를 닫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