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은 24일 법원이 윤석열 검찰총장이 청구한 징계효력 정지신청을 인용하자 "이제 문재인 대통령이 국민에게 사과해야 한다"면서 "크리스마스 전날 밤 대한민국은 법치가 죽지 않았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홍순욱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3시 윤 총장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신청한 집행정지의 2차 심문기일을 열었고 밤 늦게 정직 처분이 집행정지됐다.
김웅 국민의힘 의원은 결과 발표 직후 SNS에 "지난 몇 달간 정권의 수사방해와 검찰 길들이기가 잘못됐다는 것이 두번이나 확인됐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법제사법위원은 "대통령이 직접 나서 사법부에 전방위적 협박을 시도했지만, 사법부는 법과 원칙을 선택했다"면서 "대한민국 국민은 값진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았다"고 입장을 전했다.
법원의 결정에 따라 윤 총장은 바로 총장 직무에 복귀가 가능하기 때문에 연휴가 끝나는 다음주 출근할 것으로 전망된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윤 총장의 직무복귀를 결정한 사법부의 판단이 나옴에 따라 타격이 불가피하게 됐다. 사상 초유의 검찰총장 직무정지라는 '초강수'를 꺼냈는데 결국 무용지물이 됐다. 윤 총장은 결국 내년 7월까지 임기를 채울 수 있게 됐다.
그런 가운데 본인은 문재인 대통령의 재가 이후 사의를 표명한 점도 난감한 상황이 됐다. 자칫 본인은 사퇴하고 윤 총장은 살아남는 구도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편 이날 법원의 인용 결정 이후 회계사인 김경율 경제민주주의21 대표는 "남국이 죽습니다. 알리지 마세요"라고 짤막한 소감을 SNS에 남겼다. 이는 전날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유죄 판결에 "가슴이 턱턱 막히고 숨을 쉴 수 없다"고 했던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대해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이다.
최인호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행정부가 합법적인 절차에 따라 징계 결정한 엄중한 비위행위에 대해 이번에 내린 사법부의 판단은 그 심각성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은 것으로 깊은 유감을 표한다"면서 "이번 판결은 행정부의 안정성을 훼손하고, 사법부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져 국론 분열을 심화시키지 않을까 우려스럽다"고 논평을 냈다.
한편 윤석열 총장은 "사법부에 감사하다. 법정신 수호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라고 입장을 전했다. 반면 법무부는 법원 결정에 "결정문을 분석한 뒤 즉시 항고 등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